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7시간…버스기사들 ‘장시간 노동 자청’ 이유는?

입력 2019.05.08 (21:32) 수정 2019.05.08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현재 상당수 버스기사들은 하루 최고 17시간 중노동을 자청하고 있습니다.

기본급이 적어서 적정 급여을 받으려면, 어쩔수 없이 초과 근로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7월부터 주52시간이 시행되면 이런 장시간 노동도 불법이 됩니다.

이 상황이 지금 버스파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52시간 노동에 맞는 임금체계 개편이 우리 사회에 큰 숙제로 던져졌습니다.

최광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가 뜨지도 않은 시각, 버스기사 이윤형 씨의 하루는 이 때부터 시작됩니다.

사무실에서 출근 확인을 하고, 음주 측정도 빼놓지 않습니다.

'돈통'이라 불리는 요금수납기를 챙기고, 차에 밤새 이상이 없었는지도 살핍니다.

승객 안전을 위해 30분은 미리 출근해 점검합니다.

[이윤형/버스기사 : "단말기에 제 운전사 아이디가 있거든요 사번, 사번을 입력을 하고 출발을 하는 거죠."]

새벽 6시, 첫 운행이 시작됩니다.

이 씨 버스가 노선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반.

30분 잠깐 쉰 뒤 다시 운전대를 잡습니다.

점심시간도 따로 없이 이렇게 하루 6번을 돌아야합니다.

자정 가까이 이어지는 운행, 격일제이긴 해도 하루 17시간을 훌쩍 넘는 중노동입니다.

2년 전, 버스기사가 졸음운전으로 8중 추돌사고를 내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과로 운행이 논란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별반 달라진 건 없습니다.

["끔찍했죠. 이게 곧 우리에게도 이런 현실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버스기사들이 초과근무를 자청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고 합니다.

격일제로 일하는 버스기사의 평균임금은 346만 원 그런데 기본급은 169만원으로 절반이 채 안됩니다.

나머지는 초과, 특별 급여로 채워야 해 장시간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 주 52시간제는 큰 걱정거립니다.

[오지섭/자동차노련 사무처장 : "근무 일수로 3~4일씩 줄이면 적게는 월 70만 원, 많게는 110만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주 52시간제는 우리 사회에 적절한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함께 던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하루 17시간…버스기사들 ‘장시간 노동 자청’ 이유는?
    • 입력 2019-05-08 21:35:16
    • 수정2019-05-08 22:22:05
    뉴스 9
[앵커]

현재 상당수 버스기사들은 하루 최고 17시간 중노동을 자청하고 있습니다.

기본급이 적어서 적정 급여을 받으려면, 어쩔수 없이 초과 근로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7월부터 주52시간이 시행되면 이런 장시간 노동도 불법이 됩니다.

이 상황이 지금 버스파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52시간 노동에 맞는 임금체계 개편이 우리 사회에 큰 숙제로 던져졌습니다.

최광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가 뜨지도 않은 시각, 버스기사 이윤형 씨의 하루는 이 때부터 시작됩니다.

사무실에서 출근 확인을 하고, 음주 측정도 빼놓지 않습니다.

'돈통'이라 불리는 요금수납기를 챙기고, 차에 밤새 이상이 없었는지도 살핍니다.

승객 안전을 위해 30분은 미리 출근해 점검합니다.

[이윤형/버스기사 : "단말기에 제 운전사 아이디가 있거든요 사번, 사번을 입력을 하고 출발을 하는 거죠."]

새벽 6시, 첫 운행이 시작됩니다.

이 씨 버스가 노선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반.

30분 잠깐 쉰 뒤 다시 운전대를 잡습니다.

점심시간도 따로 없이 이렇게 하루 6번을 돌아야합니다.

자정 가까이 이어지는 운행, 격일제이긴 해도 하루 17시간을 훌쩍 넘는 중노동입니다.

2년 전, 버스기사가 졸음운전으로 8중 추돌사고를 내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과로 운행이 논란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별반 달라진 건 없습니다.

["끔찍했죠. 이게 곧 우리에게도 이런 현실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버스기사들이 초과근무를 자청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고 합니다.

격일제로 일하는 버스기사의 평균임금은 346만 원 그런데 기본급은 169만원으로 절반이 채 안됩니다.

나머지는 초과, 특별 급여로 채워야 해 장시간 운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 주 52시간제는 큰 걱정거립니다.

[오지섭/자동차노련 사무처장 : "근무 일수로 3~4일씩 줄이면 적게는 월 70만 원, 많게는 110만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주 52시간제는 우리 사회에 적절한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함께 던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