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방북 수행원 1/3 재계…남북경협 급물살?

입력 2018.09.18 (18:07) 수정 2018.09.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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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에서 사흘 일정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방북길에는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경제인들은 첫 날인 오늘 북측 경제 담당 리용남 부총리를 만나는 등 이번 방북으로 남북 경협이 급물살을 탈거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부 황정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 기자, 이번 정상회담의 특별 수행원 명단을 보면 경제인사들이 1/3 정도 되는데, 주요 기업 총수들도 포함됐죠?

[기자]

네, 정상회담에 기업 총수급들이 동행하는게 이례적인 건 아닙니다.

2000년 그리고 2007년에도 주요 기업 그룹 총수급이 동행했거든요.

이번에도 보시면 일단 주요 기업 총수급이 포함됐습니다.

방북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두 번째 방북인 최태원 SK회장이 방북길에 올랐고요.

대외 활동이 거의 없었던 구광모 LG 회장 그리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대신해 김용환 부회장이 포함됐습니다.

과거 대북 사업을 이끌었던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도 포함됐고요.

산업은행 총재와 기반 시설을 담당하는 코레일, 한국전력 그리고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동행했습니다.

여기에다, 주요 경제단체 대표들 그리고 이재웅 스타트업 '쏘카' 대표 등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방북이 가장 큰 관심이죠?

삼성 총수로는 첫 방북이기도 하고 대법원 선고가 남아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수행원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관심이 쏠린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습니다.

삼성그룹 총수가 직접 방북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다,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보니까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틀 전, 방북 수행원 방문 발표 명단이 발표되자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고 임종석 비서실장은 재판과 방북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히려,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 "남북 관계가 많이 진전되면 '평화가 경제다' '경제가 평화다' (라고) 또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또 일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부회장이 두 달전, 인도에서 대통령과 만나고 이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만난 뒤에 삼성 측에서 '3년 간 180조원, 4만명 채용'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지라 이번 방북 이후에도 어떤 사업 계획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관심이 이어지는 겁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이 탄력을 받을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거군요?

[기자]

아무래도 대북 제재 이후,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본격화되는 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정부는 한반도에 동해,서해, 접경지역 이렇게 H자로 된 경제벨트를 만들겠다는 건데 남북 경협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담 첫날인 오늘 북한 측 리용남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를 만난 경제계 수행단들이 이런 내용을 논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요 그룹이 동행하는 상황에서 어떤 사업을 하게 될지도 궁금하고 대북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논의까지 오갈까요?

[기자]

4월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의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자고 큰 틀에서 합의가 된 상황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사회간접자본, SOC 분야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와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같은 사업이 가능하거나 관련 계열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철도 사업을 하는 현대로템과 대북 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SK그룹도 통신과 에너지 분야의 진출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과 LG는 10여년동안 TV 등 가전제품을 북한에서 위탁 생산한 적도 있고요,

포스코도 과거 북한 무연탄을 구매하기도 했고 북한 광물을 이용한 원료 개발이나 철강 사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북 제재가 여전한만큼 당장 대규모 투자나 사업계획이 나오긴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 세계적인 제재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이 비핵화를 위한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기업도 남북 경협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거대한 사업들을 남북한이 자연스럽게 논의하고, 이를 통해서 남북한의 의지와 공감대가 형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가 순조롭게 이뤄져 대북 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남북 경협이 구체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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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방북 수행원 1/3 재계…남북경협 급물살?
    • 입력 2018-09-18 18:16:13
    • 수정2018-09-18 22: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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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사흘 일정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방북길에는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경제인들은 첫 날인 오늘 북측 경제 담당 리용남 부총리를 만나는 등 이번 방북으로 남북 경협이 급물살을 탈거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부 황정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 기자, 이번 정상회담의 특별 수행원 명단을 보면 경제인사들이 1/3 정도 되는데, 주요 기업 총수들도 포함됐죠?

[기자]

네, 정상회담에 기업 총수급들이 동행하는게 이례적인 건 아닙니다.

2000년 그리고 2007년에도 주요 기업 그룹 총수급이 동행했거든요.

이번에도 보시면 일단 주요 기업 총수급이 포함됐습니다.

방북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두 번째 방북인 최태원 SK회장이 방북길에 올랐고요.

대외 활동이 거의 없었던 구광모 LG 회장 그리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을 대신해 김용환 부회장이 포함됐습니다.

과거 대북 사업을 이끌었던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도 포함됐고요.

산업은행 총재와 기반 시설을 담당하는 코레일, 한국전력 그리고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동행했습니다.

여기에다, 주요 경제단체 대표들 그리고 이재웅 스타트업 '쏘카' 대표 등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방북이 가장 큰 관심이죠?

삼성 총수로는 첫 방북이기도 하고 대법원 선고가 남아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수행원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관심이 쏠린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습니다.

삼성그룹 총수가 직접 방북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다,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다 보니까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틀 전, 방북 수행원 방문 발표 명단이 발표되자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고 임종석 비서실장은 재판과 방북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히려,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 "남북 관계가 많이 진전되면 '평화가 경제다' '경제가 평화다' (라고) 또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또 일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부회장이 두 달전, 인도에서 대통령과 만나고 이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만난 뒤에 삼성 측에서 '3년 간 180조원, 4만명 채용'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지라 이번 방북 이후에도 어떤 사업 계획을 내놓지 않을까 하는 관심이 이어지는 겁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이 탄력을 받을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거군요?

[기자]

아무래도 대북 제재 이후,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본격화되는 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정부는 한반도에 동해,서해, 접경지역 이렇게 H자로 된 경제벨트를 만들겠다는 건데 남북 경협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담 첫날인 오늘 북한 측 리용남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를 만난 경제계 수행단들이 이런 내용을 논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요 그룹이 동행하는 상황에서 어떤 사업을 하게 될지도 궁금하고 대북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논의까지 오갈까요?

[기자]

4월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의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자고 큰 틀에서 합의가 된 상황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사회간접자본, SOC 분야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와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같은 사업이 가능하거나 관련 계열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철도 사업을 하는 현대로템과 대북 사업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을 계열사로 두고 있고, SK그룹도 통신과 에너지 분야의 진출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과 LG는 10여년동안 TV 등 가전제품을 북한에서 위탁 생산한 적도 있고요,

포스코도 과거 북한 무연탄을 구매하기도 했고 북한 광물을 이용한 원료 개발이나 철강 사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대북 제재가 여전한만큼 당장 대규모 투자나 사업계획이 나오긴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 세계적인 제재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이 비핵화를 위한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기업도 남북 경협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조봉현/IBK경제연구소 부소장 : "거대한 사업들을 남북한이 자연스럽게 논의하고, 이를 통해서 남북한의 의지와 공감대가 형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가 순조롭게 이뤄져 대북 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남북 경협이 구체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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