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한반도…‘고산 침엽수’가 사라진다

입력 2019.04.04 (21:36) 수정 2019.04.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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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에, 사람만 힘든게 아닙니다.

한라산과 지리산 등 고산지대의 침엽수들은 이른바 '수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집단 고사하고 있다는데요.

바뀌고 있는 산림 생태 환경, 김소영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평창의 발왕산입니다.

해발 1,458m 정상에 오르자 새까맣게 변한 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전나무와 비슷한 상록 침엽수, 분비나무입니다.

잎갈이를 하는 나무도 아닌데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는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녹색연합 현장 조사단 : "이미 다 죽었기 때문에 가지들이 그냥 다 툭툭 부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분 부족 때문입니다.

겨울철 내린 눈으로 늦은 봄까지 물기를 머금어야 하는데 적설량이 줄어 이른바 수분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원래는 4월 중순에도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여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눈이 별로 오지 않아서 이렇게 돌이 모두 드러나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 말라죽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쓰러졌습니다.

높이 10m, 2~30년 이상 자란 거목들입니다.

한라산에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의 최대 군락지가 있습니다.

여기저기 회색으로 변한 채 말라죽었습니다.

위성사진으로도 뚜렷이 확인됩니다.

1990년대와 비교하면 서식 면적이 30% 넘게 줄었습니다.

지리산 반야봉 인근, 이곳 침엽수들도 말라 죽었습니다.

산사태까지 생겼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고산 침엽수가 뿌리가 뽑혀서 쓰러지고 이 사이 동공에 밑에 물이 스며들면서 산사태가 일어나는 거죠."]

더워지는 한반도, 그로 인한 고산 지대의 건조화는 한반도의 침엽수 생태계에 큰 위협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산지에서는 앞으로 빠르면 한 10년, 적어도 20년 안에는 거의 이제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침엽수 고사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고 멸종위기인 구상나무 등을 특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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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워지는 한반도…‘고산 침엽수’가 사라진다
    • 입력 2019-04-04 21:38:15
    • 수정2019-04-05 0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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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에, 사람만 힘든게 아닙니다. 한라산과 지리산 등 고산지대의 침엽수들은 이른바 '수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집단 고사하고 있다는데요. 바뀌고 있는 산림 생태 환경, 김소영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평창의 발왕산입니다. 해발 1,458m 정상에 오르자 새까맣게 변한 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전나무와 비슷한 상록 침엽수, 분비나무입니다. 잎갈이를 하는 나무도 아닌데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는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녹색연합 현장 조사단 : "이미 다 죽었기 때문에 가지들이 그냥 다 툭툭 부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분 부족 때문입니다. 겨울철 내린 눈으로 늦은 봄까지 물기를 머금어야 하는데 적설량이 줄어 이른바 수분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원래는 4월 중순에도 무릎 높이까지 눈이 쌓여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눈이 별로 오지 않아서 이렇게 돌이 모두 드러나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 말라죽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쓰러졌습니다. 높이 10m, 2~30년 이상 자란 거목들입니다. 한라산에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의 최대 군락지가 있습니다. 여기저기 회색으로 변한 채 말라죽었습니다. 위성사진으로도 뚜렷이 확인됩니다. 1990년대와 비교하면 서식 면적이 30% 넘게 줄었습니다. 지리산 반야봉 인근, 이곳 침엽수들도 말라 죽었습니다. 산사태까지 생겼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고산 침엽수가 뿌리가 뽑혀서 쓰러지고 이 사이 동공에 밑에 물이 스며들면서 산사태가 일어나는 거죠."] 더워지는 한반도, 그로 인한 고산 지대의 건조화는 한반도의 침엽수 생태계에 큰 위협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산지에서는 앞으로 빠르면 한 10년, 적어도 20년 안에는 거의 이제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침엽수 고사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고 멸종위기인 구상나무 등을 특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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