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중고생 파마·염색 허용…뜨거운 찬반 논란

입력 2018.10.01 (08:29) 수정 2018.10.0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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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두발 자유는 그동안 청소년 인권의 상징처럼 여겨졌는데요.

최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파마와 염색 등 두발 규제를 완전히 없애자는 선언을 하면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또 다시 불붙은 두발자유화 찬반 논란의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7일 서울시 교육청이 파마와 염색까지 허용하는 두발 자유화를 선언했습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는데요,

[신경화/서울시 금천구 : “파마나 염색이 눈에 엄청 치명타예요. 몇 년만 참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그 나이에는 자연 적으로 있는 게 더 예뻐요.”]

[두발 자유화 반대 시민/음성변조 : “파마했겠다. 입술 바르고 옷만 갈아입으면 대학생이라고 해도 모른다 이거죠. 잘못하면 안 좋은 길을 갈 수도 있고….”]

학생인 만큼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고요.

[박효진/서울시 양천구 : “학생의 본분이 그냥 자기의 길을 열심히 찾아 나가는 것이고, 머리카락 색이나 파마가 방해되진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김민섭/서울시 서대문구 : “다양성을 무조건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그런 흐름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이 아닌가.”]

10년 전까지만 해도 머리카락 길이 귀밑 2cm까지만 허용하는 등 두발에 대한 규제가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지나온 세대들의 반응 역시 엇갈립니다.

[이수영/서울시 양천구 : “머리카락이 길면 단속에 걸리고 다시 또 자르기도 하고 그랬죠. 중, 고등학교 때는 귀밑 2~3cm 정도로 단정한 상태가 좋은 것 같아요.”]

[유별님/서울시 강서구 : “깻잎 머리 이런 것 하면 교문에서 딱 붙잡고 “너 이쪽으로 서”하면서 강제로 단속을 했어요. 한참 꿈이 많을 때고 지금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가지고 장래 자기 계발을 해서 직업도 가질 수 있는 나이인데 그 속에 매여서 무슨 상상력이 나오겠어요.”]

그렇다면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나영관/고등학교 1학년 : “저는 반대하는 편입니다. 학생의 신분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런 머리, 염색 같은 걸 하고 다니면 보기 흉하지 않을까요.”]

[김민재/고등학교 1학년 : “저는 찬성하는 편입니다. 간단하게 파마나 염색 정도를 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중, 고등학생의 파마와 염색 자유화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이미 서울 시내 중, 고등학교 40%는 파마나 염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3년 전부터 두발 자율화를 시작한 학교인데, 각 반에 반가량이 염색과 파마를 했습니다.

[우정/고척고등학교 3학년 : “중학교 때는 다 단속했어요. 숨이 막혔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고등학교 오면서 좀 풀린 거 같아요. 그래서 공부도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유재은/고척고등학교 2학년 : “엄마가 처음에 이 머리로 염색할 때 같이 안 다닌다고 했는데 저희 학교를 보면서 괜찮구나 하고 받아들였어요.”]

3년 전 학생들의 두발 자유화 요청에 당시에도 찬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윤영노/고척고등학교 생활안전부장 교사 : “모든 학교가 전통적으로 허용을 하지 않는데 만약에 이걸 허용한다면 어느 한계치를 넘어서 학업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완전한 두발 자유화란 학칙 변경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데요.

[윤영노/고척고등학교 생활안전부장 교사 : “막상 시도를 해보니까 생각보다는 부작용이 덜했고 또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고….”]

두발 단속으로 인한 사제 간의 갈등도 사라졌습니다.

두발 자유화를 시작한지 2년째 되는 한 중학굡니다.

[김재윤/북서울 중학교 3학년 : “염색한 학생은 한 반에 한두 명 많아도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개성을 표현한다는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염색과 파마를 한 학생은 한 반에 2~3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박상준/북서울중학교 2학년 부장교사 : “시행 초기에는 저희가 보기에 우려스러울 정도로 지나친 염색이나 파마 이런 머리도 등장을 했는데 무난한 스타일로 정착이 된 것 같아요. 용모에 신경을 써서 학업에 집중을 안 한다든지 또는 그걸로 인해서 일탈 행위가 더 심해졌다든지 이런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신미현/북서울 중학교 학부모 : “규제가 너무 심하다 보면 오히려 반발심이 강해지기 때문에 저는 아이들이 자유 속에서 자기가 스스로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2학기부터는 두발 자유화를 권고 했는데요.

학교가 결정할 일을 과도하게 간섭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종진/개봉중학교 : “아이들을 바른 생활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교사가 노력해야 되는데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방향대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교사의 역할은 없어지게 되고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학교 현장에 혼란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만만치 않은 염색, 파마 비용을 감안했을 때 빈부 격차 갈등이 생기는 건 아닌지 학부모들은 걱정합니다.

[최미숙/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 : “머리 모양에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학업에 방해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고 또 아이들의 모발이나 피부 건강 문제 등 이런 부분에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점이 있는 거죠.”]

또 다시 불붙은 두발자유화 논쟁.

한동안 뜨거운 찬반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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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1 08:29:59
    • 수정2018-10-01 08: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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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두발 자유는 그동안 청소년 인권의 상징처럼 여겨졌는데요.

최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파마와 염색 등 두발 규제를 완전히 없애자는 선언을 하면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또 다시 불붙은 두발자유화 찬반 논란의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7일 서울시 교육청이 파마와 염색까지 허용하는 두발 자유화를 선언했습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는데요,

[신경화/서울시 금천구 : “파마나 염색이 눈에 엄청 치명타예요. 몇 년만 참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그 나이에는 자연 적으로 있는 게 더 예뻐요.”]

[두발 자유화 반대 시민/음성변조 : “파마했겠다. 입술 바르고 옷만 갈아입으면 대학생이라고 해도 모른다 이거죠. 잘못하면 안 좋은 길을 갈 수도 있고….”]

학생인 만큼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고요.

[박효진/서울시 양천구 : “학생의 본분이 그냥 자기의 길을 열심히 찾아 나가는 것이고, 머리카락 색이나 파마가 방해되진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김민섭/서울시 서대문구 : “다양성을 무조건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봐요. 그런 흐름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이 아닌가.”]

10년 전까지만 해도 머리카락 길이 귀밑 2cm까지만 허용하는 등 두발에 대한 규제가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지나온 세대들의 반응 역시 엇갈립니다.

[이수영/서울시 양천구 : “머리카락이 길면 단속에 걸리고 다시 또 자르기도 하고 그랬죠. 중, 고등학교 때는 귀밑 2~3cm 정도로 단정한 상태가 좋은 것 같아요.”]

[유별님/서울시 강서구 : “깻잎 머리 이런 것 하면 교문에서 딱 붙잡고 “너 이쪽으로 서”하면서 강제로 단속을 했어요. 한참 꿈이 많을 때고 지금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가지고 장래 자기 계발을 해서 직업도 가질 수 있는 나이인데 그 속에 매여서 무슨 상상력이 나오겠어요.”]

그렇다면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나영관/고등학교 1학년 : “저는 반대하는 편입니다. 학생의 신분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런 머리, 염색 같은 걸 하고 다니면 보기 흉하지 않을까요.”]

[김민재/고등학교 1학년 : “저는 찬성하는 편입니다. 간단하게 파마나 염색 정도를 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중, 고등학생의 파마와 염색 자유화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이미 서울 시내 중, 고등학교 40%는 파마나 염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3년 전부터 두발 자율화를 시작한 학교인데, 각 반에 반가량이 염색과 파마를 했습니다.

[우정/고척고등학교 3학년 : “중학교 때는 다 단속했어요. 숨이 막혔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고등학교 오면서 좀 풀린 거 같아요. 그래서 공부도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유재은/고척고등학교 2학년 : “엄마가 처음에 이 머리로 염색할 때 같이 안 다닌다고 했는데 저희 학교를 보면서 괜찮구나 하고 받아들였어요.”]

3년 전 학생들의 두발 자유화 요청에 당시에도 찬반 의견은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윤영노/고척고등학교 생활안전부장 교사 : “모든 학교가 전통적으로 허용을 하지 않는데 만약에 이걸 허용한다면 어느 한계치를 넘어서 학업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완전한 두발 자유화란 학칙 변경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데요.

[윤영노/고척고등학교 생활안전부장 교사 : “막상 시도를 해보니까 생각보다는 부작용이 덜했고 또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고….”]

두발 단속으로 인한 사제 간의 갈등도 사라졌습니다.

두발 자유화를 시작한지 2년째 되는 한 중학굡니다.

[김재윤/북서울 중학교 3학년 : “염색한 학생은 한 반에 한두 명 많아도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개성을 표현한다는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염색과 파마를 한 학생은 한 반에 2~3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박상준/북서울중학교 2학년 부장교사 : “시행 초기에는 저희가 보기에 우려스러울 정도로 지나친 염색이나 파마 이런 머리도 등장을 했는데 무난한 스타일로 정착이 된 것 같아요. 용모에 신경을 써서 학업에 집중을 안 한다든지 또는 그걸로 인해서 일탈 행위가 더 심해졌다든지 이런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신미현/북서울 중학교 학부모 : “규제가 너무 심하다 보면 오히려 반발심이 강해지기 때문에 저는 아이들이 자유 속에서 자기가 스스로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2학기부터는 두발 자유화를 권고 했는데요.

학교가 결정할 일을 과도하게 간섭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종진/개봉중학교 : “아이들을 바른 생활 습관 형성을 위해서는 교사가 노력해야 되는데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방향대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교사의 역할은 없어지게 되고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학교 현장에 혼란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만만치 않은 염색, 파마 비용을 감안했을 때 빈부 격차 갈등이 생기는 건 아닌지 학부모들은 걱정합니다.

[최미숙/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 : “머리 모양에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학업에 방해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고 또 아이들의 모발이나 피부 건강 문제 등 이런 부분에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점이 있는 거죠.”]

또 다시 불붙은 두발자유화 논쟁.

한동안 뜨거운 찬반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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