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전남도청 상황 지워지고 왜곡되고…이유는?

입력 2019.04.25 (06:34) 수정 2019.04.2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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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상황과 관련해 KBS가 1985년도와 1988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확인했는데요.

두 문서 모두 계엄군 장갑차의 기관총 위협 사격 등 앞선 기록에 나오는 내용을 없애거나 변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철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계엄군의 집단발포로 이날 이 자리에서만 36명이 총상으로 숨집니다.

이날 상황을 담은 11공수부대의 1985년과 1988년 문서입니다.

85년 기록에서는 버스가 도청 앞 분수대를 돌아서 나간 것으로, 88년 기록에는 버스와 관련된 기록은 아예 검은색으로 덧칠해졌습니다.

하지만, 5.18 직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에는 버스 한 대가 분수대를 돌아서 나가려는 의도를 알고 "사살해 폭도들에게 시범을 보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다른 문서에는 사격 명령과 조준 사격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같은 기록은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자위권이 발동됐다는 계엄군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계엄군 장갑차의 기관총 사격 기록도 변조됐습니다.

시민들이 탄 경장갑차의 움직임에 따라 계엄군의 장갑차가 기관총 '캘리버 50'으로 위협사격했다는 내용은, 85년 기록에선 해당 부분을 검게 칠해 판독이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88년 기록에선 계엄군의 장갑차 사격내용을 빼고,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는 내용으로 고쳤습니다.

[안종철/前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 "국회에서 진상규명을 요청하게 되니까 85년이나 88년이나 5·18 자료를 왜곡해서 자기들의 의도하에 자기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5·18 자료를 왜곡하고 수정하게 된 것이죠 "]

도청 앞 집단 발포를 전후로 한 5.18 군기록이 삭제되거나 변조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만큼 새롭게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회에서 군기록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유철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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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21 전남도청 상황 지워지고 왜곡되고…이유는?
    • 입력 2019-04-25 06:40:15
    • 수정2019-04-25 07: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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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상황과 관련해 KBS가 1985년도와 1988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확인했는데요.

두 문서 모두 계엄군 장갑차의 기관총 위협 사격 등 앞선 기록에 나오는 내용을 없애거나 변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철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계엄군의 집단발포로 이날 이 자리에서만 36명이 총상으로 숨집니다.

이날 상황을 담은 11공수부대의 1985년과 1988년 문서입니다.

85년 기록에서는 버스가 도청 앞 분수대를 돌아서 나간 것으로, 88년 기록에는 버스와 관련된 기록은 아예 검은색으로 덧칠해졌습니다.

하지만, 5.18 직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에는 버스 한 대가 분수대를 돌아서 나가려는 의도를 알고 "사살해 폭도들에게 시범을 보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다른 문서에는 사격 명령과 조준 사격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같은 기록은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자위권이 발동됐다는 계엄군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계엄군 장갑차의 기관총 사격 기록도 변조됐습니다.

시민들이 탄 경장갑차의 움직임에 따라 계엄군의 장갑차가 기관총 '캘리버 50'으로 위협사격했다는 내용은, 85년 기록에선 해당 부분을 검게 칠해 판독이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88년 기록에선 계엄군의 장갑차 사격내용을 빼고,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는 내용으로 고쳤습니다.

[안종철/前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 "국회에서 진상규명을 요청하게 되니까 85년이나 88년이나 5·18 자료를 왜곡해서 자기들의 의도하에 자기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5·18 자료를 왜곡하고 수정하게 된 것이죠 "]

도청 앞 집단 발포를 전후로 한 5.18 군기록이 삭제되거나 변조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만큼 새롭게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회에서 군기록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유철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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