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환자뒷전 소방서 · 경찰 관할시비

입력 1991.12.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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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석 앵커 :

현장 1234, 오늘은 위급한 생명을 눈앞에 두고 빚어진 이른바 관할권 시비를 고발합니다.

오늘 새벽 서울에서는 뺑소니차에 치여서 도로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도 소방서와 경찰이 내 업무가 아니다 내 지역이 아니다 하면서 30여분이나 병원으로 옮기는 일을 미뤘습니다.

변덕수 기자의 고발입니다.


변덕수 기자 :

오늘 새벽 1시 반쯤 서울 당산동 당산철교 밑 강변도로 한가운데는 부천시 교양동에 사는 19살 설용수 군이 뺑소니차에 치여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를 발견한 취재팀은 이미 사고현장에 와있던 구급차량에 빨리 환자를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보호자가 없으면 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뿐이었습니다.

곧이어 영등포 소방서 지휘본부 차량이 현장을 지나다 멈췄지만 역시 경찰을 부르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취재팀은 마침 지나가는 경찰 순찰차를 발견하고 차를 세워 설 군을 옮기려고 했지마는 경찰은 한번 슬며시 보고는 그대로 가버립니다.

취재팀이 이들을 뒤쫓아 가 불러 왔지마는 자신들은 용산 경찰서 소속이기 때문에 영등포 경찰서 관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이렇게 소방서와 경찰이 서로의 구의 업무와 관할을 주장하며 설 군을 방치해 놓고 있는 것을 지켜 본 한 시민이 아들 또래의 설군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계속 절규합니다.

마침내 사고지역을 맡고 있는 영등포 경찰서 소속 순찰차량이 사고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사고현장에는 119 구급차량과 소방서 지휘본부 차량, KBS 취재팀의 항의를 받고 되돌아온 용산 경찰서 순찰차량, 영등포 경찰서 순찰차 등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영등포 경찰서 경찰도 설 군을 한번 둘러볼 뿐 설 군을 병원으로 옮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참다못한 한 시민이 나서 쓰러져 있는 설 군을 안아 119 구급차량에 옮겨 싣습니다.

이렇게 해서 설 군은 119 인명구조대가 전군을 발견한 뒤 30분이 훨씬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설 군은 다행히 중상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소방서와 경찰의 업무가 나뉘어 있고 또 각 경찰서마다 관할구역이 있는 것은 일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서입니다.

사고를 당해 위급한 사람을 앞에 놓고 관할과 구의 업무를 주장하며 사고처리를 놓치라고 나눠 놓은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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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급환자뒷전 소방서 · 경찰 관할시비
    • 입력 1991-12-03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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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석 앵커 :

현장 1234, 오늘은 위급한 생명을 눈앞에 두고 빚어진 이른바 관할권 시비를 고발합니다.

오늘 새벽 서울에서는 뺑소니차에 치여서 도로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고도 소방서와 경찰이 내 업무가 아니다 내 지역이 아니다 하면서 30여분이나 병원으로 옮기는 일을 미뤘습니다.

변덕수 기자의 고발입니다.


변덕수 기자 :

오늘 새벽 1시 반쯤 서울 당산동 당산철교 밑 강변도로 한가운데는 부천시 교양동에 사는 19살 설용수 군이 뺑소니차에 치여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를 발견한 취재팀은 이미 사고현장에 와있던 구급차량에 빨리 환자를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보호자가 없으면 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않기 때문에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뿐이었습니다.

곧이어 영등포 소방서 지휘본부 차량이 현장을 지나다 멈췄지만 역시 경찰을 부르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취재팀은 마침 지나가는 경찰 순찰차를 발견하고 차를 세워 설 군을 옮기려고 했지마는 경찰은 한번 슬며시 보고는 그대로 가버립니다.

취재팀이 이들을 뒤쫓아 가 불러 왔지마는 자신들은 용산 경찰서 소속이기 때문에 영등포 경찰서 관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강변합니다.

이렇게 소방서와 경찰이 서로의 구의 업무와 관할을 주장하며 설 군을 방치해 놓고 있는 것을 지켜 본 한 시민이 아들 또래의 설군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계속 절규합니다.

마침내 사고지역을 맡고 있는 영등포 경찰서 소속 순찰차량이 사고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사고현장에는 119 구급차량과 소방서 지휘본부 차량, KBS 취재팀의 항의를 받고 되돌아온 용산 경찰서 순찰차량, 영등포 경찰서 순찰차 등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영등포 경찰서 경찰도 설 군을 한번 둘러볼 뿐 설 군을 병원으로 옮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참다못한 한 시민이 나서 쓰러져 있는 설 군을 안아 119 구급차량에 옮겨 싣습니다.

이렇게 해서 설 군은 119 인명구조대가 전군을 발견한 뒤 30분이 훨씬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설 군은 다행히 중상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소방서와 경찰의 업무가 나뉘어 있고 또 각 경찰서마다 관할구역이 있는 것은 일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서입니다.

사고를 당해 위급한 사람을 앞에 놓고 관할과 구의 업무를 주장하며 사고처리를 놓치라고 나눠 놓은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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