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도깨비 아파트

입력 1998.07.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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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섭 앵커 :

멀쩡히 사람이 살고 있는 바로 옆집이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이 흉물스럼게 변해버린 아파트가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방바닥이 파헤쳐지고 창문틀이 뜯어져 있습니다. 재건축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빚어내고 있습니다.

주민들 스스로도 도깨비 아파트라고 부르고 있는 곳을 조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조일수 기자 :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아파트.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방바닥이 온통 파헤쳐져 있습니다. 문들은 떨어져 나갔고 유리창도 박살나 있습니다. 외벽엔 붉은 페인트칠로 되어 있어 흉물스럽기조차 합니다.

이렇게 완전히 부서진 집 옆은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멀쩡한 아파트 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재건축을 둘러싼 주민간 갈등 때문, 조합측이 철거 용역반을 동원해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주변 집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 최순희 (주민) :

새벽에 잠자고 있는데 유리 소리가 나서 나왔더니 그냥 집을 막 부수고 난리를 치고 있는 거죠.


⊙ 염길순 (주민) :

이거 다 헐어 버리고 도깨비 나오게 귀신 나오게 해 버릴 거래요.


⊙ 조일수 기자 :

문짝이 달아난 이 집은 아예 불량 청소년들이 차지했습니다. 불안해진 주민은 아파트 복도 중간을 막아버렸습니다.


⊙ 주민 :

불량 청소년들이 자꾸 와서 본드를 마시곤 해 불안해서... (막았죠.)


⊙ 조일수 기자 :

부술때 충격으로 문틀이 내려앉고 벽에 금이 가 빗물이 새는 집도 많습니다.


⊙ 박순덕 (주민) :

말도 못했어요. 밤새 잠도 못 자고 여기가 힘이 없어 가지고 계속 이 주위가 전부다...


⊙ 조일수 기자 :

그러나 조합측은 재건축을 서두르기 위해 이미 이사 나간 빈 집을 주민의 동의를 받아 파손했다고 맞섭니다.


⊙ 김미자 (재건축 조합장) :

이사갈 때 파손동의서 받은 집을 남의 집 부순 것 아니고 자기집 부순건데...


⊙ 조일수 기자 :

이같은 마찰 속에 재건축은 이미 5년째 답보 상태이고 아파트 단지는 도시 속의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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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도깨비 아파트
    • 입력 1998-07-22 21:00:00
    뉴스 9

⊙ 길종섭 앵커 :

멀쩡히 사람이 살고 있는 바로 옆집이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이 흉물스럼게 변해버린 아파트가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방바닥이 파헤쳐지고 창문틀이 뜯어져 있습니다. 재건축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빚어내고 있습니다.

주민들 스스로도 도깨비 아파트라고 부르고 있는 곳을 조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조일수 기자 :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아파트.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방바닥이 온통 파헤쳐져 있습니다. 문들은 떨어져 나갔고 유리창도 박살나 있습니다. 외벽엔 붉은 페인트칠로 되어 있어 흉물스럽기조차 합니다.

이렇게 완전히 부서진 집 옆은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멀쩡한 아파트 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재건축을 둘러싼 주민간 갈등 때문, 조합측이 철거 용역반을 동원해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주변 집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 최순희 (주민) :

새벽에 잠자고 있는데 유리 소리가 나서 나왔더니 그냥 집을 막 부수고 난리를 치고 있는 거죠.


⊙ 염길순 (주민) :

이거 다 헐어 버리고 도깨비 나오게 귀신 나오게 해 버릴 거래요.


⊙ 조일수 기자 :

문짝이 달아난 이 집은 아예 불량 청소년들이 차지했습니다. 불안해진 주민은 아파트 복도 중간을 막아버렸습니다.


⊙ 주민 :

불량 청소년들이 자꾸 와서 본드를 마시곤 해 불안해서... (막았죠.)


⊙ 조일수 기자 :

부술때 충격으로 문틀이 내려앉고 벽에 금이 가 빗물이 새는 집도 많습니다.


⊙ 박순덕 (주민) :

말도 못했어요. 밤새 잠도 못 자고 여기가 힘이 없어 가지고 계속 이 주위가 전부다...


⊙ 조일수 기자 :

그러나 조합측은 재건축을 서두르기 위해 이미 이사 나간 빈 집을 주민의 동의를 받아 파손했다고 맞섭니다.


⊙ 김미자 (재건축 조합장) :

이사갈 때 파손동의서 받은 집을 남의 집 부순 것 아니고 자기집 부순건데...


⊙ 조일수 기자 :

이같은 마찰 속에 재건축은 이미 5년째 답보 상태이고 아파트 단지는 도시 속의 흉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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