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성교류전망 불투명

입력 1991.11.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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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남북여성들의 모처럼의 만남은 토론회의 주제와는 상관없는 정치성 논쟁으로 점출돼서 개운치 않은 여운만 남기고 헤어졌습니다.

따라서 내년 5월로 예정된 평양토론회 등 앞으로 남북여성들의 교류전망도 불투명하게 됐습니다.

한상덕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상덕 기자 :

통일을 잉태하는 여성을 대회모토로 내건 이번 토론회는 잉태보다는 유산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 대회였습니다.

따라서 내년의 평양모임도 성사될지 여부가 불투명해 졌습니다.

북한 측은 서울에 도착하면서부터 몽양 여운형 선생의 묘소에 김일성 화환을 바치는가 하면

토론회 주제발표 내용에서도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들고 나오는 등 여성적인 주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6.25 남침에 대해서도 남침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있다면 북측의 위험만 있다고 주장해 어이없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북한 측은 당초일정에도 없던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시 집을 방문해 전달하겠다며 위문품까지 미리 준비해 왔다가 오늘 도로 실어 갔습니다.

방북인사 집 방문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자 남대문 시장과 삼성전자관광 등 어제 오후 이후의 모든 일정을 무시한 채 호텔주변의 신변위협 분위기를 내세워 호텔에만 머무르다 오늘 북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이우정 (남, 북, 일 공동성명서 발표) :

우리 남, 북, 일 3자는 모든 일정을 함께 마치지 못하고 북측이 하루 앞당겨서 떠나게 된 사태에 대하여 3자 모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상덕 기자 :

토론회의 내용이나 어그러진 행사일정 등은 분단의 두터운 벽만 실감케한 또 하나의 보기였습니다.

남, 북 여성의 첫 만남이 된 이번 서울 토론회는 결국 서로의 너무나 다른 인식차이만 확인한 자리가 됐으며 내년 3월의 평양에서의 만남을 기약한 채 아쉽게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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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여성교류전망 불투명
    • 입력 1991-11-29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남북여성들의 모처럼의 만남은 토론회의 주제와는 상관없는 정치성 논쟁으로 점출돼서 개운치 않은 여운만 남기고 헤어졌습니다.

따라서 내년 5월로 예정된 평양토론회 등 앞으로 남북여성들의 교류전망도 불투명하게 됐습니다.

한상덕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상덕 기자 :

통일을 잉태하는 여성을 대회모토로 내건 이번 토론회는 잉태보다는 유산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 대회였습니다.

따라서 내년의 평양모임도 성사될지 여부가 불투명해 졌습니다.

북한 측은 서울에 도착하면서부터 몽양 여운형 선생의 묘소에 김일성 화환을 바치는가 하면

토론회 주제발표 내용에서도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들고 나오는 등 여성적인 주제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6.25 남침에 대해서도 남침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며 있다면 북측의 위험만 있다고 주장해 어이없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북한 측은 당초일정에도 없던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시 집을 방문해 전달하겠다며 위문품까지 미리 준비해 왔다가 오늘 도로 실어 갔습니다.

방북인사 집 방문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자 남대문 시장과 삼성전자관광 등 어제 오후 이후의 모든 일정을 무시한 채 호텔주변의 신변위협 분위기를 내세워 호텔에만 머무르다 오늘 북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이우정 (남, 북, 일 공동성명서 발표) :

우리 남, 북, 일 3자는 모든 일정을 함께 마치지 못하고 북측이 하루 앞당겨서 떠나게 된 사태에 대하여 3자 모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상덕 기자 :

토론회의 내용이나 어그러진 행사일정 등은 분단의 두터운 벽만 실감케한 또 하나의 보기였습니다.

남, 북 여성의 첫 만남이 된 이번 서울 토론회는 결국 서로의 너무나 다른 인식차이만 확인한 자리가 됐으며 내년 3월의 평양에서의 만남을 기약한 채 아쉽게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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