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5년 버티면 끝?…K리그 ‘나홀로 징계시효’

입력 2019.01.15 (21:45) 수정 2019.01.1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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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음주운전에 적발된 축구 선수들이 사실상 K리그 퇴출이라는 초강도 징계를 받았는데요.

그러나 5년이 지난 음주운전은 징계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상벌 규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하무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을 상대로 음주 운전 자진 신고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구단의 한 선수가 2013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구단 관계자/음성변조 : "(2013년 당시) 신고 의무가 없어서 자체적으로 징계했고, 최근 연맹에 과거 이런 일이 있다고 얘기는 했었어요."]

그러나 연맹은 해당 선수에게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K리그 '상벌 규정'상 징계 시효인 5년이 지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승부 조작과 성범죄 등 징계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중범죄에 음주운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연맹은 오래전 사건을 밝혀내기 위해 행정력을 낭비할 수 없어 징계시효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형/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 : "법리적인 부분을 많이 반영한 사항입니다. 통상 국가 법률에도 공소시효가 있듯이 (중범죄가 아닌) 부분에는 징계시효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효 개념을 스포츠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5년이란 기간 설정도 자의적이고, 음주운전에 대해 너무 쉽게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징계 시효 규정이 있는 건 K리그가 유일해 연맹의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음주 운전 문화를 뿌리째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K리그.

그러나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상벌 규정에선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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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5년 버티면 끝?…K리그 ‘나홀로 징계시효’
    • 입력 2019-01-15 21:49:48
    • 수정2019-01-15 21: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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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음주운전에 적발된 축구 선수들이 사실상 K리그 퇴출이라는 초강도 징계를 받았는데요.

그러나 5년이 지난 음주운전은 징계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상벌 규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하무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을 상대로 음주 운전 자진 신고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구단의 한 선수가 2013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구단 관계자/음성변조 : "(2013년 당시) 신고 의무가 없어서 자체적으로 징계했고, 최근 연맹에 과거 이런 일이 있다고 얘기는 했었어요."]

그러나 연맹은 해당 선수에게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K리그 '상벌 규정'상 징계 시효인 5년이 지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승부 조작과 성범죄 등 징계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중범죄에 음주운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연맹은 오래전 사건을 밝혀내기 위해 행정력을 낭비할 수 없어 징계시효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진형/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 : "법리적인 부분을 많이 반영한 사항입니다. 통상 국가 법률에도 공소시효가 있듯이 (중범죄가 아닌) 부분에는 징계시효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효 개념을 스포츠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5년이란 기간 설정도 자의적이고, 음주운전에 대해 너무 쉽게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징계 시효 규정이 있는 건 K리그가 유일해 연맹의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음주 운전 문화를 뿌리째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K리그.

그러나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상벌 규정에선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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