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한때는 문전성시…여행길 ‘흉물’된 휴게소

입력 2018.08.08 (08:32) 수정 2018.08.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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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휴가철 놀러 다니시다 보면 휴게소 많이 찾게 되죠.

휴게소마다 지역 특색에 맞는 음식과 볼거리로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지가 되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이런 곳들도 있습니다.

겉보기만 휴게소일뿐 문을 닫았거나, 사람 손길 끊긴지 오래라 흉가로 불리기까지 하는 곳인데요,

지역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들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고성군의 미시령 터널 앞.

서울에서 속초나 양양을 오가는 관광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입니다.

그런데, 하나 둘, 갑자기 다시 발길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아들이 화장실 좀 이용하려 했더니……."]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부산에서 오는 길인데 배가 좀 고파서 잠깐 들르려고 했더니 폐쇄됐네."]

휴게소 간판이 걸려있고, 건물도 멀쩡한데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탭니다.

[신희웅/서울시 성동구 : "여기서 고기도 먹고 그랬는데, 꽤 장사가 됐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왜 없어졌는지 모르겠네요."]

화장실과 건물 앞엔 출입금지 표시와 내부수리중이란 간판이 걸려있는데요.

방문객들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휴게소 표지판만 보고 왔는데 와보니까 안 하고 있어서."]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아무것도 모르고 화장실 가려고 들렀는데 이용하려고 온 사람으로서는 당황스럽죠."]

곳곳에 쓰레기들만 쌓여있는 이곳, 과거엔 설악산의 명물,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와 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했는데, 지금은 사실상 폐점 상태입니다.

임대를 준 관리업체 측 역시 난감하다는 반응인데요.

[휴게소 관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올 2월 초 정도, 설까지는 운영을 했었어요. 운영하시던 분이 중간에 운영을 안 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렇다면 갑자기 닫은 이유는 뭘까요?

[휴게소 관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작년 7월에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개통했잖아요. 그때부터 통행량 자체가 굉장히 많이 감소했죠."]

고속도로가 생긴 뒤 정작 미시령터널을 오가는 차량이 줄자 그 여파가 휴게소 이용객 급감으로 이어진 겁니다.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친 교통량 예측에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개통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44번 국도의 경기도 양평군과 강원도 홍천군 구간.

약 33km 구간에 무려 15개가 넘는 휴게소가 들어설 정도로 호황이었던 곳입니다.

여름이면 피서, 가을이면 단풍 구경 수도권의 인파들이 이 도로를 통과해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예전에는 장사 잘 됐지."]

[마을 주민(음성변조) : "한계령, 대관령 이쪽으로 다 넘어 다녔죠. 설악산도 전부 다 이 길로 갔어요."]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

10분간 차로 이동을 하며 둘러봤더니 약 5km 구간 안에 휴게소는 무려 6개, 하지만, 4개는 폐점 상태였습니다.

휴게소 주인(음성변조) : "(매출이) 10분에 1 정도. 주말에는 차 몇 대 안 지나가고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하여튼 여기가 그냥 고사 직전인 거죠."]

역시 서울 양양 간 고속도로 여파입니다.

약 7년 전 문을 닫은 한 휴게소, 식당 안 집기엔 먼지가 소복이 쌓여있고 외벽엔 새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다른 곳의 사정도 마찬가지 흉물스럽게 변한 휴게소는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주민들 속은 타들어 갑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태반이 흉가에요. 100미터 올라가면 휴게소 흉가 나와 여기서 홍천까지 가면서 보면 빈 건물들이 길바닥에 널렸어요."]

[관광객(음성변조) : "여러모로 방치되어 있으면 보기도 안 좋잖아요. 밤에도 컴컴해 보이고 고양이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좀 좋진 않죠."]

지역 주민도, 관광객도 불편하지만 사유 재산이라 지자체 측도 딱히 철거나 처분할 길은 없습니다.

[군청관계자(음성변조) : "일반적으로 휴게 음식점으로 영업 신고한 업소에 대해서 저희가 위생 점검이라든지 그런 걸 하고 있고 휴게소 자체를 저희가 관리하고 있지는 않아요."]

이번에는 전북 김제로 가보겠습니다.

새만금 초입이자 동진강 유역에 덩그러니 서 있는 붉은 색 건물.

무성한 잡초와 쓰레기 속에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워 보이지만 한때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던 휴게솝니다.

[주유소 주인(음성변조) : "옛날에 새 건물일 때 호황기였어요. 포장마차도 많이 있었고 아이스크림 판매하는 사람도 있었고, 노점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휴게소가 문을 닫은 건 2012년이지만, 불황은 더 일찍 시작됐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옛날에는 서해안 고속도로 안 났을 때는 사람 많았지. 서울, 목포 그런 데도 이 길로 다 다녔으니까."]

서해안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겁니다.

20년 사용이 끝나고 지난 2012년 계약 만기로 지자체에 귀속이 됐지만 용도를 잃고 방치돼 있습니다.

[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2008년도에 보전관리 지역으로 변경되어서 음식점이라든가 판매 시설은 아예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건물이) 오래되어서 보수비도 10억 이상 소요되거든요."]

한때 추억이 있던 장소지만 지금은 주민들에게 이런 처집니다.

[마을 주민 (음성변조) : "건물이 이젠 폐가지. 밤에 안 좋지. 불도 꺼지고 그러니깐."]

[마을 주민 (음성변조) : "큰 대로변이라 좀 보기가 싫지. 큰 건물을 이렇게 그냥 방치하고 놔두니까. 미관상으로도 안 좋고, 사람 사는 동네 같지 않지."]

도로는 늘어나고 사람들은 옛길보다는 새로운 길, 빠른 길을 찾고 있습니다. 국도변에 방치된 휴게소들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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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한때는 문전성시…여행길 ‘흉물’된 휴게소
    • 입력 2018-08-08 08:34:12
    • 수정2018-08-08 09: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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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휴가철 놀러 다니시다 보면 휴게소 많이 찾게 되죠.

휴게소마다 지역 특색에 맞는 음식과 볼거리로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지가 되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이런 곳들도 있습니다.

겉보기만 휴게소일뿐 문을 닫았거나, 사람 손길 끊긴지 오래라 흉가로 불리기까지 하는 곳인데요,

지역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들인지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고성군의 미시령 터널 앞.

서울에서 속초나 양양을 오가는 관광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입니다.

그런데, 하나 둘, 갑자기 다시 발길을 돌리기 일쑤입니다.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아들이 화장실 좀 이용하려 했더니……."]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부산에서 오는 길인데 배가 좀 고파서 잠깐 들르려고 했더니 폐쇄됐네."]

휴게소 간판이 걸려있고, 건물도 멀쩡한데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탭니다.

[신희웅/서울시 성동구 : "여기서 고기도 먹고 그랬는데, 꽤 장사가 됐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왜 없어졌는지 모르겠네요."]

화장실과 건물 앞엔 출입금지 표시와 내부수리중이란 간판이 걸려있는데요.

방문객들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휴게소 표지판만 보고 왔는데 와보니까 안 하고 있어서."]

[휴게소 방문객(음성변조) : "아무것도 모르고 화장실 가려고 들렀는데 이용하려고 온 사람으로서는 당황스럽죠."]

곳곳에 쓰레기들만 쌓여있는 이곳, 과거엔 설악산의 명물,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와 사진 촬영지로도 유명했는데, 지금은 사실상 폐점 상태입니다.

임대를 준 관리업체 측 역시 난감하다는 반응인데요.

[휴게소 관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올 2월 초 정도, 설까지는 운영을 했었어요. 운영하시던 분이 중간에 운영을 안 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렇다면 갑자기 닫은 이유는 뭘까요?

[휴게소 관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작년 7월에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개통했잖아요. 그때부터 통행량 자체가 굉장히 많이 감소했죠."]

고속도로가 생긴 뒤 정작 미시령터널을 오가는 차량이 줄자 그 여파가 휴게소 이용객 급감으로 이어진 겁니다.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친 교통량 예측에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개통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44번 국도의 경기도 양평군과 강원도 홍천군 구간.

약 33km 구간에 무려 15개가 넘는 휴게소가 들어설 정도로 호황이었던 곳입니다.

여름이면 피서, 가을이면 단풍 구경 수도권의 인파들이 이 도로를 통과해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예전에는 장사 잘 됐지."]

[마을 주민(음성변조) : "한계령, 대관령 이쪽으로 다 넘어 다녔죠. 설악산도 전부 다 이 길로 갔어요."]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

10분간 차로 이동을 하며 둘러봤더니 약 5km 구간 안에 휴게소는 무려 6개, 하지만, 4개는 폐점 상태였습니다.

휴게소 주인(음성변조) : "(매출이) 10분에 1 정도. 주말에는 차 몇 대 안 지나가고 인건비도 안 나오는데, 하여튼 여기가 그냥 고사 직전인 거죠."]

역시 서울 양양 간 고속도로 여파입니다.

약 7년 전 문을 닫은 한 휴게소, 식당 안 집기엔 먼지가 소복이 쌓여있고 외벽엔 새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다른 곳의 사정도 마찬가지 흉물스럽게 변한 휴게소는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주민들 속은 타들어 갑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태반이 흉가에요. 100미터 올라가면 휴게소 흉가 나와 여기서 홍천까지 가면서 보면 빈 건물들이 길바닥에 널렸어요."]

[관광객(음성변조) : "여러모로 방치되어 있으면 보기도 안 좋잖아요. 밤에도 컴컴해 보이고 고양이들도 많이 돌아다니고 좀 좋진 않죠."]

지역 주민도, 관광객도 불편하지만 사유 재산이라 지자체 측도 딱히 철거나 처분할 길은 없습니다.

[군청관계자(음성변조) : "일반적으로 휴게 음식점으로 영업 신고한 업소에 대해서 저희가 위생 점검이라든지 그런 걸 하고 있고 휴게소 자체를 저희가 관리하고 있지는 않아요."]

이번에는 전북 김제로 가보겠습니다.

새만금 초입이자 동진강 유역에 덩그러니 서 있는 붉은 색 건물.

무성한 잡초와 쓰레기 속에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워 보이지만 한때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던 휴게솝니다.

[주유소 주인(음성변조) : "옛날에 새 건물일 때 호황기였어요. 포장마차도 많이 있었고 아이스크림 판매하는 사람도 있었고, 노점들도 많이 있었거든요."]

휴게소가 문을 닫은 건 2012년이지만, 불황은 더 일찍 시작됐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옛날에는 서해안 고속도로 안 났을 때는 사람 많았지. 서울, 목포 그런 데도 이 길로 다 다녔으니까."]

서해안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겁니다.

20년 사용이 끝나고 지난 2012년 계약 만기로 지자체에 귀속이 됐지만 용도를 잃고 방치돼 있습니다.

[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2008년도에 보전관리 지역으로 변경되어서 음식점이라든가 판매 시설은 아예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건물이) 오래되어서 보수비도 10억 이상 소요되거든요."]

한때 추억이 있던 장소지만 지금은 주민들에게 이런 처집니다.

[마을 주민 (음성변조) : "건물이 이젠 폐가지. 밤에 안 좋지. 불도 꺼지고 그러니깐."]

[마을 주민 (음성변조) : "큰 대로변이라 좀 보기가 싫지. 큰 건물을 이렇게 그냥 방치하고 놔두니까. 미관상으로도 안 좋고, 사람 사는 동네 같지 않지."]

도로는 늘어나고 사람들은 옛길보다는 새로운 길, 빠른 길을 찾고 있습니다. 국도변에 방치된 휴게소들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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