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지형적 이점과 폭우로 29명 생존 가능

입력 1997.08.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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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석 앵커 :

기체가 지면에 충돌하면서 세동강이 났는데도 29명이 살았습니다. 비에 젖어서 축축해진 흙 기체가 미끄러져 내릴 수 있도록 길게 자란 풀과 관목 등이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생존자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이준안 기자가 전합니다.


⊙이준안 기자 :

한밤중 방향을 잃은 대한항공 801편 747기는 산등성을 1차로 부딪힌 뒤 흙과 관목으로 덮힌 구릉을 1㎞쯤 미끄러지다가 멈췄습니다. 기체는 지면과의 충돌로 두세차례 큰 충격을 받아 세동강이가 났고 곧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747기 추락의 충격은 비에 젖은 흙과 긴 풀에 미끄러지면서 크게 줄었습니다. 사고현장을 살펴본 항공전문가들은 미니츠힐의 구릉과 흙과 우거진 잡초 등이 기체의 충격을 흡수해 폭발 등의 최악의 사태를 막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폭우는 사고직후 일어난 기내의 불이 빠르게 번지는 것을 막아줬습니다. 이 사이에 직접적인 충격을 피한 부상 탑승객들은 더큰 부상을 당한 승객을 도와가는 시간을 벌면서 기체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홍현성 (35, 생존 탑승객) :

캄캄하고 비가 오는데 아가씨인 것 같아 일단 내손을 잡고 비행기가 폭발할지 모르니까 (빨리 나가자고)그래서 낙엽을 헤치고 낭떠러지로 (피신해)갔지요.


⊙이준안 기자 :

부상자 대부분이 화상환자인 점에 비춰서 폭우가 더 큰 비극을 막아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결국 2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속에서도 지형과 폭우 때문에 30명의 탑승객은 죽음 직전에서 목숨을 건졌습니다.

KBS 뉴스, 이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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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지형적 이점과 폭우로 29명 생존 가능
    • 입력 1997-08-06 21:00:00
    뉴스 9

⊙박대석 앵커 :

기체가 지면에 충돌하면서 세동강이 났는데도 29명이 살았습니다. 비에 젖어서 축축해진 흙 기체가 미끄러져 내릴 수 있도록 길게 자란 풀과 관목 등이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생존자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이준안 기자가 전합니다.


⊙이준안 기자 :

한밤중 방향을 잃은 대한항공 801편 747기는 산등성을 1차로 부딪힌 뒤 흙과 관목으로 덮힌 구릉을 1㎞쯤 미끄러지다가 멈췄습니다. 기체는 지면과의 충돌로 두세차례 큰 충격을 받아 세동강이가 났고 곧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747기 추락의 충격은 비에 젖은 흙과 긴 풀에 미끄러지면서 크게 줄었습니다. 사고현장을 살펴본 항공전문가들은 미니츠힐의 구릉과 흙과 우거진 잡초 등이 기체의 충격을 흡수해 폭발 등의 최악의 사태를 막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폭우는 사고직후 일어난 기내의 불이 빠르게 번지는 것을 막아줬습니다. 이 사이에 직접적인 충격을 피한 부상 탑승객들은 더큰 부상을 당한 승객을 도와가는 시간을 벌면서 기체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홍현성 (35, 생존 탑승객) :

캄캄하고 비가 오는데 아가씨인 것 같아 일단 내손을 잡고 비행기가 폭발할지 모르니까 (빨리 나가자고)그래서 낙엽을 헤치고 낭떠러지로 (피신해)갔지요.


⊙이준안 기자 :

부상자 대부분이 화상환자인 점에 비춰서 폭우가 더 큰 비극을 막아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결국 2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속에서도 지형과 폭우 때문에 30명의 탑승객은 죽음 직전에서 목숨을 건졌습니다.

KBS 뉴스, 이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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