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직격탄 맞는 편의점, 상생 방안은?

입력 2018.07.17 (12:25) 수정 2018.07.1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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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저임금 인상 결정 소식에 특히 편의점 점주들의 반발이 심하죠.

왜일까요?

김학재 기자가 실제 편의점의 수익구조 면면히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대형 사업주가 아닌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센데요.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 바로 편의점들입니다.

왜 하필 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의 직격탄을 맞게 됐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아르바이트생 5명을 3교대로 고용하고 있는 편의점의 지난 달 매출 장부를 살펴봤습니다.

한달 매출 8천만 원인데요.

본사에 내는 제품 구입비용을 제외하면 2300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에서 또 60% 가량을 본사에 임대료와 가맹수수료로 내고 나면 남는 건 980만 원 정돕니다.

카드 수수료가 110만 원 가량, 그리고 5명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주는 450만 원이 인건비로 빠져나갑니다.

결국 점주에게 남는 돈은 240만 원 정도인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내년엔 수익이 50만 원 더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본사에 내는 각종 비용과 카드수수료가 줄지 않으면요,

결국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편의점 점주들의 주장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편의점주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편의점들 사이에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겁니다.

제가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만 보더라도요.

주요 4개 브랜드 편의점을 합해 66개나 됩니다.

문제는 개별 점포의 수익 구조는 나빠지는 데도 편의점 본사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이 마이너스로 뒷걸음질치는 동안에도 편의점 업계 전체 매출은 10% 넘는 성장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편의점주와 본사와의 이익 배분은 계약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매출액의 30~35% 정도를 본사가 가져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률제인 셈인데요, 이렇게 되면 본사 입장에서는 많은 점포 수로 다른 경쟁 편의점 업체를 압도하는 게 수익에 도움이 되겠죠.

또 점포가 많아지면 납품업체에서 일괄 구매하는 물량이 커지면서, 가격 협상이 유리해지는 등 점포가 많을 수록 좋습니다.

결국 본사는 개별 점주들의 이익을 높이는 것보다 이른바 공격적 출점에 나서서 점포수를 늘리는 게 이익 창출에 유리하겠죠.

그래서 거리도 따지지 않고 마구 출점을 시키다보니 한 집 건너 한집으로 편의점이 생겨나는겁니다.

이렇게 편의점들끼리 제살을 깎아먹으면서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본사는 별 책임을 지지 않는거죠.

그래서 본사에 내는 가맹수수료를 낮추고 본사 차원에서 무분별한 신규 점포 출점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건비 비중 40% 가 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점주들만 타격을 받고 '갑'인 본사는 앉아서 배만 불리고 결국 '을'들끼리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장사가 좀 돼서 그나마 버텼는데 이젠 장사마저 안되니 여러모로 힘든데 점주들을 더 한숨쉬게 하는 대표적인 게 아마도 높은 임대료일 겁니다.

하지만 해결 실마리가 될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벌써 몇 년 동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또 대형마트의 세 배 수준인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대안이 되겠는데요.

어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본부에 대한 점검을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같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는 것도 중요할것 같구요,

편의점 본사가 생색내기식 대책만 내놓지말고 수익을 점주들과 나누는 보다 적극적인 상생방안을 내놓는 것도 필요할것 같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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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직격탄 맞는 편의점, 상생 방안은?
    • 입력 2018-07-17 12:28:11
    • 수정2018-07-17 12:35:33
    뉴스 12
[앵커]

최저임금 인상 결정 소식에 특히 편의점 점주들의 반발이 심하죠.

왜일까요?

김학재 기자가 실제 편의점의 수익구조 면면히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대형 사업주가 아닌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센데요.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 바로 편의점들입니다.

왜 하필 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의 직격탄을 맞게 됐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아르바이트생 5명을 3교대로 고용하고 있는 편의점의 지난 달 매출 장부를 살펴봤습니다.

한달 매출 8천만 원인데요.

본사에 내는 제품 구입비용을 제외하면 2300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에서 또 60% 가량을 본사에 임대료와 가맹수수료로 내고 나면 남는 건 980만 원 정돕니다.

카드 수수료가 110만 원 가량, 그리고 5명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주는 450만 원이 인건비로 빠져나갑니다.

결국 점주에게 남는 돈은 240만 원 정도인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내년엔 수익이 50만 원 더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본사에 내는 각종 비용과 카드수수료가 줄지 않으면요,

결국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편의점 점주들의 주장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편의점주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편의점들 사이에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겁니다.

제가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만 보더라도요.

주요 4개 브랜드 편의점을 합해 66개나 됩니다.

문제는 개별 점포의 수익 구조는 나빠지는 데도 편의점 본사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이 마이너스로 뒷걸음질치는 동안에도 편의점 업계 전체 매출은 10% 넘는 성장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편의점주와 본사와의 이익 배분은 계약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매출액의 30~35% 정도를 본사가 가져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률제인 셈인데요, 이렇게 되면 본사 입장에서는 많은 점포 수로 다른 경쟁 편의점 업체를 압도하는 게 수익에 도움이 되겠죠.

또 점포가 많아지면 납품업체에서 일괄 구매하는 물량이 커지면서, 가격 협상이 유리해지는 등 점포가 많을 수록 좋습니다.

결국 본사는 개별 점주들의 이익을 높이는 것보다 이른바 공격적 출점에 나서서 점포수를 늘리는 게 이익 창출에 유리하겠죠.

그래서 거리도 따지지 않고 마구 출점을 시키다보니 한 집 건너 한집으로 편의점이 생겨나는겁니다.

이렇게 편의점들끼리 제살을 깎아먹으면서 매출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본사는 별 책임을 지지 않는거죠.

그래서 본사에 내는 가맹수수료를 낮추고 본사 차원에서 무분별한 신규 점포 출점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건비 비중 40% 가 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점주들만 타격을 받고 '갑'인 본사는 앉아서 배만 불리고 결국 '을'들끼리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장사가 좀 돼서 그나마 버텼는데 이젠 장사마저 안되니 여러모로 힘든데 점주들을 더 한숨쉬게 하는 대표적인 게 아마도 높은 임대료일 겁니다.

하지만 해결 실마리가 될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벌써 몇 년 동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또 대형마트의 세 배 수준인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대안이 되겠는데요.

어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본부에 대한 점검을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같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는 것도 중요할것 같구요,

편의점 본사가 생색내기식 대책만 내놓지말고 수익을 점주들과 나누는 보다 적극적인 상생방안을 내놓는 것도 필요할것 같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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