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백두에서 평양까지…북한의 변화상

입력 2018.12.29 (08:09) 수정 2018.12.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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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해 남북 사이 왕래가 잦아지면서 북한 내부를 접할 기회도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도 평양은 물론, 원산, 더 나아가 백두산까지 북한 곳곳의 다양한 모습이 우리 언론에 소개됐는데요.

그러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이 바로 달라지고 있는 북한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7년 차를 맞고 있는 북한, 그 내부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2018 달라진 북한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리포트]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길고 긴 해안선.

북한의 대표 해안도시, 원산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1월 31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위해 우리측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이다.

선수단이 도착한 곳은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 스키장.

["준비, 시작!"]

계속되는 고된 훈련 속에 어느덧 어색함을 떨쳐버린 선수들.

[안금룡/북한 스키 선수 : "다르게 생각할 것 없고 그저 기쁘게 생각합니다."]

[임승현/남한 스키 선수 : "굉장히 새로웠고요. 북측 선수들과 함께 스키를 같이 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당시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올림픽을 계기로 공개된 마식령 스키장의 자태였다.

부지면적만 총 14㎢, 가장 긴 슬로프의 길이가 5091m로 알려진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13년 12월에 개장했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 뿐 아니라 스키장 구석구석을 외부에 공개한 북한 당국의 태도에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관광 사업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관광지를 개발한 그런 어떤 역사들이 보여지거든요. 그런 흔적들이 많이 보여지거든요. 그게 대표적인 게 마식령스키장이라 할 수 있고 북한 주민들도 고객으로서 이제 받아들이는 거지만 외국관광객 또는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그런 의도를 애초부터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그리고 6개월 후.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등 방북단 150명이 서해 육로를 통해 평향으로 향했다.

달라지고 있다는, 변화하고 있다는 북한의 심장부를 직접 마주하게 된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평양의 모습은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대동강 주변의 풍광.

다양한 모양의 건물들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30층 넘는 빌딩들도 줄지어 들어섰다.

그리고 이런 초고층 건물들은 평양 시내의 스카이라인까지 바꿔놓았다.

하지만 평양의 외경보다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달라진 평양 시민들의 문화 생활이었다.

연일 계속 되는 폭염에 사람들의 발길이 머문 곳은 평양 대동강 구역에 위치한 문수 물놀이장.

실내외 수영장과 파도풀, 20개가 넘는 슬라이드에 피트니스 센터와 고급 식당까지 갖춘 문수 물놀이장은 북한 최대의 워터 파크다.

북한 근로자의 한 달 월급과 맞먹을 정도로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문수물놀이장 안내원 : "우리 원수님(김정은)께서 18미터 급강하(코스) 오르셨던 곳, 그게 제일 인기입니다. 내가 타봤는데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이게 아무 준비 없이 순간에 내려온단 말입니다."]

물놀이 중간 마시는 시원한 대동강 맥주는 말 그대로 별미로 자리 잡았다.

["(맥주가 많이 팔립니까?) 네, 맥주가 맛이 좋아서 우리 인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사람들이 먹어보고 뭐라고 하나요?) 우리 대동강 맥주가 정말 별맛이라고 좋아합니다."]

지난 7월 문을 연 평양 대동강수산물 식당.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철갑상어와 칠색 송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널찍한 수조안을 헤엄친다.

마치 대형마트에서나 봄직한 바코드 계산 시스템도 갖춰져 있는 이곳은 다양한 수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맛있고 가격이 낮단 말입니다. (집에 행사 있으세요?) 아닙니다."]

시민들로 북적이는 대동강 수산물 식당의 모습에선 평양 시민들의 외식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원수님 배려로, 경애하는 원수님 배려로 (가격이) 낮게 인민들에게 봉사해주는 겁니다."]

["1층이랑 3층이랑 다 인민들, 우리 주민들이 들어옵니다."]

거리에선 알록달록 원색의 옷을 입은 주민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여성들의 옷차림에 가늠해 볼 수 있는 평양의 유행.

상점에선 직원이 반응이 좋다는 화장품을 자신 있게 내보인다.

["(인삼향 나네요, 신기한데요 인삼이 들어있는 게) 신개발로 나온 건데 굉장히 반응이 좋습니다. 개성고려인삼입니다."]

한쪽에선 판매원이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 돈 500만 원 가까운 고가이지만 최근 평양에서 인기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 이게 좀 우리나라에서 많이 유행됐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 상품은 이제) 수요가 그다지 높지 않고 이 상품이 더 높습니다."]

["최근에 이 상품이 많이 유행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니까 새 상품이 수요가 많죠."]

그런 와중에 취재진의 눈에 띈 한 젊은 여성, 우리 선수단의 안내를 맡은 북측 안내원, 27살 김연이 씨다.

호날두의 열성팬이라는 김 씨는 메시며 네이마르까지 유럽 리그를 호령하는 축구선수들의 최근 소식을 꿰고 있었다.

[김연이/북측 안내원 : "호날두와 베일이 한 팀에 있지 않습니까? 레알 마드리드에, 호날두 다음으로 제 눈에 들어온 선수는 베일입니다. (호날두가 최근 레알 마드리드 떠난 건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유벤투스로 갔던데... 11미터 벌차기 (패널티킥)도 메시는 실수가 많단 말이죠."]

해박한 스포츠 지식에 동행한 해설위원과 스포츠 기자까지 감탄할 정도.

손흥민은 물론이고 지소연을 지메시로 부를 만큼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김연이/북측 안내원 : "(남측 선수 중에 아는 선수 있나요?) 네. 손흥민, 박지성과 '지메시'라고 통하더란 말입니다. (지메시는 지소연 선수.)"]

우리는 연이씨를 통해 북한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주로 TV와 신문, 잡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는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연이/북측 안내원 :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관심도도 높으니까 그만큼... 저희가 요구하는 만큼은 충족시킬 만큼은 다 있습니다."]

평양에 국한된 모습이긴 하지만 달라진 북한의 외경과 주민들의 생활 문화는 깊은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같은 달 8월, 북한이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백두산 캠핑을 허용해 큰 화제가 됐다.

뉴질랜드인 등산가 로저 쉐퍼드씨와 일행도 5박 6일간 백두산 일대를 산행하며 야영을 즐겼다.

[로저 쉐퍼드/등반가 :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뉴질랜드 사람으로서 여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한해 2백만이 찾는 중국쪽 백두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한적한 모습. 그만큼 자연 훼손도 덜 할 뿐더러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쉐퍼드 씨의 말이다.

[로저 쉐퍼드/등반가 :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죠. 가장 높은 곳은 북한에 있는 장군봉입니다. 덜 개발됐고 더 아름답고, 더 자연적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이들이 캠핑 도중 북한 주민들과 어울리며 이들의 일상을 체험할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감자냄새가 좋네요. 여기 대홍단 감자입니까?) 아니. 대홍단 감자래. 삼지연(감자입니다). (미스터 한, 이거 만드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몇시간 동안 했나 물어 봅니다.
이거? 시간 반. (시간 반? 한시간 반?) 응."]

북한산 감자를 찌고 라면도 함께 끓여먹는가 하면 일대를 지나는 학생들과 대화도 비교적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

["웰컴! (아 감사합니다. 잘가요.) 땡큐 베리마치!"]

어쩌면 북한의 일반적인 모습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경험은 북한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게 할거라는 게 쉐퍼드씨의 얘기다.

[로저 쉐퍼드/등반가 : "제 생각에 여행이 끝나고 나면 이 나라가 다시 보일 것 같습니다. 북한사람들을 더 이해하게 되었고 여기서 따뜻한 추억을 가져가길 희망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이 이 나라 사람들을 알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2018, 급변했던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

그 사이 우리는 북한의 변화상도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난 9월 백두산 천지에 올라 새로운 역사를 쓰자는 약속을 한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국무위원장 :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붓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물이 마르지 않듯이 이 천지 물에다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의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우리가 계속 써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약속과 결심이 북한 사회에 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다가오는 2019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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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백두에서 평양까지…북한의 변화상
    • 입력 2018-12-29 08:12:03
    • 수정2018-12-29 08:40:10
    남북의 창
[앵커]

올 한해 남북 사이 왕래가 잦아지면서 북한 내부를 접할 기회도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도 평양은 물론, 원산, 더 나아가 백두산까지 북한 곳곳의 다양한 모습이 우리 언론에 소개됐는데요.

그러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이 바로 달라지고 있는 북한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7년 차를 맞고 있는 북한, 그 내부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2018 달라진 북한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리포트]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는 길고 긴 해안선.

북한의 대표 해안도시, 원산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1월 31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위해 우리측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이다.

선수단이 도착한 곳은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 스키장.

["준비, 시작!"]

계속되는 고된 훈련 속에 어느덧 어색함을 떨쳐버린 선수들.

[안금룡/북한 스키 선수 : "다르게 생각할 것 없고 그저 기쁘게 생각합니다."]

[임승현/남한 스키 선수 : "굉장히 새로웠고요. 북측 선수들과 함께 스키를 같이 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당시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올림픽을 계기로 공개된 마식령 스키장의 자태였다.

부지면적만 총 14㎢, 가장 긴 슬로프의 길이가 5091m로 알려진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13년 12월에 개장했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 뿐 아니라 스키장 구석구석을 외부에 공개한 북한 당국의 태도에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관광 사업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관광지를 개발한 그런 어떤 역사들이 보여지거든요. 그런 흔적들이 많이 보여지거든요. 그게 대표적인 게 마식령스키장이라 할 수 있고 북한 주민들도 고객으로서 이제 받아들이는 거지만 외국관광객 또는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그런 의도를 애초부터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그리고 6개월 후.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등 방북단 150명이 서해 육로를 통해 평향으로 향했다.

달라지고 있다는, 변화하고 있다는 북한의 심장부를 직접 마주하게 된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평양의 모습은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대동강 주변의 풍광.

다양한 모양의 건물들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30층 넘는 빌딩들도 줄지어 들어섰다.

그리고 이런 초고층 건물들은 평양 시내의 스카이라인까지 바꿔놓았다.

하지만 평양의 외경보다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달라진 평양 시민들의 문화 생활이었다.

연일 계속 되는 폭염에 사람들의 발길이 머문 곳은 평양 대동강 구역에 위치한 문수 물놀이장.

실내외 수영장과 파도풀, 20개가 넘는 슬라이드에 피트니스 센터와 고급 식당까지 갖춘 문수 물놀이장은 북한 최대의 워터 파크다.

북한 근로자의 한 달 월급과 맞먹을 정도로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문수물놀이장 안내원 : "우리 원수님(김정은)께서 18미터 급강하(코스) 오르셨던 곳, 그게 제일 인기입니다. 내가 타봤는데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이게 아무 준비 없이 순간에 내려온단 말입니다."]

물놀이 중간 마시는 시원한 대동강 맥주는 말 그대로 별미로 자리 잡았다.

["(맥주가 많이 팔립니까?) 네, 맥주가 맛이 좋아서 우리 인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사람들이 먹어보고 뭐라고 하나요?) 우리 대동강 맥주가 정말 별맛이라고 좋아합니다."]

지난 7월 문을 연 평양 대동강수산물 식당.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철갑상어와 칠색 송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널찍한 수조안을 헤엄친다.

마치 대형마트에서나 봄직한 바코드 계산 시스템도 갖춰져 있는 이곳은 다양한 수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맛있고 가격이 낮단 말입니다. (집에 행사 있으세요?) 아닙니다."]

시민들로 북적이는 대동강 수산물 식당의 모습에선 평양 시민들의 외식문화도 엿볼 수 있었다.

["원수님 배려로, 경애하는 원수님 배려로 (가격이) 낮게 인민들에게 봉사해주는 겁니다."]

["1층이랑 3층이랑 다 인민들, 우리 주민들이 들어옵니다."]

거리에선 알록달록 원색의 옷을 입은 주민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여성들의 옷차림에 가늠해 볼 수 있는 평양의 유행.

상점에선 직원이 반응이 좋다는 화장품을 자신 있게 내보인다.

["(인삼향 나네요, 신기한데요 인삼이 들어있는 게) 신개발로 나온 건데 굉장히 반응이 좋습니다. 개성고려인삼입니다."]

한쪽에선 판매원이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 돈 500만 원 가까운 고가이지만 최근 평양에서 인기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 이게 좀 우리나라에서 많이 유행됐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 상품은 이제) 수요가 그다지 높지 않고 이 상품이 더 높습니다."]

["최근에 이 상품이 많이 유행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니까 새 상품이 수요가 많죠."]

그런 와중에 취재진의 눈에 띈 한 젊은 여성, 우리 선수단의 안내를 맡은 북측 안내원, 27살 김연이 씨다.

호날두의 열성팬이라는 김 씨는 메시며 네이마르까지 유럽 리그를 호령하는 축구선수들의 최근 소식을 꿰고 있었다.

[김연이/북측 안내원 : "호날두와 베일이 한 팀에 있지 않습니까? 레알 마드리드에, 호날두 다음으로 제 눈에 들어온 선수는 베일입니다. (호날두가 최근 레알 마드리드 떠난 건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유벤투스로 갔던데... 11미터 벌차기 (패널티킥)도 메시는 실수가 많단 말이죠."]

해박한 스포츠 지식에 동행한 해설위원과 스포츠 기자까지 감탄할 정도.

손흥민은 물론이고 지소연을 지메시로 부를 만큼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김연이/북측 안내원 : "(남측 선수 중에 아는 선수 있나요?) 네. 손흥민, 박지성과 '지메시'라고 통하더란 말입니다. (지메시는 지소연 선수.)"]

우리는 연이씨를 통해 북한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주로 TV와 신문, 잡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는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연이/북측 안내원 :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관심도도 높으니까 그만큼... 저희가 요구하는 만큼은 충족시킬 만큼은 다 있습니다."]

평양에 국한된 모습이긴 하지만 달라진 북한의 외경과 주민들의 생활 문화는 깊은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같은 달 8월, 북한이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백두산 캠핑을 허용해 큰 화제가 됐다.

뉴질랜드인 등산가 로저 쉐퍼드씨와 일행도 5박 6일간 백두산 일대를 산행하며 야영을 즐겼다.

[로저 쉐퍼드/등반가 :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뉴질랜드 사람으로서 여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한해 2백만이 찾는 중국쪽 백두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한적한 모습. 그만큼 자연 훼손도 덜 할 뿐더러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쉐퍼드 씨의 말이다.

[로저 쉐퍼드/등반가 :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죠. 가장 높은 곳은 북한에 있는 장군봉입니다. 덜 개발됐고 더 아름답고, 더 자연적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이들이 캠핑 도중 북한 주민들과 어울리며 이들의 일상을 체험할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감자냄새가 좋네요. 여기 대홍단 감자입니까?) 아니. 대홍단 감자래. 삼지연(감자입니다). (미스터 한, 이거 만드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몇시간 동안 했나 물어 봅니다.
이거? 시간 반. (시간 반? 한시간 반?) 응."]

북한산 감자를 찌고 라면도 함께 끓여먹는가 하면 일대를 지나는 학생들과 대화도 비교적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

["웰컴! (아 감사합니다. 잘가요.) 땡큐 베리마치!"]

어쩌면 북한의 일반적인 모습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경험은 북한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게 할거라는 게 쉐퍼드씨의 얘기다.

[로저 쉐퍼드/등반가 : "제 생각에 여행이 끝나고 나면 이 나라가 다시 보일 것 같습니다. 북한사람들을 더 이해하게 되었고 여기서 따뜻한 추억을 가져가길 희망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이 이 나라 사람들을 알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2018, 급변했던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

그 사이 우리는 북한의 변화상도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난 9월 백두산 천지에 올라 새로운 역사를 쓰자는 약속을 한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국무위원장 :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붓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물이 마르지 않듯이 이 천지 물에다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의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우리가 계속 써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약속과 결심이 북한 사회에 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다가오는 2019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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