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을 막아라’…주민들, 밤새 불길과 ‘사투’

입력 2019.04.05 (21:38) 수정 2019.04.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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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민들은 지금도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재난 앞에서 지난 밤새 꼬박 사투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직접 물을 퍼나르며 화마에 맞서보기도 했지만 결국 대부분 ​몸만 겨우 빠져나와야했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마을로 빠르게 번집니다.

불씨가 날아오는 걸 막기 위해 연신 물줄기를 쏘아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급한 맘에 불길을 헤치며 수레라도 끌고 나와 봅니다.

보다 못한 한 주민은 직접 소방 호스를 들고 소방대원과 화재 진압에 나섭니다.

행여 내 집은 괜찮을까, 통제된 도로에 막힌 운전자는 말 그대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운전자 : "아휴 걱정이죠. 바람은 계속 불고 불은 꺼지지를 않고... 밤이니까 많이 걱정되죠."]

그러나 하룻밤새 폐허가 된 집을 보니, 눈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야속한 불길은 손쓸 틈도 없이 창고를 삼켜버렸습니다.

[박성훈/주민 : "아예 겉잡을 수가 없어가지고, 워낙 큰 불이어서... 불이 날아다니고 그래서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한 시간만에 약 5㎞ 정도 속도로 불길이 닥쳐오면서 주민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못챙기고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최현익 : "불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내한테 먼저 연락해서 옷가지는 챙기지 말고, 귀중품이나 지갑 같은 것만 챙겨서 빨리 피해라, 일단..."]

다급한 맘에 물에 적신 수건으로 불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임창수 : "안에 (불이) 타고 들어오는데 그걸 또 끄려고 수건에 물 적셔가지고 화장실 쪽으로 타는 걸 끄려고 하다보니 연기를 많이 마셨어요."]

마을 주민들이 밤새 불길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축구장 700 배가 넘는 면적이 고스란히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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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을 막아라’…주민들, 밤새 불길과 ‘사투’
    • 입력 2019-04-05 21:41:58
    • 수정2019-04-07 11:42:35
    뉴스 9
[앵커] 주민들은 지금도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재난 앞에서 지난 밤새 꼬박 사투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직접 물을 퍼나르며 화마에 맞서보기도 했지만 결국 대부분 ​몸만 겨우 빠져나와야했습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마을로 빠르게 번집니다. 불씨가 날아오는 걸 막기 위해 연신 물줄기를 쏘아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급한 맘에 불길을 헤치며 수레라도 끌고 나와 봅니다. 보다 못한 한 주민은 직접 소방 호스를 들고 소방대원과 화재 진압에 나섭니다. 행여 내 집은 괜찮을까, 통제된 도로에 막힌 운전자는 말 그대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운전자 : "아휴 걱정이죠. 바람은 계속 불고 불은 꺼지지를 않고... 밤이니까 많이 걱정되죠."] 그러나 하룻밤새 폐허가 된 집을 보니, 눈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야속한 불길은 손쓸 틈도 없이 창고를 삼켜버렸습니다. [박성훈/주민 : "아예 겉잡을 수가 없어가지고, 워낙 큰 불이어서... 불이 날아다니고 그래서 손을 쓸 수가 없었어요."] 한 시간만에 약 5㎞ 정도 속도로 불길이 닥쳐오면서 주민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못챙기고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최현익 : "불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내한테 먼저 연락해서 옷가지는 챙기지 말고, 귀중품이나 지갑 같은 것만 챙겨서 빨리 피해라, 일단..."] 다급한 맘에 물에 적신 수건으로 불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임창수 : "안에 (불이) 타고 들어오는데 그걸 또 끄려고 수건에 물 적셔가지고 화장실 쪽으로 타는 걸 끄려고 하다보니 연기를 많이 마셨어요."] 마을 주민들이 밤새 불길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축구장 700 배가 넘는 면적이 고스란히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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