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진 주차장 어린이 사고 19개월…“변한 것 없었다”

입력 2019.05.07 (06:36) 수정 2019.05.07 (08: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19개월 전 한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4살 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주차장은 경사진 곳에 만들어졌는데 잘못 주차한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아이가 숨진 겁니다.

그 뒤, 이런 사고를 막아 달라며 14만 여명이 청와대 청원에 동의하고, 정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를 잃은 어머니는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합니다.

박혜진 기자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한 놀이공원 주차장, 주차된 흰색 차량이 다가오더니 가족을 덮칩니다.

4살 하준이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운전자가 변속기를 주행모드로 놓은 채 시동을 끄고 간 건데, 주차 브레이크도 작동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고 뒤 하준이 가족은 옛 사진 한 장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왼쪽 손에 잡고 있던 손이 (눈물 닦음) 느껴지는 것 같죠."]

하지만 같은 사고를 막아야 한단 책임감으로 버텼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청와대 국민청원, 경사진 주차장에 경고 문구와 보조제동장치 의무화를 요청했고, 14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국토부와 경찰청도 안전 대책을 내놨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되고 국토부에서 (지난해) 4월에 발표 났을 때 정말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최근 사고 현장을 다시 가봤는데,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바뀐 게 없었어요. 안내 방송이 나오고는 있는데 주말에 그 복잡한 데서 누가...안내문은 너무 작고요."]

다시 전화도 하고 편지도 썼지만 가슴 아픈 답만 돌아왔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국토부 (관계자)분이 저한테 그러셨어요. 다시 또 사고가 나면 바뀔 거라고..."]

힘들고 아파도, 하준엄마는 꼭 약속을 지킬 생각입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같은 사고로 떠나보내는 아이는 없게 하겠다고 (하준이와) 약속했죠."]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사진 주차장 어린이 사고 19개월…“변한 것 없었다”
    • 입력 2019-05-07 06:36:38
    • 수정2019-05-07 08:28:20
    뉴스광장 1부
[앵커]

19개월 전 한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4살 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주차장은 경사진 곳에 만들어졌는데 잘못 주차한 차량이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아이가 숨진 겁니다.

그 뒤, 이런 사고를 막아 달라며 14만 여명이 청와대 청원에 동의하고, 정부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를 잃은 어머니는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합니다.

박혜진 기자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한 놀이공원 주차장, 주차된 흰색 차량이 다가오더니 가족을 덮칩니다.

4살 하준이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운전자가 변속기를 주행모드로 놓은 채 시동을 끄고 간 건데, 주차 브레이크도 작동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고 뒤 하준이 가족은 옛 사진 한 장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왼쪽 손에 잡고 있던 손이 (눈물 닦음) 느껴지는 것 같죠."]

하지만 같은 사고를 막아야 한단 책임감으로 버텼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청와대 국민청원, 경사진 주차장에 경고 문구와 보조제동장치 의무화를 요청했고, 14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국토부와 경찰청도 안전 대책을 내놨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되고 국토부에서 (지난해) 4월에 발표 났을 때 정말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최근 사고 현장을 다시 가봤는데,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바뀐 게 없었어요. 안내 방송이 나오고는 있는데 주말에 그 복잡한 데서 누가...안내문은 너무 작고요."]

다시 전화도 하고 편지도 썼지만 가슴 아픈 답만 돌아왔습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국토부 (관계자)분이 저한테 그러셨어요. 다시 또 사고가 나면 바뀔 거라고..."]

힘들고 아파도, 하준엄마는 꼭 약속을 지킬 생각입니다.

[고유미/故 최하준 군 어머니 : "같은 사고로 떠나보내는 아이는 없게 하겠다고 (하준이와) 약속했죠."]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