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더 커진 소득격차’ 3분기 11년 만에 최악…이유는?

입력 2018.11.22 (21:13) 수정 2018.11.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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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소득 상위 20% 가구는 1년 전보다 8.8% 늘어서, 한 달 평균 970만 원 넘게 벌었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130만원 수준으로 오히려 7%가 줄었습니다.

다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계산해보니까,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5배가 넘었는데요,

차이가 많이 나죠,

이른바 '소득 분배'가 잘 안 이뤄지고 있다는 건데, 3분기만 놓고 보면, 11년 만에 가장 사정이 안 좋습니다.

고용 부진으로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벌이도 시원치 않은 상황인데, 저소득층일수록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 더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임세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인력시장, 64살 김 모 씨는 오늘도 일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나흘 연속 헛탕입니다.

[김OO/일용직 노동자 : "만 60살 이상은 인력사무소 가서 신분증 내면 잘 안 보내줘요. 주민등록증 내니까 '(일자리) 없습니다' 하고 그냥 가라고 그러잖아요."]

하루 방세가 만 2천 원인 여인숙에 머물고 있지만, 밀려 있는 일주일치 방값 낼 돈이 없어 들어갈 처지도 못됩니다.

[김OO/일용직 노동자 : "지금 일 없어서 집에 들어가야 되는데, 나가라고 그럴까봐 지금 안 들어가고 이러고 있잖아요. 아, 창피해. 창피해 죽겠네."]

이렇게 일거리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 근로소득으로 봤을 때 하위 20% 가 버는 돈은 20%가 넘게 줄었습니다.

특히 단순 노무직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면서 하위 20% 한 가구당 돈 버는 사람은 0.69명으로 줄었습니다.

고령층 가구가 늘어나다보니 돈 벌 사람 숫자가 적어진 것도 원인일 겁니다.

결국 이 계층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정부 복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 하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에선 이런 처지가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선 연탄 천 장, 70만 원어치가 필요하지만, 운 좋은 날에나 하루 5천 원을 버는 노점 할머니에겐 엄두 못낼 큰 돈입니다.

[노영덕/백사마을 주민 : "3만 원 매상을 하면 3천 원, 5만 원 매상을 하면 5천 원 그래요. 그거밖에 마진이 없어요."]

봉사단체에서 연탄을 받고 정부 보조 등으로 겨우 약 값을 마련하는 정도입니다.

[장순분/백사마을 주민 : "주니까 감사하지. 고맙고. 연탄은 공짜로 때니까. 손자가 한 달에 7만 원 씩 주고..."]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 감소하고 있는 저소득층 소득도 늘어날 거라고 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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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더 커진 소득격차’ 3분기 11년 만에 최악…이유는?
    • 입력 2018-11-22 21:16:14
    • 수정2018-11-22 22: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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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소득 상위 20% 가구는 1년 전보다 8.8% 늘어서, 한 달 평균 970만 원 넘게 벌었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130만원 수준으로 오히려 7%가 줄었습니다.

다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계산해보니까,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5배가 넘었는데요,

차이가 많이 나죠,

이른바 '소득 분배'가 잘 안 이뤄지고 있다는 건데, 3분기만 놓고 보면, 11년 만에 가장 사정이 안 좋습니다.

고용 부진으로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벌이도 시원치 않은 상황인데, 저소득층일수록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 더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임세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인력시장, 64살 김 모 씨는 오늘도 일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나흘 연속 헛탕입니다.

[김OO/일용직 노동자 : "만 60살 이상은 인력사무소 가서 신분증 내면 잘 안 보내줘요. 주민등록증 내니까 '(일자리) 없습니다' 하고 그냥 가라고 그러잖아요."]

하루 방세가 만 2천 원인 여인숙에 머물고 있지만, 밀려 있는 일주일치 방값 낼 돈이 없어 들어갈 처지도 못됩니다.

[김OO/일용직 노동자 : "지금 일 없어서 집에 들어가야 되는데, 나가라고 그럴까봐 지금 안 들어가고 이러고 있잖아요. 아, 창피해. 창피해 죽겠네."]

이렇게 일거리를 찾기가 어렵다 보니, 근로소득으로 봤을 때 하위 20% 가 버는 돈은 20%가 넘게 줄었습니다.

특히 단순 노무직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면서 하위 20% 한 가구당 돈 버는 사람은 0.69명으로 줄었습니다.

고령층 가구가 늘어나다보니 돈 벌 사람 숫자가 적어진 것도 원인일 겁니다.

결국 이 계층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정부 복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 하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에선 이런 처지가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선 연탄 천 장, 70만 원어치가 필요하지만, 운 좋은 날에나 하루 5천 원을 버는 노점 할머니에겐 엄두 못낼 큰 돈입니다.

[노영덕/백사마을 주민 : "3만 원 매상을 하면 3천 원, 5만 원 매상을 하면 5천 원 그래요. 그거밖에 마진이 없어요."]

봉사단체에서 연탄을 받고 정부 보조 등으로 겨우 약 값을 마련하는 정도입니다.

[장순분/백사마을 주민 : "주니까 감사하지. 고맙고. 연탄은 공짜로 때니까. 손자가 한 달에 7만 원 씩 주고..."]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 감소하고 있는 저소득층 소득도 늘어날 거라고 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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