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생태탐방로’가 산양 생태 위협

입력 2019.05.13 (12:24) 수정 2019.05.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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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인 강원도 삼척 응봉산에 최근 '생태탐방로'가 설치됐습니다.

정부 예산까지 투입된 이 탐방로가 논란이라는데요,

멸종위기종 산양의 서식지를 망가뜨릴 우려 때문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에 걸쳐 있는 응봉산입니다.

깊은 협곡과 폭포를 품고 있어 '남한의 마지막 비경'으로도 불립니다.

천혜의 조건 덕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100마리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입니다.

[환경단체 관계자 : "전망이 보이고 좀 트인 곳에 똥 자리를 설치해놓고 배설도 하고..."]

삼척시는 지난해 여름 이곳에 '생태탐방로'를 설치했습니다.

산 초입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2용소까지 약 2.5km 구간 곳곳에 철제 탐방로가 깔렸습니다.

환경부와 자치단체 예산 8억 6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삼척시 관계자/음성변조 : "줄을 잡고 올라가다 보니까 사고가 많이 생기니까 마을 주민들이 정비를 해달라고 저희한테 와서 얘기를 하셔서."]

탐방객들에게는 편리하고 안전한 시설이지만 산양에게는 반갑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척을 두려워하는 산양의 특성 탓에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탐방객들이 이렇게 과도하게 대규모로 들어올 수 있는 시설을 해놨기 때문에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겪게 되고 환경 부하가 아주 크게 걸리는 그런 시설이 될 것 같습니다."]

환경당국도 사전 조사가 부족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조성돈/원주지방환경청 운영지원과장 : "해당 부분은 (등산로) 초입새 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탐방로를 개선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는 고민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고요."]

삼척시는 탐방로 사전 예약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산양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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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지원 ‘생태탐방로’가 산양 생태 위협
    • 입력 2019-05-13 12:26:53
    • 수정2019-05-13 12: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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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인 강원도 삼척 응봉산에 최근 '생태탐방로'가 설치됐습니다.

정부 예산까지 투입된 이 탐방로가 논란이라는데요,

멸종위기종 산양의 서식지를 망가뜨릴 우려 때문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삼척과 경북 울진에 걸쳐 있는 응봉산입니다.

깊은 협곡과 폭포를 품고 있어 '남한의 마지막 비경'으로도 불립니다.

천혜의 조건 덕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100마리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입니다.

[환경단체 관계자 : "전망이 보이고 좀 트인 곳에 똥 자리를 설치해놓고 배설도 하고..."]

삼척시는 지난해 여름 이곳에 '생태탐방로'를 설치했습니다.

산 초입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2용소까지 약 2.5km 구간 곳곳에 철제 탐방로가 깔렸습니다.

환경부와 자치단체 예산 8억 6천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삼척시 관계자/음성변조 : "줄을 잡고 올라가다 보니까 사고가 많이 생기니까 마을 주민들이 정비를 해달라고 저희한테 와서 얘기를 하셔서."]

탐방객들에게는 편리하고 안전한 시설이지만 산양에게는 반갑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척을 두려워하는 산양의 특성 탓에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탐방객들이 이렇게 과도하게 대규모로 들어올 수 있는 시설을 해놨기 때문에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겪게 되고 환경 부하가 아주 크게 걸리는 그런 시설이 될 것 같습니다."]

환경당국도 사전 조사가 부족했음을 인정했습니다.

[조성돈/원주지방환경청 운영지원과장 : "해당 부분은 (등산로) 초입새 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탐방로를 개선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는 고민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고요."]

삼척시는 탐방로 사전 예약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산양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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