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초가 ‘늦은 봄맞이’…지붕 잇기 한창

입력 2018.03.12 (07:37) 수정 2018.03.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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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민속마을에선 요즘 초가 지붕 잇기가 한창입니다.

봄을 맞는 오랜 전통이라고 하는데요.

현장을 강나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봄볕이 따사로이 내리쬐는 초가 지붕 위에서, 이엉을 얹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지난해 비바람에 해진 묵은 지붕을 걷어내고 잘 말린 띠풀인 '새'를 입히는 겁니다.

해마다 이어져온 풍습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어졌습니다.

[송종국/성읍1리 주민 : "눈비가, 너무 날씨가 안 좋아서 많이 늦어졌습니다. 어르신들이 점점 안 계셔가지고 그런 어려움이 제일 크고요."]

최근엔 돌풍과 호우가 잦아지다보니, 지붕이 비바람에 불리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씁니다.

고르게 펼쳐놓은 새 사이사이에, 둥글게 만 이엉을 채워 바람에 견디도록 굴곡을 잡아줍니다.

지붕 양 끝에서 집줄을 단단히 동여매자 마침내 제 모습을 갖춰가는 초가.

준비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이 함께 힘을 합해야만 가능한 작업입니다.

[이길수/성읍1리 주민 : "새 베는 과정은 빠르면 10월, 늦으면 12월까지 현재로는. 미리 줄 같은 건 부녀회에서 여자분들이 맡아서 (꼬아 놓은 뒤) 야적해놓고…."]

성읍마을의 초가지붕 잇는 풍습은 무형문화재로 관리되고 있지만, 명맥을 잇는 건 후손들의 몫에 달렸습니다.

[강창근/성읍민속마을보존회 부이사장 : "가면 갈수록 인부가 달려서, 하는 사람도 없고. 그거에 비하면 보상금도 적고 그래서,어린 사람들이 안 해주면 앞으로가 점점 힘들어 갈 겁니다."]

거친 자연에 맞선 지혜와 '수눌음 정신'이 깃든 성읍마을의 초가지붕 잇기는,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강나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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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 초가 ‘늦은 봄맞이’…지붕 잇기 한창
    • 입력 2018-03-12 07:45:33
    • 수정2018-03-12 0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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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민속마을에선 요즘 초가 지붕 잇기가 한창입니다.

봄을 맞는 오랜 전통이라고 하는데요.

현장을 강나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봄볕이 따사로이 내리쬐는 초가 지붕 위에서, 이엉을 얹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지난해 비바람에 해진 묵은 지붕을 걷어내고 잘 말린 띠풀인 '새'를 입히는 겁니다.

해마다 이어져온 풍습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늦어졌습니다.

[송종국/성읍1리 주민 : "눈비가, 너무 날씨가 안 좋아서 많이 늦어졌습니다. 어르신들이 점점 안 계셔가지고 그런 어려움이 제일 크고요."]

최근엔 돌풍과 호우가 잦아지다보니, 지붕이 비바람에 불리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씁니다.

고르게 펼쳐놓은 새 사이사이에, 둥글게 만 이엉을 채워 바람에 견디도록 굴곡을 잡아줍니다.

지붕 양 끝에서 집줄을 단단히 동여매자 마침내 제 모습을 갖춰가는 초가.

준비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이 함께 힘을 합해야만 가능한 작업입니다.

[이길수/성읍1리 주민 : "새 베는 과정은 빠르면 10월, 늦으면 12월까지 현재로는. 미리 줄 같은 건 부녀회에서 여자분들이 맡아서 (꼬아 놓은 뒤) 야적해놓고…."]

성읍마을의 초가지붕 잇는 풍습은 무형문화재로 관리되고 있지만, 명맥을 잇는 건 후손들의 몫에 달렸습니다.

[강창근/성읍민속마을보존회 부이사장 : "가면 갈수록 인부가 달려서, 하는 사람도 없고. 그거에 비하면 보상금도 적고 그래서,어린 사람들이 안 해주면 앞으로가 점점 힘들어 갈 겁니다."]

거친 자연에 맞선 지혜와 '수눌음 정신'이 깃든 성읍마을의 초가지붕 잇기는, 이달 말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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