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시간만에 구조

입력 1995.07.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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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무덤 같은 땅속에 묻혀있던 박 양이 아무 것도 먹지 않고 17일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적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지금 의학계의 견해입니다.

과연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김철민 기자가 취재 해 봤습니다.


김철민 기자 :

사고당일 백화점 지하1층 아동복 매장에서 근무하던 박승현양은 상판 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지하3층까지 무너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박 양은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에 묻혀버렸습니다. 몸을 구부려 겨우 누울 수 있는 비좁은 공간에서 박 양은 337시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땅 밑 20여 미터 아래에 생긴 최소한의 생존공간에도 장맛비와 소방관은 조금씩 스며들었습니다.


안경욱 (고양소방서) :

바닥은 타일이 깔려 있었고 물이 떨어져 축축 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박 양은 가족들에게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의료진들은 박 양이 어떤 형태로든 수분을 섭취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윤성 (서울대 교수-법의학) :

객관적으로 봐서는 아마 무의식적으로라도 물을 좀 마셨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에요.


김철민 기자 :

무너져 내리는 순간 기둥 근처에 있어 특별한 외상을 입지 않은 것도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생존요인이 됐습니다. 평소 침착한 성격의 박 양은 두려움과 외로움을 잊기 위해 함께 묻힌 마네킹 등을 매만지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잊기 위해 17일 동안 주로 잠을 자며 지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박 양은 병원에서 가족들에게 구조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말 했습니다. 따라서 박 양의 생체 시계는 실제시간보다 늦게 움직였고, 갇혀있던 17일을 실제보다 짧게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세경 (응급의학 전문의) :

스페이스가 좁았기 때문에 가만히 드러누워 있었고 많이 잤을지도 모른다고, 많이 자거나 그러면은 우리의 에너지 소비가 15% 줄어든다고요.


김철민 기자 :

그러나 어떻게 377시간의 기적이 만들어 질 수 있었는지는 박 양만이 알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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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7시간만에 구조
    • 입력 1995-07-15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무덤 같은 땅속에 묻혀있던 박 양이 아무 것도 먹지 않고 17일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적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지금 의학계의 견해입니다.

과연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김철민 기자가 취재 해 봤습니다.


김철민 기자 :

사고당일 백화점 지하1층 아동복 매장에서 근무하던 박승현양은 상판 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지하3층까지 무너져 내렸습니다. 순식간에 박 양은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에 묻혀버렸습니다. 몸을 구부려 겨우 누울 수 있는 비좁은 공간에서 박 양은 337시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땅 밑 20여 미터 아래에 생긴 최소한의 생존공간에도 장맛비와 소방관은 조금씩 스며들었습니다.


안경욱 (고양소방서) :

바닥은 타일이 깔려 있었고 물이 떨어져 축축 했습니다.


김철민 기자 :

박 양은 가족들에게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의료진들은 박 양이 어떤 형태로든 수분을 섭취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윤성 (서울대 교수-법의학) :

객관적으로 봐서는 아마 무의식적으로라도 물을 좀 마셨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에요.


김철민 기자 :

무너져 내리는 순간 기둥 근처에 있어 특별한 외상을 입지 않은 것도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생존요인이 됐습니다. 평소 침착한 성격의 박 양은 두려움과 외로움을 잊기 위해 함께 묻힌 마네킹 등을 매만지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잊기 위해 17일 동안 주로 잠을 자며 지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박 양은 병원에서 가족들에게 구조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말 했습니다. 따라서 박 양의 생체 시계는 실제시간보다 늦게 움직였고, 갇혀있던 17일을 실제보다 짧게 느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세경 (응급의학 전문의) :

스페이스가 좁았기 때문에 가만히 드러누워 있었고 많이 잤을지도 모른다고, 많이 자거나 그러면은 우리의 에너지 소비가 15% 줄어든다고요.


김철민 기자 :

그러나 어떻게 377시간의 기적이 만들어 질 수 있었는지는 박 양만이 알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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