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실험 결과 은폐

입력 2019.03.14 (08:21) 수정 2019.03.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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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3년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의 공포, 수천 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SK케미칼이 살균제 유해성 측정 결과가 포함된 보고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다고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두번째 친절한 뉴스는 이 SK케미칼의 거짓말입니다.

우정화 기자, 있는 보고서를 왜 없다고 숨긴 건지 그게 제일 궁금한데요?

[기자]

SK케미칼이 있는 보고서를 버젓이 없다고 속인 정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KBS시사기획팀은 지난 2013년 SK측에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측정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SK측은 자료가 있다고 분명히 답변하는데요,

당시 전화 내용 우선 들어보시죠.

[SK케미칼 관계자/'시사기획 창' 2013년 8월 : "자체적으로 서울대 수의대와 동물 실험을 했던 자료도 있고요. 이건 계속 연구소에서 관리를 했던 것 같고..."]

이러던 SK측은 며칠 후 갑자기 "없다"고 말을 바꾸면서 자료를 끝내 주지 않았습니다.

있다는 자료가 갑자기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죠.

자료 관련 SK측의 모호한 발언, 국회에서도 이어집니다.

지난 2016년 열린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실험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위원들의 질타에 대한 답변인데, 들어보시죠.

[김철/SK케미칼 대표/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조 특위 : "지금 현재 그 문서가 보관되어 있지 않고. 저희가 마땅히 내야 하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 그런데 이게 모두 거짓말이라는 게 검찰 수사로 드러나게 됐습니다.

검찰이 지난 1995년 작성된 가습기 살균제 실험보고서를 찾아낸 겁니다.

검찰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SK측이 고의적으로 보고서를 숨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숨긴 것도 문제지만, 검찰 조사에서 또 다른 문제점이 여러 군데서 드러났습니다.

우선 이 보고서의 작성 시점인데요.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 1994년에, 이 보고서는 이듬해인 1995년에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유해성을 검증하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제품은 이미 팔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보고서가 나왔지만 '제품이 무해하다는 건' 충분히 입증되지도 않았습니다.

위증과 은폐, 피해자들은 다시 한 번 분통을 터뜨리게 됐습니다.

검찰은 SK케미칼 박 모 부사장 등 4명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SK케미칼 임직원들의 구속 여부는 오늘 결정됩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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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케미칼 ‘가습기 살균제’ 실험 결과 은폐
    • 입력 2019-03-14 08:24:47
    • 수정2019-03-14 08:31:20
    아침뉴스타임
[앵커]

지난 2013년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의 공포, 수천 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SK케미칼이 살균제 유해성 측정 결과가 포함된 보고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다고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두번째 친절한 뉴스는 이 SK케미칼의 거짓말입니다.

우정화 기자, 있는 보고서를 왜 없다고 숨긴 건지 그게 제일 궁금한데요?

[기자]

SK케미칼이 있는 보고서를 버젓이 없다고 속인 정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KBS시사기획팀은 지난 2013년 SK측에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측정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SK측은 자료가 있다고 분명히 답변하는데요,

당시 전화 내용 우선 들어보시죠.

[SK케미칼 관계자/'시사기획 창' 2013년 8월 : "자체적으로 서울대 수의대와 동물 실험을 했던 자료도 있고요. 이건 계속 연구소에서 관리를 했던 것 같고..."]

이러던 SK측은 며칠 후 갑자기 "없다"고 말을 바꾸면서 자료를 끝내 주지 않았습니다.

있다는 자료가 갑자기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죠.

자료 관련 SK측의 모호한 발언, 국회에서도 이어집니다.

지난 2016년 열린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실험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위원들의 질타에 대한 답변인데, 들어보시죠.

[김철/SK케미칼 대표/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조 특위 : "지금 현재 그 문서가 보관되어 있지 않고. 저희가 마땅히 내야 하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 그런데 이게 모두 거짓말이라는 게 검찰 수사로 드러나게 됐습니다.

검찰이 지난 1995년 작성된 가습기 살균제 실험보고서를 찾아낸 겁니다.

검찰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SK측이 고의적으로 보고서를 숨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숨긴 것도 문제지만, 검찰 조사에서 또 다른 문제점이 여러 군데서 드러났습니다.

우선 이 보고서의 작성 시점인데요.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 1994년에, 이 보고서는 이듬해인 1995년에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유해성을 검증하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제품은 이미 팔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보고서가 나왔지만 '제품이 무해하다는 건' 충분히 입증되지도 않았습니다.

위증과 은폐, 피해자들은 다시 한 번 분통을 터뜨리게 됐습니다.

검찰은 SK케미칼 박 모 부사장 등 4명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SK케미칼 임직원들의 구속 여부는 오늘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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