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5.18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 긴장… 엷은 미소

입력 1996.12.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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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한시대의 혼돈을 정리한다는 역사적인 의미의 무게 때문에 오늘 법정은 어느때보다도 매우 숙연했다는게 취재기자들의 설명이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의 법정 표정을 피고인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이준희 기자 :

12.12 군사반란에서 5공화국의 태동까지 그 혼란스러웠던 한시대에 대한 역사적인 단죄가 이루어지는 날, 숙연했던 법정의 분위기를 바꾸는 호명과 함께 한일자로 굳게 다문 특유의 입술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전두환 피고인, 뒤따라 입정한 노태우 피고인은 재판부쪽으로 잠시 시선을 주었다가 곧 눈길을 내립니다. 두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가벼운 수인사를 건넨뒤 곧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판결이유가 낭독되는 동안 전 피고인은 자세를 전혀 흐트리지 않은 채 똑바로 재판부를 응시한 것과는 달리 노 피고인은 긴장감 때문인지 마른침을 자주 삼키는 모습입니다. 권성 재판장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형량을 선고하는 순간 전 피고인은 잠시 감았던 눈을 뜨면서 엷은 미소를 입가에 흘렸고, 노 피고인도 징역 17년이 선고되자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숙인 고개를 들어 재판부를 쳐다 봤습니다.


피고인 16명에 대한 선고가 끝나자 황영시 유학성 피고인 등은 밝은 표정으로 일일이 악수를 나눴습니다. 다른 피고인들도 입정할 당시의 딱딱한 표정을 바꾸어 방청석에 앉아있는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법정 밖으로 나서는 순간 분위기는 한순간에 변했습니다. 피고인들이 구치소로 발길을 옮기는 동안 방청석과 검색대 앞에 있던 광주 유족회원들은 오늘 감형 판결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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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2 5.18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 긴장… 엷은 미소
    • 입력 1996-12-16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한시대의 혼돈을 정리한다는 역사적인 의미의 무게 때문에 오늘 법정은 어느때보다도 매우 숙연했다는게 취재기자들의 설명이었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의 법정 표정을 피고인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이준희 기자 :

12.12 군사반란에서 5공화국의 태동까지 그 혼란스러웠던 한시대에 대한 역사적인 단죄가 이루어지는 날, 숙연했던 법정의 분위기를 바꾸는 호명과 함께 한일자로 굳게 다문 특유의 입술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전두환 피고인, 뒤따라 입정한 노태우 피고인은 재판부쪽으로 잠시 시선을 주었다가 곧 눈길을 내립니다. 두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가벼운 수인사를 건넨뒤 곧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판결이유가 낭독되는 동안 전 피고인은 자세를 전혀 흐트리지 않은 채 똑바로 재판부를 응시한 것과는 달리 노 피고인은 긴장감 때문인지 마른침을 자주 삼키는 모습입니다. 권성 재판장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형량을 선고하는 순간 전 피고인은 잠시 감았던 눈을 뜨면서 엷은 미소를 입가에 흘렸고, 노 피고인도 징역 17년이 선고되자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숙인 고개를 들어 재판부를 쳐다 봤습니다.


피고인 16명에 대한 선고가 끝나자 황영시 유학성 피고인 등은 밝은 표정으로 일일이 악수를 나눴습니다. 다른 피고인들도 입정할 당시의 딱딱한 표정을 바꾸어 방청석에 앉아있는 측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법정 밖으로 나서는 순간 분위기는 한순간에 변했습니다. 피고인들이 구치소로 발길을 옮기는 동안 방청석과 검색대 앞에 있던 광주 유족회원들은 오늘 감형 판결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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