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영향력은?

입력 2018.05.12 (08:07) 수정 2018.05.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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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또다시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여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만찬에서도 짧은 시간이지만 세련된 말투와 행동 등으로 눈길을 끌면서 북한이 이른바 정상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이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이러면서 리설주 여사가 북한에서 어떻게 등장했고, 또 북한 내 위상과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판문점 북측 지역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는 검은색 차량.

차가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 도착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아내 리설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화의 집 내부로 들어선 리설주.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녀의 목소리도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리설주/여사 :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우리 문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다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남북 정상 간의 공식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는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했다.

악수를 할 때는 미소를 머금으면서도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를 할 때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문 대통령의 건배사에는 곧바로 답례사로 화답하며 김 위원장을 챙겼다.

김정숙 여사와 술잔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습에선 북한도 다른 나라처럼 퍼스트레이디가 활동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또 남측 소년의 노래 소리엔 환한 미소를 머금는 등 부드러운 인상도 남겼다.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이런 모습에서 북한과 김정은의 정상국가로 보이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북한 사람들도 그렇고 뭐 저도 그렇고 지도자의 부인이 활동하는 걸 많이 못 봐 왔거든요. 아버지 스타일과는 많이 좀 다르다. 그리고 자기만의 통치방법을 구사를 하고 있다. 뭐 이런 느낌이 들었고요. 뭐 보이려고 하는 것은 이미지는 어쨌든 나는 정상국가의 지도자라고 하는 그런 이미지를 심으려고 많이 애를 쓰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설주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처음 등장한 것은 2012년 7월,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장에서다.

[조선중앙TV/2012년 7월 : "최고 영도자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오셨습니다."]

이후 리설주는 김정은의 각종 현지시찰에 동행하며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존재감을 구축해갔다.

[조선중앙TV/2012년 9월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근로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셨습니다."]

2012년 9월, 김정은이 평양 창전거리 가정집을 방문했을 때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2012년 9월 : "부인 리설주 동지께서는 몸소 만들어가지고 오신 음식들을 내놓으시며 아이들에게 먹이라고, 그 조리 방법도 일일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손수 만든 음식까지 전달하는 등 주민들과 가까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김정일이 유독 아꼈다는 감나무 중대를 방문했을 때도 직접 식자재를 살피고 여군들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등 군인 사랑의 면모를 드러냈다.

리설주의 일거수일투족이 김정은 못지않게 큰 화제가 되면서 관심은 리설주의 과거로 이어졌고, 2005년 아시아육상대회 당시 리설주가 응원단으로 인천을 방문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다.

2010년 9월, 북한 정권수립일을 기념한 은하수 관현악단의 공연.

[북한 가요 ‘타오르라 우등불아’ : "산바람이 휘파람을 부는 희천에 타오른다 우등불~"]

붉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젊은 여성이 무대에 올라 흥겨운 어깻짓을 곁들이며 노래 실력을 뽐낸다.

스물을 갓 넘은 리설주다.

["더 세차게 더 세차게 타오르라 우등불아~"]

1989년생으로 알려진 리설주는 북한 최고의 예술 인재 양성 학교인 금성학원을 졸업한 뒤, 2009년 창단한 은하수 관현악단에서 활동했다.

국가정보원은 리설주가 2009년 김정은 위원장과 결혼, 2010년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북한 가요 ‘아직은 말못해’ : "아직은 말 못해 아~ 말 못해~"]

그럼에도 2010년과 2011년 음악회에서 그녀는 여전히 기량을 뽐냈다.

[북한 가요 ‘멋있는 사람’ : "아 불같은 사나이라네~"]

리설주가 몸담았던 인민보안성 협주단 출신 탈북민은 가수 리설주의 인지도가 상당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한서희/前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2007년 탈북 : "일반예술단이라고 해도 독창 정도 한다라고 하면 웬만한 실력을 가지고는 되지는 않거든요. 독창을 했다라고 하면 그리고 이제 tv에 나올 정도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하면 그만큼 생활이라든가 또는 기량이 남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가고 또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알 수 있는 가수인 거죠."]

그러나 김정은이 집권한 뒤 북한매체에선 리설주의 모습을 보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이른바 리설주의 과거 행적 지우기 작업이 본격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리설주가 활동했던 은하수 관현악단은 해체됐다.

[한서희/前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2007년 탈북 : "지도자의 부인이라는 건 북한에서는 조선의 어머니 북한의 어머니상으로 되어야 되기 때문에 우상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에 그런 노래영상들을 다 회수할 수밖에 없는 거죠. 비디오의 이설주가 노래하는 장면을 없앴듯이 그 이설주의 그동안의 활동을 없애기 위해서 북한 내에서는 얼마든지 지우기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은하수관현악단을 리설주의 결혼으로 인해서 해체 시켰다라고 볼 수 있죠."]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결혼 뒤 리설주를 공개하고 또 서둘러 과거 행적 지우기에 나선 건 김정은 어머니를 대신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 당국은 김정은 집권 초기 어머니 고용희를 ‘선군 조선의 어머니’라 부르며 우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천대 받는 재일동포라는 약점 등으로 고용희 우상화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재일교포에 무용수 출신이고 거기다 후처고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으로부터는 한 번도 인정을 며느리로 못 받았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 서는 어머니 고영희를 우상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그 옆에는 사실 여성상이 하나 필요한 거죠.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리설주라고 하는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부족한 이미지 그러니까 폭군 독재자 이런 이미지를 상당히 순화할 수 있거든요."]

지난 2월 8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건군절 기념 열병식.

[조선중앙TV/2월 8일 : "리설주 여사와 김영남 동지, 최룡해 동지, 박봉주 동지..."]

북한 당국은 처음으로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리설주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북한사회에서 여성에게 사용되는 최고의 호칭을 붙인 것이다.

[한서희/前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2007년 탈북 :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에게 여사라고 부르는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여사라고 부르는 경우에는 뭐 우리 독립운동을 했던 그 여성운동가들이나 이런 위대한 분들을 다 여사라고 불렀었죠. 또 일명 김일성의 어머니었던 강반석 역시 강반석 여사라고 불렀고 김정일의 어머니였던 김정숙 역시 김정숙 여사라고 불렀죠. 일명 북한에서 위대하다. 가장 높게 이르는 그런 존칭이라고 볼 수 있 는 거죠."]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해 국정원이 발표한 리설주의 셋째 출산 설을 이유로 들고 있다.

리설주가 첫째 아들 등 김정은과 사이에 자녀를 셋이나 두면서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김일성 조선은 3, 4대를 걸쳐 6, 7대로 갈 것이다, 이런 노동신문 논평 글이 나온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건 혈통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거거든요. 북한같이 혈통과 후계체제를 중요히 여기는 나라에서 그래서 이설주의 역할이 조금 더 세 졌을 수도 있다. 아이가 있는 것보다는 아이가 있을 때 우리 옛날 조선시대 때 나라의 근본을 세운 뭐 중 전하고 그렇지 못한 중전하고 차이가 있듯이 분명히 그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리설주의 행보 역시 호칭에 걸맞게 점차 확대되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에 연이어 참석하며 국제적 위상까지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예술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당시 리설주는 당정 간부들과 함께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없이 단독 외교행사에 나섰다.

[조선중앙TV/4월 14일 :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 중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셨습니다."]

북한 매체도 이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리설주에게 처음으로 '존경하는 여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리설주 여사가 처음으로.. 처음으로 단독으로 외교행사를 치른 겁니다. 그리고 그게 공개가 됐고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그것 역시 정상적인 국가의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수행한다라는 의미가 첫 번째 있고 두 번째는 단순한 얼굴마담이 아니고 자기 나름대로의 북한 내의 정치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죠."]

북한 여성 중 현재 최고 권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리설주 여사의 위상이 김여정 제1부부장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으로 퍼스트레이디라는 위상을 확보한 데 이어, 김 위원장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은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장래 북한 지도자의 어머니라는 지위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동생 김여정도 정치적 동반자지만 지금 리설주는 만일에 그 아들 출산설이 사실이라면 사실은 후계자의 엄마가 되거든요.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향후에는 김여정보다 오히려 리설주 여사의 어떤 위상들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거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리설주.

그녀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정치적 메시지가 상당한 만큼 리설주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대 될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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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영향력은?
    • 입력 2018-05-12 08:17:16
    • 수정2018-05-12 08:40:46
    남북의 창
[앵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또다시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여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만찬에서도 짧은 시간이지만 세련된 말투와 행동 등으로 눈길을 끌면서 북한이 이른바 정상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이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이러면서 리설주 여사가 북한에서 어떻게 등장했고, 또 북한 내 위상과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판문점 북측 지역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는 검은색 차량.

차가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 도착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아내 리설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화의 집 내부로 들어선 리설주.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녀의 목소리도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리설주/여사 :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우리 문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다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남북 정상 간의 공식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는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했다.

악수를 할 때는 미소를 머금으면서도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를 할 때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문 대통령의 건배사에는 곧바로 답례사로 화답하며 김 위원장을 챙겼다.

김정숙 여사와 술잔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모습에선 북한도 다른 나라처럼 퍼스트레이디가 활동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또 남측 소년의 노래 소리엔 환한 미소를 머금는 등 부드러운 인상도 남겼다.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이런 모습에서 북한과 김정은의 정상국가로 보이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북한 사람들도 그렇고 뭐 저도 그렇고 지도자의 부인이 활동하는 걸 많이 못 봐 왔거든요. 아버지 스타일과는 많이 좀 다르다. 그리고 자기만의 통치방법을 구사를 하고 있다. 뭐 이런 느낌이 들었고요. 뭐 보이려고 하는 것은 이미지는 어쨌든 나는 정상국가의 지도자라고 하는 그런 이미지를 심으려고 많이 애를 쓰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설주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처음 등장한 것은 2012년 7월,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장에서다.

[조선중앙TV/2012년 7월 : "최고 영도자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오셨습니다."]

이후 리설주는 김정은의 각종 현지시찰에 동행하며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존재감을 구축해갔다.

[조선중앙TV/2012년 9월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근로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셨습니다."]

2012년 9월, 김정은이 평양 창전거리 가정집을 방문했을 때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2012년 9월 : "부인 리설주 동지께서는 몸소 만들어가지고 오신 음식들을 내놓으시며 아이들에게 먹이라고, 그 조리 방법도 일일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손수 만든 음식까지 전달하는 등 주민들과 가까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김정일이 유독 아꼈다는 감나무 중대를 방문했을 때도 직접 식자재를 살피고 여군들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등 군인 사랑의 면모를 드러냈다.

리설주의 일거수일투족이 김정은 못지않게 큰 화제가 되면서 관심은 리설주의 과거로 이어졌고, 2005년 아시아육상대회 당시 리설주가 응원단으로 인천을 방문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다.

2010년 9월, 북한 정권수립일을 기념한 은하수 관현악단의 공연.

[북한 가요 ‘타오르라 우등불아’ : "산바람이 휘파람을 부는 희천에 타오른다 우등불~"]

붉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젊은 여성이 무대에 올라 흥겨운 어깻짓을 곁들이며 노래 실력을 뽐낸다.

스물을 갓 넘은 리설주다.

["더 세차게 더 세차게 타오르라 우등불아~"]

1989년생으로 알려진 리설주는 북한 최고의 예술 인재 양성 학교인 금성학원을 졸업한 뒤, 2009년 창단한 은하수 관현악단에서 활동했다.

국가정보원은 리설주가 2009년 김정은 위원장과 결혼, 2010년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북한 가요 ‘아직은 말못해’ : "아직은 말 못해 아~ 말 못해~"]

그럼에도 2010년과 2011년 음악회에서 그녀는 여전히 기량을 뽐냈다.

[북한 가요 ‘멋있는 사람’ : "아 불같은 사나이라네~"]

리설주가 몸담았던 인민보안성 협주단 출신 탈북민은 가수 리설주의 인지도가 상당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한서희/前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2007년 탈북 : "일반예술단이라고 해도 독창 정도 한다라고 하면 웬만한 실력을 가지고는 되지는 않거든요. 독창을 했다라고 하면 그리고 이제 tv에 나올 정도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하면 그만큼 생활이라든가 또는 기량이 남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가고 또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알 수 있는 가수인 거죠."]

그러나 김정은이 집권한 뒤 북한매체에선 리설주의 모습을 보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이른바 리설주의 과거 행적 지우기 작업이 본격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리설주가 활동했던 은하수 관현악단은 해체됐다.

[한서희/前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2007년 탈북 : "지도자의 부인이라는 건 북한에서는 조선의 어머니 북한의 어머니상으로 되어야 되기 때문에 우상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에 그런 노래영상들을 다 회수할 수밖에 없는 거죠. 비디오의 이설주가 노래하는 장면을 없앴듯이 그 이설주의 그동안의 활동을 없애기 위해서 북한 내에서는 얼마든지 지우기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은하수관현악단을 리설주의 결혼으로 인해서 해체 시켰다라고 볼 수 있죠."]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결혼 뒤 리설주를 공개하고 또 서둘러 과거 행적 지우기에 나선 건 김정은 어머니를 대신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 당국은 김정은 집권 초기 어머니 고용희를 ‘선군 조선의 어머니’라 부르며 우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천대 받는 재일동포라는 약점 등으로 고용희 우상화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재일교포에 무용수 출신이고 거기다 후처고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으로부터는 한 번도 인정을 며느리로 못 받았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 서는 어머니 고영희를 우상화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그 옆에는 사실 여성상이 하나 필요한 거죠.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리설주라고 하는 인물을 통해서 자신의 부족한 이미지 그러니까 폭군 독재자 이런 이미지를 상당히 순화할 수 있거든요."]

지난 2월 8일,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건군절 기념 열병식.

[조선중앙TV/2월 8일 : "리설주 여사와 김영남 동지, 최룡해 동지, 박봉주 동지..."]

북한 당국은 처음으로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리설주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북한사회에서 여성에게 사용되는 최고의 호칭을 붙인 것이다.

[한서희/前 인민보안성 협주단 성악배우/2007년 탈북 :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에게 여사라고 부르는 적은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여사라고 부르는 경우에는 뭐 우리 독립운동을 했던 그 여성운동가들이나 이런 위대한 분들을 다 여사라고 불렀었죠. 또 일명 김일성의 어머니었던 강반석 역시 강반석 여사라고 불렀고 김정일의 어머니였던 김정숙 역시 김정숙 여사라고 불렀죠. 일명 북한에서 위대하다. 가장 높게 이르는 그런 존칭이라고 볼 수 있 는 거죠."]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해 국정원이 발표한 리설주의 셋째 출산 설을 이유로 들고 있다.

리설주가 첫째 아들 등 김정은과 사이에 자녀를 셋이나 두면서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김일성 조선은 3, 4대를 걸쳐 6, 7대로 갈 것이다, 이런 노동신문 논평 글이 나온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건 혈통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거거든요. 북한같이 혈통과 후계체제를 중요히 여기는 나라에서 그래서 이설주의 역할이 조금 더 세 졌을 수도 있다. 아이가 있는 것보다는 아이가 있을 때 우리 옛날 조선시대 때 나라의 근본을 세운 뭐 중 전하고 그렇지 못한 중전하고 차이가 있듯이 분명히 그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리설주의 행보 역시 호칭에 걸맞게 점차 확대되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에 연이어 참석하며 국제적 위상까지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예술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당시 리설주는 당정 간부들과 함께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면서 김정은 위원장 없이 단독 외교행사에 나섰다.

[조선중앙TV/4월 14일 :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 중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셨습니다."]

북한 매체도 이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리설주에게 처음으로 '존경하는 여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리설주 여사가 처음으로.. 처음으로 단독으로 외교행사를 치른 겁니다. 그리고 그게 공개가 됐고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그것 역시 정상적인 국가의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수행한다라는 의미가 첫 번째 있고 두 번째는 단순한 얼굴마담이 아니고 자기 나름대로의 북한 내의 정치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죠."]

북한 여성 중 현재 최고 권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김정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리설주 여사의 위상이 김여정 제1부부장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으로 퍼스트레이디라는 위상을 확보한 데 이어, 김 위원장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은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장래 북한 지도자의 어머니라는 지위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동생 김여정도 정치적 동반자지만 지금 리설주는 만일에 그 아들 출산설이 사실이라면 사실은 후계자의 엄마가 되거든요.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향후에는 김여정보다 오히려 리설주 여사의 어떤 위상들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거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리설주.

그녀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정치적 메시지가 상당한 만큼 리설주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대 될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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