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교통사고 운전자는 ‘항공사 직원’…지리 알면서 ‘과속’

입력 2018.07.12 (21:33) 수정 2018.07.1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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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엊그제(10일) 김해공항에서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멈춰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죠.

블랙박스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는데요.

어이없게도 사고를 낸 운전자는 공항 지리에 익숙한 항공사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진입도로,

승용차가 속도를 높이며 내달립니다.

["역시!"]

굽은 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자 동승자가 만류합니다.

["스톱, 스톱, 스톱! 코너 조심!"]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는 청사 앞에서 손님 짐을 내려주던 택시 기사를 들이받습니다.

택시 기사 48살 김모 씨는 중태에 빠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에어부산에 근무하는 34살 정모 씨였습니다.

동료와 협력업체 직원 등 2명을 태우고 공항 내 교육 장소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정 씨는 "공항 근처에서 함께 식사를 한 뒤 동승자의 교육 시간에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승객을 내려주는 택시와 승용차들로 붐비는 청사 출입구여서 차량 운행 속도도 시속 40㎞ 이하로 제한돼 있습니다.

택시 기사들은 공항 지리를 잘 아는 항공사 직원이 속도 제한을 어긴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박기욱/택시 기사 : "택시 25년간 하면서 여기서 사고 난 건 처음 봤어요. 잘 아는 사람들은 천천히 달리고 그렇죠."]

경찰은 당시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사고기록장치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하는 등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운전자를 엄벌해 달라는 글이 20건 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에어부산 측은 업무 시간이 아닌 점심 시간에 직원이 개인 일을 보다 사고가 났기 때문에 회사 책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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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공항 교통사고 운전자는 ‘항공사 직원’…지리 알면서 ‘과속’
    • 입력 2018-07-12 21:36:22
    • 수정2018-07-12 22: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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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엊그제(10일) 김해공항에서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멈춰 있는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죠.

블랙박스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는데요.

어이없게도 사고를 낸 운전자는 공항 지리에 익숙한 항공사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진입도로,

승용차가 속도를 높이며 내달립니다.

["역시!"]

굽은 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자 동승자가 만류합니다.

["스톱, 스톱, 스톱! 코너 조심!"]

과속으로 달리던 승용차는 청사 앞에서 손님 짐을 내려주던 택시 기사를 들이받습니다.

택시 기사 48살 김모 씨는 중태에 빠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는 에어부산에 근무하는 34살 정모 씨였습니다.

동료와 협력업체 직원 등 2명을 태우고 공항 내 교육 장소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정 씨는 "공항 근처에서 함께 식사를 한 뒤 동승자의 교육 시간에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승객을 내려주는 택시와 승용차들로 붐비는 청사 출입구여서 차량 운행 속도도 시속 40㎞ 이하로 제한돼 있습니다.

택시 기사들은 공항 지리를 잘 아는 항공사 직원이 속도 제한을 어긴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박기욱/택시 기사 : "택시 25년간 하면서 여기서 사고 난 건 처음 봤어요. 잘 아는 사람들은 천천히 달리고 그렇죠."]

경찰은 당시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사고기록장치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하는 등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운전자를 엄벌해 달라는 글이 20건 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에어부산 측은 업무 시간이 아닌 점심 시간에 직원이 개인 일을 보다 사고가 났기 때문에 회사 책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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