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 정수기 필터 교체 ‘제멋대로’…환경부는 3년째 대책 마련 중

입력 2018.04.03 (21:20) 수정 2018.04.04 (06: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은 집에서 대여 정수기 쓰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한 대형 업체가 품질인증 기준과는 달리, 정수기 필터 교체주기를 멋대로 늘려서, 소비자에게 대여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수기 필터는 일정 기간마다 갈아줘야 하는 소모품입니다.

정수기를 대여해 쓰는 소비자들은 업체를 믿고 매달 사용료를 냅니다.

[김 모 씨/서울시 가양동 : "(필터) 교체하는 건 신경 안 써도 항상 정기적으로 와서 해주기 때문에 믿고…"]

정수기 업체가 품질 인증, 즉 KC마크를 받을 때는 발암물질인 클로로포름 농도가 0.25ppm으로 오염된 물을 필터로 걸러내야 합니다.

이 필터의 교환주기는 4인 가족이 하루 10리터 물을 마시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한 대형업체의 계산 방법은 달랐습니다.

최소 정수량이 3천 리터인 정수기 필터 교체 주기가 10개월이 아닌 18개월로 표시돼 있습니다.

어떻게 교체 기간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을까? 업체 내부 문서에는 클로로포름이 0.05ppm인 물로 시험해 교체 주기를 정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인증검사 때보다 다섯 배나 깨끗한 물을 사용해 필터 사용기간을 늘린 겁니다.

[정수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나라의 전국적인 수질 상태나 먹는 물 기준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농도를) 책정을 했습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정수기 품질검사기관은 인증만 내줄 뿐 사후관리는 뒷전입니다.

[정수기 품질검사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필터 교체주기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검증은 안 하시나요?) 고시에서 추가적으로 무언가 보완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환경부와 품질검사기관은 3년 전부터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개선책을 찾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리포트] 정수기 필터 교체 ‘제멋대로’…환경부는 3년째 대책 마련 중
    • 입력 2018-04-03 21:23:14
    • 수정2018-04-04 06:25:27
    뉴스 9
[앵커] 요즘은 집에서 대여 정수기 쓰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한 대형 업체가 품질인증 기준과는 달리, 정수기 필터 교체주기를 멋대로 늘려서, 소비자에게 대여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수기 필터는 일정 기간마다 갈아줘야 하는 소모품입니다. 정수기를 대여해 쓰는 소비자들은 업체를 믿고 매달 사용료를 냅니다. [김 모 씨/서울시 가양동 : "(필터) 교체하는 건 신경 안 써도 항상 정기적으로 와서 해주기 때문에 믿고…"] 정수기 업체가 품질 인증, 즉 KC마크를 받을 때는 발암물질인 클로로포름 농도가 0.25ppm으로 오염된 물을 필터로 걸러내야 합니다. 이 필터의 교환주기는 4인 가족이 하루 10리터 물을 마시는 것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한 대형업체의 계산 방법은 달랐습니다. 최소 정수량이 3천 리터인 정수기 필터 교체 주기가 10개월이 아닌 18개월로 표시돼 있습니다. 어떻게 교체 기간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을까? 업체 내부 문서에는 클로로포름이 0.05ppm인 물로 시험해 교체 주기를 정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인증검사 때보다 다섯 배나 깨끗한 물을 사용해 필터 사용기간을 늘린 겁니다. [정수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나라의 전국적인 수질 상태나 먹는 물 기준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농도를) 책정을 했습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정수기 품질검사기관은 인증만 내줄 뿐 사후관리는 뒷전입니다. [정수기 품질검사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필터 교체주기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검증은 안 하시나요?) 고시에서 추가적으로 무언가 보완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환경부와 품질검사기관은 3년 전부터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개선책을 찾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