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비닐봉투 사용 금지…“조금 불편하지만”

입력 2019.01.07 (08:32) 수정 2019.01.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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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새해부터 달라진 것들이 많죠.

그중에 하루하루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닐봉투인데요,

대형마트와 일정 규모 이상의 슈퍼마켓에서는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 됐습니다.

제과점에서도 예전처럼 그냥 비닐에 담아주지 않죠.

자,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슈퍼마켓.

매장크기가 165제곱미터가 넘어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곳입니다.

새해부턴 고객들에게 유상 판매하던 비닐봉투를 아예 매장에서 없앴습니다.

["봉투 안 하시나요? 봉투는 재활용(종량제) 봉투밖에 없어요. (이 (종량제) 봉투 말고 (없어요)?) 이것밖에 없어요. 지금 일회용이 안 돼서."]

또 다른 슈퍼마켓.

계산을 하던 직원과 고객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는데요.

["속 비닐 봉투 사용하시면 안 돼요. (왜 달아놨어요?) 그건 저기 있는 것만 되고, 이것은 안 돼요."]

속비닐봉투를 쓸 수 없는 제품을 담았는데, 직원의 제지를 받은 겁니다.

["(한 번 만 주시지.) 못 쓰게 돼 있잖아요. (아예 매달아 놓지를 말던가. 아이구.)"]

투명한 속비닐봉투 많이 쓰시죠?

이제는 수분이 있는 어류나 육류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비닐봉투대신 종량제봉투 사용이 권장되고 있는데요.

며칠 전만 해도 마음껏 비닐봉투를 썼던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이런 동네 주민들이 주 고객인 동네 슈퍼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슈퍼마켓 직원/음성변조 : "여긴 말 그대로 얼굴을 다 알고 일주일이면 세 번이고 다섯 번 보는 고객님들인데, (비닐봉투를) 돈 주고도 살 수 없고, 이제 자율포장대를 해놨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번거롭다. 이 봉투 때문에 인심이 야박하다 이런 거 그냥 한 장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하죠)."]

심지어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슈퍼마켓 직원/음성변조 : "물건을 십만 원어치 샀는데 (비닐봉투) 이것도 안 줘? 화내면서 물건 반품한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 입장이 참 난감하죠."]

대형 슈퍼마켓이지만 아직 비닐봉투를 유상 제공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비닐봉투 제공시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3월 말까지 계도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3월 말까지만 비닐봉투를 유료로 제공할 수 있고요. 4월부터는 장바구니나 재사용(종량제 봉투) 사용하시면 돼요. (4월부터는 비닐 봉투는 돈 줘도 없는 거예요?) 네."]

그나마 종량제봉투를 자주 사용하는 주부들은 이해를 하는 분이 많았는데요,

남성 고객들은 비닐봉투를 아예 없앤다고 불만입니다.

[슈퍼마켓 고객/음성변조 : "장바구니 남자들이 가지고 나오진 않잖아요 출근할 때. 퇴근해서 가다가 갑작스럽게 마트 들어가서 뭘 사 가야지 했는데 (비닐봉투) 이것도 안 된다 그러면."]

[슈퍼마켓 고객/음성변조 : "(비닐봉투) 돈 받고라도 팔아라 하는 거지 돈을 받더라도."]

그동안 대량 주문해놓은 비닐봉투를 계도기간 내에 다 처분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합니다.

[송광식/슈퍼마켓 업주 : "지금 큰 봉투 같은 경우는 원가가 45원 정도 되고요. 한 2만5천 장의 재고를 현재 보유하고 있습니다. (4월 전까지 소진되나요?) 안 되죠. 우리 재고도 1년 이상 걸리니까 결국 우리 매장에서 다 손해를 보는 거죠."]

슈퍼마켓 만큼 비닐봉투를 많이 쓰는 곳.

이번에는 제과점입니다.

빵 계산하랴, 바뀐 지침 안내하랴 계산대가 바빠보이는데요.

["혹시 봉투 필요하십니까? (아 봉투비용 내야 하는 거예요?) 1일부터 50원씩 받고 있습니다. (아뇨. 그냥 주세요.)"]

단돈 50원에 비닐봉투 소비가 달라졌을까요?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유광종/제과점 업주 : "우리 고객들이 하루에 한 200명 정도 되는데, 봉투를 받지 않고 가시는 분들이 3분의 2, 3분의 1 정도는 이제 봉투 값을 내고요. 또 봉투를 직접 가지고 와서 넣어 가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봉투에 담아주세요"하는 분들보다 오히려 "그냥 주세요"하는 고객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합니다.

[제과점 고객 : "비닐봉투 어차피 집에 가져가서도 이상하게 버려지거나 (하는데)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저희가 지금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니고. 불편하지만 이정도야 저는 당연히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장바구니 들고 다녀야겠다. 친환경 가방 같은 거 생각하고 있었어요."]

[제과점 고객 : "(빵을 그냥 손에 들고 계시는데요.) 굳이 이건 봉투에 안 넣어도 상관없어서요."]

["(비닐봉투 무상일 때는요?) 그때도 안 받아갔어요. 그냥 들고 갔어요. 집에 가면 쓰레기잖아요."]

이런 분위기는 요즘들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데요,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인한 환경오염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한 편의점 업체가 '비닐봉투'를 대신할 수 있는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젊은층에게도 큰 호응입니다.

[강이주/편의점 업체 홍보팀 주임 : "편의점 같은 경우는 환경부담금 20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닐봉투 소비가 많은데요, 이번에 장바구니 대여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비닐봉투) 소비량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일반 비닐봉투 퇴출에 앞장섰던 대형 마트에선 지난해부터는 속비닐봉투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요?

[대형 마트 고객 : "채소 종류 같은 거 봉투에 담아가는 게 편한데, 일회용 (속비닐)봉투 사용이 안 된다고 해서 장바구니를 들고 나왔어요."]

[대형 마트 고객 : "(생선 같은 경우는 속 비닐봉투 가져가도 된다던데요?) 그냥 비닐 안 쓰려고 (생선이) 하나라 많이 샀으면 모르겠는데. (물이 샌다거나 그러지 않나요?) 새지 않아요. 꼼꼼히 해 놔서 괜찮은데요?"]

우리 국민 한 사람당 1년에 쓰는 비닐봉투는 약 420여 장, 하루에 한 장 이상꼴인데요.

익숙하다는 이유로 쉽게, 또 편리하게 사용해온 비닐봉투,

오늘부터 한 장 씩 줄여보시면서 환경을 위한 불편을 감수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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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비닐봉투 사용 금지…“조금 불편하지만”
    • 입력 2019-01-07 08:33:49
    • 수정2019-01-07 09: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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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새해부터 달라진 것들이 많죠.

그중에 하루하루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닐봉투인데요,

대형마트와 일정 규모 이상의 슈퍼마켓에서는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 됐습니다.

제과점에서도 예전처럼 그냥 비닐에 담아주지 않죠.

자,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주말 서울의 한 슈퍼마켓.

매장크기가 165제곱미터가 넘어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곳입니다.

새해부턴 고객들에게 유상 판매하던 비닐봉투를 아예 매장에서 없앴습니다.

["봉투 안 하시나요? 봉투는 재활용(종량제) 봉투밖에 없어요. (이 (종량제) 봉투 말고 (없어요)?) 이것밖에 없어요. 지금 일회용이 안 돼서."]

또 다른 슈퍼마켓.

계산을 하던 직원과 고객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는데요.

["속 비닐 봉투 사용하시면 안 돼요. (왜 달아놨어요?) 그건 저기 있는 것만 되고, 이것은 안 돼요."]

속비닐봉투를 쓸 수 없는 제품을 담았는데, 직원의 제지를 받은 겁니다.

["(한 번 만 주시지.) 못 쓰게 돼 있잖아요. (아예 매달아 놓지를 말던가. 아이구.)"]

투명한 속비닐봉투 많이 쓰시죠?

이제는 수분이 있는 어류나 육류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비닐봉투대신 종량제봉투 사용이 권장되고 있는데요.

며칠 전만 해도 마음껏 비닐봉투를 썼던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이런 동네 주민들이 주 고객인 동네 슈퍼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슈퍼마켓 직원/음성변조 : "여긴 말 그대로 얼굴을 다 알고 일주일이면 세 번이고 다섯 번 보는 고객님들인데, (비닐봉투를) 돈 주고도 살 수 없고, 이제 자율포장대를 해놨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번거롭다. 이 봉투 때문에 인심이 야박하다 이런 거 그냥 한 장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하죠)."]

심지어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슈퍼마켓 직원/음성변조 : "물건을 십만 원어치 샀는데 (비닐봉투) 이것도 안 줘? 화내면서 물건 반품한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 입장이 참 난감하죠."]

대형 슈퍼마켓이지만 아직 비닐봉투를 유상 제공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비닐봉투 제공시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3월 말까지 계도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3월 말까지만 비닐봉투를 유료로 제공할 수 있고요. 4월부터는 장바구니나 재사용(종량제 봉투) 사용하시면 돼요. (4월부터는 비닐 봉투는 돈 줘도 없는 거예요?) 네."]

그나마 종량제봉투를 자주 사용하는 주부들은 이해를 하는 분이 많았는데요,

남성 고객들은 비닐봉투를 아예 없앤다고 불만입니다.

[슈퍼마켓 고객/음성변조 : "장바구니 남자들이 가지고 나오진 않잖아요 출근할 때. 퇴근해서 가다가 갑작스럽게 마트 들어가서 뭘 사 가야지 했는데 (비닐봉투) 이것도 안 된다 그러면."]

[슈퍼마켓 고객/음성변조 : "(비닐봉투) 돈 받고라도 팔아라 하는 거지 돈을 받더라도."]

그동안 대량 주문해놓은 비닐봉투를 계도기간 내에 다 처분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합니다.

[송광식/슈퍼마켓 업주 : "지금 큰 봉투 같은 경우는 원가가 45원 정도 되고요. 한 2만5천 장의 재고를 현재 보유하고 있습니다. (4월 전까지 소진되나요?) 안 되죠. 우리 재고도 1년 이상 걸리니까 결국 우리 매장에서 다 손해를 보는 거죠."]

슈퍼마켓 만큼 비닐봉투를 많이 쓰는 곳.

이번에는 제과점입니다.

빵 계산하랴, 바뀐 지침 안내하랴 계산대가 바빠보이는데요.

["혹시 봉투 필요하십니까? (아 봉투비용 내야 하는 거예요?) 1일부터 50원씩 받고 있습니다. (아뇨. 그냥 주세요.)"]

단돈 50원에 비닐봉투 소비가 달라졌을까요?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유광종/제과점 업주 : "우리 고객들이 하루에 한 200명 정도 되는데, 봉투를 받지 않고 가시는 분들이 3분의 2, 3분의 1 정도는 이제 봉투 값을 내고요. 또 봉투를 직접 가지고 와서 넣어 가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봉투에 담아주세요"하는 분들보다 오히려 "그냥 주세요"하는 고객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합니다.

[제과점 고객 : "비닐봉투 어차피 집에 가져가서도 이상하게 버려지거나 (하는데)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저희가 지금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니고. 불편하지만 이정도야 저는 당연히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장바구니 들고 다녀야겠다. 친환경 가방 같은 거 생각하고 있었어요."]

[제과점 고객 : "(빵을 그냥 손에 들고 계시는데요.) 굳이 이건 봉투에 안 넣어도 상관없어서요."]

["(비닐봉투 무상일 때는요?) 그때도 안 받아갔어요. 그냥 들고 갔어요. 집에 가면 쓰레기잖아요."]

이런 분위기는 요즘들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데요,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인한 환경오염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한 편의점 업체가 '비닐봉투'를 대신할 수 있는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젊은층에게도 큰 호응입니다.

[강이주/편의점 업체 홍보팀 주임 : "편의점 같은 경우는 환경부담금 20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닐봉투 소비가 많은데요, 이번에 장바구니 대여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비닐봉투) 소비량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일반 비닐봉투 퇴출에 앞장섰던 대형 마트에선 지난해부터는 속비닐봉투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요?

[대형 마트 고객 : "채소 종류 같은 거 봉투에 담아가는 게 편한데, 일회용 (속비닐)봉투 사용이 안 된다고 해서 장바구니를 들고 나왔어요."]

[대형 마트 고객 : "(생선 같은 경우는 속 비닐봉투 가져가도 된다던데요?) 그냥 비닐 안 쓰려고 (생선이) 하나라 많이 샀으면 모르겠는데. (물이 샌다거나 그러지 않나요?) 새지 않아요. 꼼꼼히 해 놔서 괜찮은데요?"]

우리 국민 한 사람당 1년에 쓰는 비닐봉투는 약 420여 장, 하루에 한 장 이상꼴인데요.

익숙하다는 이유로 쉽게, 또 편리하게 사용해온 비닐봉투,

오늘부터 한 장 씩 줄여보시면서 환경을 위한 불편을 감수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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