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대한항공 직원까지 동원”

입력 2018.05.12 (21:14) 수정 2018.05.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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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빗속에서 직원과 시민들이 한진 총수 일가 퇴진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사정 당국은 총수 일가가 필리핀 여성들을 불법 고용한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KBS 취재팀은 이 의혹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총수 일가 자택에 필리핀 여성들이 2명씩 상주했고, 이들을 공항에서 데려온 게 대한항공 직원들이었다는 겁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구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집, 그리고 용산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집.

이 곳에 각각 2명의 필리핀 여성들이 가사 도우미로 상주했다는 한진그룹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굳이 필리핀 여성을 고용한 이유는 뭘까.

"폭언 등에 시달려 하루 이틀 만에 그만둬 어쩔 수 없이 필리핀 여성을 쓰게 됐다"는 겁니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영어로 지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부분 1년을 채 버티지 못 했다고 합니다.

폭언, 그리고 공포스러운 집안 분위기 탓이라는 겁니다.

[한진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발동해서 욕을 하고 난리가 나는 거야. 필리핀 애들한테.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그랬어요."]

그럴때면 한꺼번에 필리핀에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한 명 씩 보내고, 곧바로 다른 사람이 충원됐다고 합니다.

집안 일에 공백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이런 불법적인 일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의전팀 직원이 필리핀 여성을 총수 일가 자택까지 데리고 왔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입니다.

이 여성들은 대한항공의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확인됐습니다.

현행법상 결혼 이민자가 아닌 필리핀 여성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행위는 불법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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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의혹…“대한항공 직원까지 동원”
    • 입력 2018-05-12 21:16:19
    • 수정2018-05-12 22: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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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빗속에서 직원과 시민들이 한진 총수 일가 퇴진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사정 당국은 총수 일가가 필리핀 여성들을 불법 고용한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KBS 취재팀은 이 의혹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총수 일가 자택에 필리핀 여성들이 2명씩 상주했고, 이들을 공항에서 데려온 게 대한항공 직원들이었다는 겁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구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집, 그리고 용산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집. 이 곳에 각각 2명의 필리핀 여성들이 가사 도우미로 상주했다는 한진그룹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굳이 필리핀 여성을 고용한 이유는 뭘까. "폭언 등에 시달려 하루 이틀 만에 그만둬 어쩔 수 없이 필리핀 여성을 쓰게 됐다"는 겁니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영어로 지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부분 1년을 채 버티지 못 했다고 합니다. 폭언, 그리고 공포스러운 집안 분위기 탓이라는 겁니다. [한진그룹 관계자/음성변조 :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발동해서 욕을 하고 난리가 나는 거야. 필리핀 애들한테.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그랬어요."] 그럴때면 한꺼번에 필리핀에 돌려보내는 게 아니라 한 명 씩 보내고, 곧바로 다른 사람이 충원됐다고 합니다. 집안 일에 공백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겁니다. 이런 불법적인 일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의전팀 직원이 필리핀 여성을 총수 일가 자택까지 데리고 왔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입니다. 이 여성들은 대한항공의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확인됐습니다. 현행법상 결혼 이민자가 아닌 필리핀 여성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행위는 불법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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