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외래 곤충 기승…생태계 위협

입력 2018.08.21 (07:37) 수정 2018.08.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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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긴 폭염 탓에 외래 곤충인 미국흰불나방 애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잎을 갉아 먹어 나무를 고사시키는 등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허성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로 옆 벚나무 수십 그루가 가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하얀 털로 뒤덮은 애벌레들이 나뭇잎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기 때문입니다.

산책로 곳곳도 애벌레들이 점령했습니다.

외래곤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들입니다.

[울산 동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 "계속 더웠고 비도 오고 한 상태에서 서식환경이 좋다 보니까 한 번에 확 갑자기 급작스럽게 나온 경향이 있었습니다."]

애벌레들이 나무 한 그루의 잎을 먹어치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 3일.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나무들은 급속도로 말라죽어 가고 있습니다.

관리당국은 뒤늦게 방제에 나섰습니다.

[박칠수/방제작업자 : "많을 때는 말도 못했죠. 약을 치면 그냥 떨어지거든요. 떨어지면 그냥 죽어요."]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긴급 방제작업을 마쳤지만 일부 애벌레들은 이렇게 번데기가 돼 방제약이 소용이 없게 됐습니다.

성충이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윤석/울산 생명의 숲 사무국장 : "성충이 날아가서 나뭇가지에 알을 낳기 때문에 수액을 빨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무는 점차적으로 나무의 세력이 약해져 수명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미국흰불나방은 지난 2013년 울산 장생포에서 대량 발생한 이후 해마다 폭염일수가 길어지면서 번식력이 크게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상 기온 속에 빠르게 늘어나는 외래 곤충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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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속 외래 곤충 기승…생태계 위협
    • 입력 2018-08-21 07:54:39
    • 수정2018-08-21 09: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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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긴 폭염 탓에 외래 곤충인 미국흰불나방 애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잎을 갉아 먹어 나무를 고사시키는 등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허성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로 옆 벚나무 수십 그루가 가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하얀 털로 뒤덮은 애벌레들이 나뭇잎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기 때문입니다.

산책로 곳곳도 애벌레들이 점령했습니다.

외래곤충인 미국흰불나방 유충들입니다.

[울산 동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 "계속 더웠고 비도 오고 한 상태에서 서식환경이 좋다 보니까 한 번에 확 갑자기 급작스럽게 나온 경향이 있었습니다."]

애벌레들이 나무 한 그루의 잎을 먹어치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 3일.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나무들은 급속도로 말라죽어 가고 있습니다.

관리당국은 뒤늦게 방제에 나섰습니다.

[박칠수/방제작업자 : "많을 때는 말도 못했죠. 약을 치면 그냥 떨어지거든요. 떨어지면 그냥 죽어요."]

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긴급 방제작업을 마쳤지만 일부 애벌레들은 이렇게 번데기가 돼 방제약이 소용이 없게 됐습니다.

성충이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윤석/울산 생명의 숲 사무국장 : "성충이 날아가서 나뭇가지에 알을 낳기 때문에 수액을 빨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무는 점차적으로 나무의 세력이 약해져 수명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미국흰불나방은 지난 2013년 울산 장생포에서 대량 발생한 이후 해마다 폭염일수가 길어지면서 번식력이 크게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상 기온 속에 빠르게 늘어나는 외래 곤충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성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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