낚싯배 추돌 사고, 전용 계류장 없어 출동 시간 허비

입력 2017.12.07 (06:39) 수정 2017.12.0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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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5명이 숨진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 사고에서 해경의 첫 구조보트는 출동명령을 받고 출항하는 데만 13분이 걸렸습니다.

민간 계류장을 얻어 쓰다 보니 같이 정박한 어선 7척을 치우느라 시간이 걸린 건데요.

정말 그런지 KBS 취재진이 직접 배를 타고 현장을 검증해봤습니다.

이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일 오전. 낚싯배 사고 뒤 출동명령을 받은 해경 구조보트가 출항하는 장면입니다.

함께 묶여있던 어선 7척을 치운 뒤에도 구조보트가 이리저리 오갑니다.

풀었던 어선들을 다시 묶어 고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금쪽같은 13분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녹취> 인천 영흥도 낚싯배 선장(음성변조) : "경찰이 이렇게 대지? 저렇게 배를 갖다 착착 다 댄다고. 풀어 주고 또 매주고 해야 되잖아."

평소 해경 구조보트가 정박하는 선착장을 직접 가봤습니다.

어선들이 밀물과 썰물 때 쓸려가지 않도록 서로 밧줄로 묶여 있습니다.

다시 사고가 난다고 해도 즉각 출동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우리가 보트 계류해 놓은 거기도 어선들 계류장 쪽이에요. 거기가. 어선들 계류 장소에 우리가 전세 살고 있는 셈입니다."

해상사고 시 초기대응의 최일선에 있는 해경 파출소는 전국에 95곳.

이 가운데 구조보트 전용 계류장이 있는 곳은 전남 여수와 경북 포항 등 23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2곳은 민간이나 지자체의 계류장을 빌려 쓰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추가로 13곳에 계류장을 마련할 예산이 확보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출동한 구조보트는 바닷길 3.7㎞를 가는데 다시 16분이 걸렸습니다.

비슷한 종류의 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가봤습니다.

저는 배를 타고 직접 사고 해역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낮 시간이라 시야는 탁 트였지만,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배가 흔들립니다.

현장에 도착한 잠수대원들은 지원인력이 도착하고 해가 뜬 20분 뒤에 수중구조에 나섰습니다.

야간 구조에 필수인 조명 장비가 충분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인천 영흥도 낚싯배 선원(음성변조) : "저희는 맨날 이 수로를 다니는데 그 정도 속도면. 해경이나 그런 분들은 빨리 오신 거예요."

지난해 3월 평택항에서 제부도로 전진 배치된 잠수대원들은 중간에 양식장이 설치돼 있어서 1시간이 넘어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해경이 설정한 해난구조 골든타임은 1시간입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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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낚싯배 추돌 사고, 전용 계류장 없어 출동 시간 허비
    • 입력 2017-12-07 06:40:20
    • 수정2017-12-07 06:56:3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15명이 숨진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 사고에서 해경의 첫 구조보트는 출동명령을 받고 출항하는 데만 13분이 걸렸습니다.

민간 계류장을 얻어 쓰다 보니 같이 정박한 어선 7척을 치우느라 시간이 걸린 건데요.

정말 그런지 KBS 취재진이 직접 배를 타고 현장을 검증해봤습니다.

이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일 오전. 낚싯배 사고 뒤 출동명령을 받은 해경 구조보트가 출항하는 장면입니다.

함께 묶여있던 어선 7척을 치운 뒤에도 구조보트가 이리저리 오갑니다.

풀었던 어선들을 다시 묶어 고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금쪽같은 13분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녹취> 인천 영흥도 낚싯배 선장(음성변조) : "경찰이 이렇게 대지? 저렇게 배를 갖다 착착 다 댄다고. 풀어 주고 또 매주고 해야 되잖아."

평소 해경 구조보트가 정박하는 선착장을 직접 가봤습니다.

어선들이 밀물과 썰물 때 쓸려가지 않도록 서로 밧줄로 묶여 있습니다.

다시 사고가 난다고 해도 즉각 출동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녹취>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우리가 보트 계류해 놓은 거기도 어선들 계류장 쪽이에요. 거기가. 어선들 계류 장소에 우리가 전세 살고 있는 셈입니다."

해상사고 시 초기대응의 최일선에 있는 해경 파출소는 전국에 95곳.

이 가운데 구조보트 전용 계류장이 있는 곳은 전남 여수와 경북 포항 등 23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2곳은 민간이나 지자체의 계류장을 빌려 쓰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추가로 13곳에 계류장을 마련할 예산이 확보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출동한 구조보트는 바닷길 3.7㎞를 가는데 다시 16분이 걸렸습니다.

비슷한 종류의 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가봤습니다.

저는 배를 타고 직접 사고 해역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낮 시간이라 시야는 탁 트였지만,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배가 흔들립니다.

현장에 도착한 잠수대원들은 지원인력이 도착하고 해가 뜬 20분 뒤에 수중구조에 나섰습니다.

야간 구조에 필수인 조명 장비가 충분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인천 영흥도 낚싯배 선원(음성변조) : "저희는 맨날 이 수로를 다니는데 그 정도 속도면. 해경이나 그런 분들은 빨리 오신 거예요."

지난해 3월 평택항에서 제부도로 전진 배치된 잠수대원들은 중간에 양식장이 설치돼 있어서 1시간이 넘어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해경이 설정한 해난구조 골든타임은 1시간입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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