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미세먼지 대비…“사람마다 달라요”

입력 2018.04.20 (08:44) 수정 2018.04.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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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같은 미세먼지라도 사람마다 대비하는 법이 다 다르다고 하는데요.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인지, 호흡기가 안 좋은 사람인지, 천식이 있는 사람인지 질병마다 미세먼지 대책도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기자, 그렇다면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는 건가요?

[기자]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부정맥' 들어보셨을 겁니다.

돌연사의 주범인데요.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한두 시간만 노출돼도 부정맥 위험이 증가합니다.

실제로 제가 만나본 인공 심장박동기를 착용한 50대 여성인데요.

미세먼지 많은 날이면 행여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뛸까 조마조마하다고 합니다.

[인공심박기 삽입 환자 : "공기가 저는 좀 안 좋으면 숨쉬기가 더 힘들거든요. 가슴이 벌렁벌렁하다고 아무래도 느끼게 되니까…."]

인공 심장박동기는 체내에 삽입돼 24시간 심장의 리듬을 기록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순간도 고스란히 포착됩니다.

여기에 착안해서, 연세의대 연구팀이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한 160명의 기록과 미세먼지의 관련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노출 2시간째 부정맥이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10㎍ 올라갈 때마다 부정맥 위험은 2.5배씩 증가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깨뜨리기 때문입니다.

자율신경계라는 게 놀라면 맥박수가 빨리 올라가고, 편안하면 맥박수가 떨어지는 반응이 잘 돼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이게 잘 안돼서 리듬이 불규칙하게 뛸 위험이 높아지는 겁니다.

[앵커]

심장도 그렇다면, 폐 질환 있는 분들도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세먼지가 기존 폐질환을 더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질병관리본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이른바 COPD로 인한 입원률이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폐암 발생률도 9%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천식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10 증가할 때 천식이 악화돼 응급실 입원하는 경우도 29% 증가했습니다.

똑같은 미세먼지라도 더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앵커]

미세먼지 영향이 다 달라도, 미세먼지 많은 날 외출하지 말라는 거 말고 뾰족한 대책이 없지 않나요?

[기자]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국가차원에서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요.

하지만, 농도가 개선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공기가 확 좋아질 때까지는 개인의 건강상태, 질병여부, 생활환경을 따져서 맞춤형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미세먼지 예방수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일반인 이라면, 외출 할 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겠죠.

그런데, 어린이, 임산부, 어르신처럼 미세먼지 취약계층이거나 호흡기질환, 심뇌혈관질환, 천식이 있는 환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호흡곤란이나 두통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즉시 벗어야 합니다.

마스크로 인해 숨쉬기 어려운게, 오히려 심장과 폐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앵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기본적으로 평소 일기예보나 어플 등을 통해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면, 외출을 자제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보통일 때도 나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짚어보면, 심혈관질환자는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는 힘든 육체활동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실내에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미세먼지 많은 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한다면, 휴대용 기관지 확장제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천식환자도 마찬가집니다.

어린이 천식환자는 유치원이나 학교 보건실에 천식 증상 완화제를 맡겨둬서 필요한 경우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합니다.

무엇보다 혈압, 심장약이나 천식약 같은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약물을 건너 띄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한번 노출된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수일에서 최대 6주까지 지속될 수 있어서 미세먼지 '나쁨' 이후에 질병이 더 악화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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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미세먼지 대비…“사람마다 달라요”
    • 입력 2018-04-20 08:51:17
    • 수정2018-04-20 12: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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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같은 미세먼지라도 사람마다 대비하는 법이 다 다르다고 하는데요.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인지, 호흡기가 안 좋은 사람인지, 천식이 있는 사람인지 질병마다 미세먼지 대책도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기자, 그렇다면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은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는 건가요?

[기자]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부정맥' 들어보셨을 겁니다.

돌연사의 주범인데요.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한두 시간만 노출돼도 부정맥 위험이 증가합니다.

실제로 제가 만나본 인공 심장박동기를 착용한 50대 여성인데요.

미세먼지 많은 날이면 행여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뛸까 조마조마하다고 합니다.

[인공심박기 삽입 환자 : "공기가 저는 좀 안 좋으면 숨쉬기가 더 힘들거든요. 가슴이 벌렁벌렁하다고 아무래도 느끼게 되니까…."]

인공 심장박동기는 체내에 삽입돼 24시간 심장의 리듬을 기록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순간도 고스란히 포착됩니다.

여기에 착안해서, 연세의대 연구팀이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한 160명의 기록과 미세먼지의 관련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노출 2시간째 부정맥이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또 미세먼지 농도가 10㎍ 올라갈 때마다 부정맥 위험은 2.5배씩 증가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깨뜨리기 때문입니다.

자율신경계라는 게 놀라면 맥박수가 빨리 올라가고, 편안하면 맥박수가 떨어지는 반응이 잘 돼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이게 잘 안돼서 리듬이 불규칙하게 뛸 위험이 높아지는 겁니다.

[앵커]

심장도 그렇다면, 폐 질환 있는 분들도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세먼지가 기존 폐질환을 더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질병관리본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10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이른바 COPD로 인한 입원률이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폐암 발생률도 9%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천식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10 증가할 때 천식이 악화돼 응급실 입원하는 경우도 29% 증가했습니다.

똑같은 미세먼지라도 더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앵커]

미세먼지 영향이 다 달라도, 미세먼지 많은 날 외출하지 말라는 거 말고 뾰족한 대책이 없지 않나요?

[기자]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국가차원에서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요.

하지만, 농도가 개선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죠.

공기가 확 좋아질 때까지는 개인의 건강상태, 질병여부, 생활환경을 따져서 맞춤형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미세먼지 예방수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일반인 이라면, 외출 할 때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겠죠.

그런데, 어린이, 임산부, 어르신처럼 미세먼지 취약계층이거나 호흡기질환, 심뇌혈관질환, 천식이 있는 환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호흡곤란이나 두통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즉시 벗어야 합니다.

마스크로 인해 숨쉬기 어려운게, 오히려 심장과 폐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앵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기본적으로 평소 일기예보나 어플 등을 통해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면, 외출을 자제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보통일 때도 나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짚어보면, 심혈관질환자는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는 힘든 육체활동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실내에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미세먼지 많은 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한다면, 휴대용 기관지 확장제를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천식환자도 마찬가집니다.

어린이 천식환자는 유치원이나 학교 보건실에 천식 증상 완화제를 맡겨둬서 필요한 경우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합니다.

무엇보다 혈압, 심장약이나 천식약 같은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약물을 건너 띄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한번 노출된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수일에서 최대 6주까지 지속될 수 있어서 미세먼지 '나쁨' 이후에 질병이 더 악화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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