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일본 새 지폐 논란…숨겨진 의도는?

입력 2019.04.15 (20:34) 수정 2019.04.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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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을 기념했던 지난 주! 일본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식민지 시대 한반도 경제수탈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 일본 새 지폐의 얼굴로 등장한 겁니다.

현장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이승철 특파원!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지폐개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9일, 일본정부는 지폐 도안을 새롭게 개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년 만에 디자인을 바꾸는 건데, 2024년부터 쓰게 될 지폐입니다.

지폐에 들어갈 인물도 공개했는데요.

만 엔 권에는 근대 일본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 5천 엔 권은 여성 교육가인 쓰다 우메코, 천 엔 권에는 의학자인 기타사토 시바사부로가 선정됐습니다.

[아소/일본 부총리 : "(이들은) 산업 육성, 여성 활약, 과학 기술 발전에 힘썼고, 새 연호에도 어울릴 만한 인물입니다."]

문제는 만 엔 권에 들어갈 시부사와입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제국주의 일본의 정치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시부사와는 당시 제국주의의 경제적 기반을 다진 인물입니다.

조선에 일본 제일은행을 세워, 대한제국의 국고까지 독점 관리했습니다.

대한제국 당시 한반도에서 최초로 근대지폐 3종이 발행됐는데, 모두 시부사와의 얼굴이 들어가 있습니다.

당시 지폐 발행권이 있던 제일은행의 총재였던 자신의 초상을 넣어, 우리 국민에게 치욕을 안겼죠.

[앵커]

자국의 얼굴인 지폐에 제국주의 시대 인물을 넣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일본 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 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부사와는 국가 주도 자본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에, 지폐의 얼굴로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은 한국 언론의 비판적 기사도 보도했습니다.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가 반영된 것, 식민지배의 피해국인 한국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아베정권은 여기에 개의치 않고 새 지폐 도안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아베 정권에서는 다시 한 번 국수주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던데요.

[기자]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는 새 지폐의 경기자극 효과가 1조 3천억 엔, 우리 돈으로 약 13조 원 가량 이라고 예측을 하시도 했습니다만, 새 지폐가 경기부양에 기여할 수 있을지, 실제 경제적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수입니다.

그보다는 말씀하신대로 새로운 지폐를 들고 나온 것이 새 일왕 즉위에 따른 새로운 연호 사용, 거기에 지폐 도안까지 내놓으면서 뭔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새로운 시대'라는 이미지를 홍보하면서, 올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거기에 걸맞게 헌법을 바꾸자는 개헌 이슈를 제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결국 정략적으로 새로운 지폐를 들고 나오고, 거기에 과거의 강한 일본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인물을 넣었다는 건데요.

아베 정부의 뒤로 가는 역사인식에 한일관계의 출구찾기도 만만치 않은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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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5 20:32:05
    • 수정2019-04-15 21:00:02
    글로벌24
[앵커]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을 기념했던 지난 주! 일본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식민지 시대 한반도 경제수탈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 일본 새 지폐의 얼굴로 등장한 겁니다.

현장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이승철 특파원!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지폐개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9일, 일본정부는 지폐 도안을 새롭게 개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년 만에 디자인을 바꾸는 건데, 2024년부터 쓰게 될 지폐입니다.

지폐에 들어갈 인물도 공개했는데요.

만 엔 권에는 근대 일본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 5천 엔 권은 여성 교육가인 쓰다 우메코, 천 엔 권에는 의학자인 기타사토 시바사부로가 선정됐습니다.

[아소/일본 부총리 : "(이들은) 산업 육성, 여성 활약, 과학 기술 발전에 힘썼고, 새 연호에도 어울릴 만한 인물입니다."]

문제는 만 엔 권에 들어갈 시부사와입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제국주의 일본의 정치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시부사와는 당시 제국주의의 경제적 기반을 다진 인물입니다.

조선에 일본 제일은행을 세워, 대한제국의 국고까지 독점 관리했습니다.

대한제국 당시 한반도에서 최초로 근대지폐 3종이 발행됐는데, 모두 시부사와의 얼굴이 들어가 있습니다.

당시 지폐 발행권이 있던 제일은행의 총재였던 자신의 초상을 넣어, 우리 국민에게 치욕을 안겼죠.

[앵커]

자국의 얼굴인 지폐에 제국주의 시대 인물을 넣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일본 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 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부사와는 국가 주도 자본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에, 지폐의 얼굴로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은 한국 언론의 비판적 기사도 보도했습니다.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가 반영된 것, 식민지배의 피해국인 한국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아베정권은 여기에 개의치 않고 새 지폐 도안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아베 정권에서는 다시 한 번 국수주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던데요.

[기자]

일본의 한 경제연구소는 새 지폐의 경기자극 효과가 1조 3천억 엔, 우리 돈으로 약 13조 원 가량 이라고 예측을 하시도 했습니다만, 새 지폐가 경기부양에 기여할 수 있을지, 실제 경제적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수입니다.

그보다는 말씀하신대로 새로운 지폐를 들고 나온 것이 새 일왕 즉위에 따른 새로운 연호 사용, 거기에 지폐 도안까지 내놓으면서 뭔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새로운 시대'라는 이미지를 홍보하면서, 올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거기에 걸맞게 헌법을 바꾸자는 개헌 이슈를 제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결국 정략적으로 새로운 지폐를 들고 나오고, 거기에 과거의 강한 일본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인물을 넣었다는 건데요.

아베 정부의 뒤로 가는 역사인식에 한일관계의 출구찾기도 만만치 않은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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