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벼랑끝 전술 대신 차분한 대응…정상회담 급하지 않다?

입력 2018.05.26 (06:09) 수정 2018.05.2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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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는 최근 북한이 미국을 향해 발표한 다른 담화들과는 달리, 시종일관 차분한 톤으로 예의를 갖춰 표현하고 있습니다.

설명도 하고 실망감도 나타내면서 회담 재개 의지를 강력히 밝혔지만, 조급하게 매달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 제1부상의 담화 내용을 윤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미국의 취소 통보 이후 8시간여 만에 신속하게 나온 담화.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김계관 제1부상은 위임에 따른 담화라고 밝혔습니다.

개인 담화라는 유연한 형식을 취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임을 명시해 무게감을 실었습니다.

전반부에선 최근 상황을 설명합니다.

준비 사업이 마감 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면서, 북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습니다.

원색적인 비난을 했던 건 미국의 지나친 언행 때문에 나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입장을 차분하게 밝힙니다.

어느 대통령도 못 한 용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려는 듯 추켜세우기도 합니다.

'트럼프 모델'에 기대를 했다면서, 북한 담화에서 흔하지 않은 솔직한 속내도 내비쳤습니다.

미국의 취소 결정 뒤,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게 옳은 것이었나 생각했다며, 압박성 발언도 살짝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선 핵포기 후 보상'이 아닌, '단계적 해결' 원칙은 고수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 "미국과 북한이 제기하는 요건들에 대해 절충할 것이고 협의를 해서 언젠가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 북미 회담이 재개될 수 있습니다."]

6월12일이란 날짜도 정상회담 형식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또, 협상 재개를 위해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주겠다면서,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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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벼랑끝 전술 대신 차분한 대응…정상회담 급하지 않다?
    • 입력 2018-05-26 06:12:35
    • 수정2018-05-26 06: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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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는 최근 북한이 미국을 향해 발표한 다른 담화들과는 달리, 시종일관 차분한 톤으로 예의를 갖춰 표현하고 있습니다.

설명도 하고 실망감도 나타내면서 회담 재개 의지를 강력히 밝혔지만, 조급하게 매달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 제1부상의 담화 내용을 윤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미국의 취소 통보 이후 8시간여 만에 신속하게 나온 담화.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김계관 제1부상은 위임에 따른 담화라고 밝혔습니다.

개인 담화라는 유연한 형식을 취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임을 명시해 무게감을 실었습니다.

전반부에선 최근 상황을 설명합니다.

준비 사업이 마감 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면서, 북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습니다.

원색적인 비난을 했던 건 미국의 지나친 언행 때문에 나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신의 입장을 차분하게 밝힙니다.

어느 대통령도 못 한 용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려는 듯 추켜세우기도 합니다.

'트럼프 모델'에 기대를 했다면서, 북한 담화에서 흔하지 않은 솔직한 속내도 내비쳤습니다.

미국의 취소 결정 뒤,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게 옳은 것이었나 생각했다며, 압박성 발언도 살짝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선 핵포기 후 보상'이 아닌, '단계적 해결' 원칙은 고수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 "미국과 북한이 제기하는 요건들에 대해 절충할 것이고 협의를 해서 언젠가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 북미 회담이 재개될 수 있습니다."]

6월12일이란 날짜도 정상회담 형식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또, 협상 재개를 위해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주겠다면서,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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