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이 일으킨 태풍, ‘오너리스크’에 흔들린 항공대부의 말년

입력 2019.04.08 (21:03) 수정 2019.04.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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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양호 회장은 12일전에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강제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했고, 그 전엔 가족들의 갑질 논란으로 사과하고 급기야 본인도 270억원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처지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변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내식 땅콩 한 알이 초대형 태풍으로 돌아왔습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비행기를 돌리게 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비판이 거세지자 그룹총수인 아버지 조양호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故 조양호/한진그룹 회장/2014년 12월 :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한 조현아의 아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랍니다. 저를 나무라 주십시오. 저의 잘못입니다."]

이후에도 둘째 딸 조현민, 부인 이명희 씨의 갑질 논란이 잇따르며 대한항공 일가에 대한 원성이 높아졌습니다.

대한항공 직원들마저 '조양호 일가 퇴진'을 외치는 상황.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이어졌고 조 회장 본인도 27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故 조양호/한진그룹 회장/2018년 6월 : "(두 딸과 아내에 이어서 또 (포토라인에) 서게 됐는데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검찰 조사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에게 경영을 맡겨도 되는지, 주주들은 그럴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지난달 주주총회.

조 회장은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주주들 손에 자리를 내놓은 최초의 재벌총수가 된 겁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회장직은 유지된다며 경영권이 건재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후 불과 12일 만에 조 회장은 타계했습니다.

이에 따라 본인을 피고로 한 재판과 추가 수사는 중단됐습니다.

부인 이명희 씨 등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재판도 당분간 미뤄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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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콩이 일으킨 태풍, ‘오너리스크’에 흔들린 항공대부의 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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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4-09 08: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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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양호 회장은 12일전에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강제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했고, 그 전엔 가족들의 갑질 논란으로 사과하고 급기야 본인도 270억원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처지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변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내식 땅콩 한 알이 초대형 태풍으로 돌아왔습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비행기를 돌리게 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비판이 거세지자 그룹총수인 아버지 조양호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故 조양호/한진그룹 회장/2014년 12월 :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한 조현아의 아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랍니다. 저를 나무라 주십시오. 저의 잘못입니다."]

이후에도 둘째 딸 조현민, 부인 이명희 씨의 갑질 논란이 잇따르며 대한항공 일가에 대한 원성이 높아졌습니다.

대한항공 직원들마저 '조양호 일가 퇴진'을 외치는 상황.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이어졌고 조 회장 본인도 270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故 조양호/한진그룹 회장/2018년 6월 : "(두 딸과 아내에 이어서 또 (포토라인에) 서게 됐는데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검찰 조사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에게 경영을 맡겨도 되는지, 주주들은 그럴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지난달 주주총회.

조 회장은 20년 만에 대한항공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주주들 손에 자리를 내놓은 최초의 재벌총수가 된 겁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회장직은 유지된다며 경영권이 건재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후 불과 12일 만에 조 회장은 타계했습니다.

이에 따라 본인을 피고로 한 재판과 추가 수사는 중단됐습니다.

부인 이명희 씨 등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재판도 당분간 미뤄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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