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브라질 북동부 사막화…선인장까지 재배

입력 2018.04.09 (20:34) 수정 2018.04.09 (21: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남미 브라질엔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강이 흐르고 있죠.

그래서 브라질 하면 울창한 열대우림을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요즘 브라질 북동부에 사막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데요.

현장 다녀온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한 이야기 나눕니다.

이재환 특파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을 직접 다녀왔죠?

[기자]

네, 브라질 상파울루시에서 28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파라이바주 등 북동부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도로 옆 한 농가에서 온 가족이 호미를 들고 바싹 마른 땅에 무언가를 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다름 아닌 선인장이었습니다.

사막에서나 볼 법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수 년 전부터 이전에 재배하던 콩과 옥수수 대신 선인장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하모/브라질 파라이바주 농민 : "선인장 재배 수입이 좋습니다. 옥수수와 콩은 비 내리는 양에 따라 가격이 변해요. 선인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앵커]

키우는 작물을 바꿔야 할 정도면 사막화가 꽤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인근 저수지나 정수장 등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지 오랩니다.

[앵커]

파라이바주의 한 저수집니다.

축구장 5백개 정도 면적의 커다란 저수지지만 5년 전부터 말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 곳곳엔 죽은 다슬기가 보일 뿐입니다.

물놀이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충분하게 차 있었던 7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조제 마르셀리노/어부 :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대도시 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어업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렸었죠."]

인근 페르남부쿠주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탱크는 텅 비었고, 수도꼭지에는 거미줄이 쳐진 상태입니다.

마을 정수장도 5년 전에 가동이 중단돼 이제는 풀만 무성합니다.

[앵커]

저런 상황이라면 마실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겠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브라질 북동부 9개주, 전체 주민의 35%인 2천만 명이 극심한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앵커]

주민들이 뿌연 웅덩이에서 물을 긷습니다.

아이들은 이 물을 거리낌 없이 마시기도 합니다.

먹을 물이 부족해섭니다.

[마을 주민 : "목욕도 하고 마시기도 합니다. 모든 곳에 사용하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물차로 물을 취수해 판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질이 좋지 않다보니 학교 교실 안에는 간이 정수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앵커]

왜 이들 지역에 이른바 사막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지역에 따라 최대 7년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섭니다.

아마존의 무분별한 벌목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밀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하는데

이런 밀림을 파괴한 것이 온난화를 가속화시켜 가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브라질 당국이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아마존 보호 지역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아마존 환경 연구소 등은 7천만 헥타르에 달하는 열대 우림 지역이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는 프랑스 면적보다 넓은 산림이 벌목 등으로 파괴될 위험에 처해있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같은 개발로 인해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브라질 북동부 사막화…선인장까지 재배
    • 입력 2018-04-09 20:43:53
    • 수정2018-04-09 21:09:25
    글로벌24
[앵커]

남미 브라질엔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강이 흐르고 있죠.

그래서 브라질 하면 울창한 열대우림을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요즘 브라질 북동부에 사막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데요.

현장 다녀온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한 이야기 나눕니다.

이재환 특파원,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을 직접 다녀왔죠?

[기자]

네, 브라질 상파울루시에서 28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파라이바주 등 북동부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도로 옆 한 농가에서 온 가족이 호미를 들고 바싹 마른 땅에 무언가를 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다름 아닌 선인장이었습니다.

사막에서나 볼 법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수 년 전부터 이전에 재배하던 콩과 옥수수 대신 선인장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하모/브라질 파라이바주 농민 : "선인장 재배 수입이 좋습니다. 옥수수와 콩은 비 내리는 양에 따라 가격이 변해요. 선인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앵커]

키우는 작물을 바꿔야 할 정도면 사막화가 꽤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인근 저수지나 정수장 등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지 오랩니다.

[앵커]

파라이바주의 한 저수집니다.

축구장 5백개 정도 면적의 커다란 저수지지만 5년 전부터 말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 곳곳엔 죽은 다슬기가 보일 뿐입니다.

물놀이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충분하게 차 있었던 7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조제 마르셀리노/어부 :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대도시 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어업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렸었죠."]

인근 페르남부쿠주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탱크는 텅 비었고, 수도꼭지에는 거미줄이 쳐진 상태입니다.

마을 정수장도 5년 전에 가동이 중단돼 이제는 풀만 무성합니다.

[앵커]

저런 상황이라면 마실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겠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브라질 북동부 9개주, 전체 주민의 35%인 2천만 명이 극심한 물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앵커]

주민들이 뿌연 웅덩이에서 물을 긷습니다.

아이들은 이 물을 거리낌 없이 마시기도 합니다.

먹을 물이 부족해섭니다.

[마을 주민 : "목욕도 하고 마시기도 합니다. 모든 곳에 사용하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물차로 물을 취수해 판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질이 좋지 않다보니 학교 교실 안에는 간이 정수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앵커]

왜 이들 지역에 이른바 사막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지역에 따라 최대 7년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섭니다.

아마존의 무분별한 벌목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밀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하는데

이런 밀림을 파괴한 것이 온난화를 가속화시켜 가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브라질 당국이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아마존 보호 지역을 축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아마존 환경 연구소 등은 7천만 헥타르에 달하는 열대 우림 지역이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는 프랑스 면적보다 넓은 산림이 벌목 등으로 파괴될 위험에 처해있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같은 개발로 인해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