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원 명의 땅에 부친 묘…곳곳 ‘위법 투성이’

입력 2018.09.25 (21:29) 수정 2018.09.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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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벌들이 가족묘역을 관리하기 위해 회삿돈과 인력을 맘대로 쓰는 게 문제의 전부가 아닙니다.

호화스러운 가족 묘역을 만들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여러 가지 불법과 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양예빈 기자입니다.

[연관기사][뉴스9/단독] ‘회삿돈’으로 묘역 관리…연간 수천만 원 ‘줄줄’

[리포트]

시골 마을을 지나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

대형 묘비와 함께 묘역이 조성돼 있습니다.

묘비에 적힌 후손들,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이름이 확인됩니다.

역시 묘역 관리엔 직원들이 동원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직원들이) 전부 다 와서 쓸고 닦고... 회장 오기 전에 그 래놔야... 회장 오면 자기들 저쪽에 피해 가 있지."]

묘역 땅의 등기부를 확인해보니 소유주는 류모 씨.

오리온 비서실 출신 직원입니다.

지금은 오리온의 한 지방 영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리온 지방영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류○○씨 계신가요?) 지금 외근을 나가셨어요. (언제쯤 들어오시나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대리점 때문에 나가 있어서."]

담 회장측은 "지역 거주자만 땅 구입이 가능해 직원 명의로 샀다"는 입장.

부동산 실명법 위반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묘역과 주차장 땅의 원래 용도는 농사를 짓는 밭입니다.

농지법 위반으로, 이미 청도군청에 적발됐습니다.

오리온 측은 원상복구 명령을 받고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이곳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하지만 묘역은 그대로, 이행강제금만 내며 버티자 청도군청이 강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청도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신고나 허가나 다 받고 했어야 됐는데 그런거 거의 누락됐어요. 고발 조치를 준비중입니다."]

충남 공주에 있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선친 묘역.

진입로를 따라 비석을 지나면 묘역으로 이어지고, 사당도 따로 지어져 있습니다.

관리인은 묘역 앞 마을의 전직 이장.

[관리인/음성변조 : "나는 여기가 고향이야. 고향이고, 동네 일도 봤고 하니까 관리하는 거지."]

한화의 지원으로 묘역 관리는 주로 마을 주민들이 맡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관리인이) 한화에서 보내주는 물건을 받아서 회관에다 놨다가 주민들 나눠 주고. 캔커피 명절 때 한 집에 박스 하나씩 주고..."]

묘역 땅의 등기부를 보니, 소유주는 김 회장 일가.

그런데 필지 한 곳이 농사를 짓는 밭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묘역 입구, 바닥 벽돌로 포장된 곳입니다.

[공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농지법 위반이죠. 농지 같은 경우는 목적 사업을 하려면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죠."]

김승연 회장측은 묘역 관리 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토지는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 뒤 관청의 행정 절차를 따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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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직원 명의 땅에 부친 묘…곳곳 ‘위법 투성이’
    • 입력 2018-09-25 21:34:50
    • 수정2018-09-25 22:23:57
    뉴스 9
[앵커]

재벌들이 가족묘역을 관리하기 위해 회삿돈과 인력을 맘대로 쓰는 게 문제의 전부가 아닙니다.

호화스러운 가족 묘역을 만들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여러 가지 불법과 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양예빈 기자입니다.

[연관기사][뉴스9/단독] ‘회삿돈’으로 묘역 관리…연간 수천만 원 ‘줄줄’

[리포트]

시골 마을을 지나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

대형 묘비와 함께 묘역이 조성돼 있습니다.

묘비에 적힌 후손들,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이름이 확인됩니다.

역시 묘역 관리엔 직원들이 동원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직원들이) 전부 다 와서 쓸고 닦고... 회장 오기 전에 그 래놔야... 회장 오면 자기들 저쪽에 피해 가 있지."]

묘역 땅의 등기부를 확인해보니 소유주는 류모 씨.

오리온 비서실 출신 직원입니다.

지금은 오리온의 한 지방 영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리온 지방영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류○○씨 계신가요?) 지금 외근을 나가셨어요. (언제쯤 들어오시나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대리점 때문에 나가 있어서."]

담 회장측은 "지역 거주자만 땅 구입이 가능해 직원 명의로 샀다"는 입장.

부동산 실명법 위반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묘역과 주차장 땅의 원래 용도는 농사를 짓는 밭입니다.

농지법 위반으로, 이미 청도군청에 적발됐습니다.

오리온 측은 원상복구 명령을 받고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이곳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하지만 묘역은 그대로, 이행강제금만 내며 버티자 청도군청이 강제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청도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신고나 허가나 다 받고 했어야 됐는데 그런거 거의 누락됐어요. 고발 조치를 준비중입니다."]

충남 공주에 있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선친 묘역.

진입로를 따라 비석을 지나면 묘역으로 이어지고, 사당도 따로 지어져 있습니다.

관리인은 묘역 앞 마을의 전직 이장.

[관리인/음성변조 : "나는 여기가 고향이야. 고향이고, 동네 일도 봤고 하니까 관리하는 거지."]

한화의 지원으로 묘역 관리는 주로 마을 주민들이 맡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관리인이) 한화에서 보내주는 물건을 받아서 회관에다 놨다가 주민들 나눠 주고. 캔커피 명절 때 한 집에 박스 하나씩 주고..."]

묘역 땅의 등기부를 보니, 소유주는 김 회장 일가.

그런데 필지 한 곳이 농사를 짓는 밭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묘역 입구, 바닥 벽돌로 포장된 곳입니다.

[공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농지법 위반이죠. 농지 같은 경우는 목적 사업을 하려면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죠."]

김승연 회장측은 묘역 관리 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토지는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 뒤 관청의 행정 절차를 따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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