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팔고 퇴사하자”…삼성증권 직원들 도덕적 해이

입력 2018.07.09 (21:33) 수정 2018.07.0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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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 삼성증권 직원들이 배당 착오로 잘못 입력된 유령주식을 순식간에 팔아치워 주식 시장에 충격을 줬던 사건..기억들 하실텐데요.

당시 삼성증권 직원들의 SNS 대화방을 들여다보니 이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삼성증권 전산 직원의 착오로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들에게 유령 주식이 무더기 배당된 4월 6일.

삼성증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입니다.

배당금 200만 원을 줘야하는데, 200만 주가 잘못 입력됐다는 소식에 팔면 좋은 것 아니냐, 빨리 팔고 퇴사하자는 반응이 쏟아집니다.

감옥 2년 가도 연봉 50억 원을 벌 수 있다, 현금화한 뒤 100억 중 3억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는 조언도 오갑니다.

이날 삼성증권 직원들이 팔아치운 유령 주식은 5백여 만주.

주가는 개장 한 시간도 안돼 12% 폭락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의중이던 삼성증권 직원들은 전산팀의 배당 착오 소식이 전해지자 30억 원 이상은 팔 수 없다며 회의실에서 즉석으로 분할 매도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주문 차단까지 38분 동안, 21명이 매도를 시도해 16명이 성공했습니다.

검찰은 200억 원 이상을 고의로 매도한 직원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그보다 금액이 적은 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문성인/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 "전문가로서 주식처분으로 인해서 회사에 손해가 생길 수 있고 또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이므로 사안이 중하고 또 고의성이 강하다고 보입니다."]

이 사건으로 삼성증권이 입은 피해액은 92억 원.

사고 당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는 5백여 명입니다.

삼성증권은 피해를 신고한 투자자들에게는 모두 5억 원 상당을 지급해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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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 팔고 퇴사하자”…삼성증권 직원들 도덕적 해이
    • 입력 2018-07-09 21:35:27
    • 수정2018-07-09 22: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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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 삼성증권 직원들이 배당 착오로 잘못 입력된 유령주식을 순식간에 팔아치워 주식 시장에 충격을 줬던 사건..기억들 하실텐데요.

당시 삼성증권 직원들의 SNS 대화방을 들여다보니 이들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삼성증권 전산 직원의 착오로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들에게 유령 주식이 무더기 배당된 4월 6일.

삼성증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입니다.

배당금 200만 원을 줘야하는데, 200만 주가 잘못 입력됐다는 소식에 팔면 좋은 것 아니냐, 빨리 팔고 퇴사하자는 반응이 쏟아집니다.

감옥 2년 가도 연봉 50억 원을 벌 수 있다, 현금화한 뒤 100억 중 3억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는 조언도 오갑니다.

이날 삼성증권 직원들이 팔아치운 유령 주식은 5백여 만주.

주가는 개장 한 시간도 안돼 12% 폭락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의중이던 삼성증권 직원들은 전산팀의 배당 착오 소식이 전해지자 30억 원 이상은 팔 수 없다며 회의실에서 즉석으로 분할 매도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주문 차단까지 38분 동안, 21명이 매도를 시도해 16명이 성공했습니다.

검찰은 200억 원 이상을 고의로 매도한 직원 3명을 구속 기소하고, 그보다 금액이 적은 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문성인/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 "전문가로서 주식처분으로 인해서 회사에 손해가 생길 수 있고 또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했다고 보이므로 사안이 중하고 또 고의성이 강하다고 보입니다."]

이 사건으로 삼성증권이 입은 피해액은 92억 원.

사고 당일 주가 폭락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는 5백여 명입니다.

삼성증권은 피해를 신고한 투자자들에게는 모두 5억 원 상당을 지급해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추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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