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현관 비밀번호 노출…범죄 표적 우려

입력 2019.07.03 (07:35) 수정 2019.07.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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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과 광주,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여성이 사는 원룸에 괴한이 침입하려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잠금장치 주변에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서 또다른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수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여성의 뒤를 쫓아 방으로 들어가려 시도하더니, 굳게 닫힌 문을 열고자 도어락을 만집니다.

애초에 건물 입구 도어락이 잠겨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젊은 여성이 다수 거주하는 대전 주택단지입니다.

출입문 도어락 바로 옆이나 벽면 틈새에 작은 글씨로 숫자들이 쓰여있습니다.

대학가 한 원룸 건물입니다. 도어락 옆에 적혀있는 번호를 눌러보겠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현관문이 활짝 열립니다.

취재진이 직접 이 마을 한 개 블록을 조사한 결과 80% 가량의 건물 도어락 옆에 버젓이 비밀번호가 적혀있습니다.

여성들은 잇따른 원룸 침입 시도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자신의 집에서도 발생할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박소원/대전시 학하동 : "자취했을 때는 불안함 때문에 혼자 잘 못 잤거든요. 저한테도 어쨌든 생길 수 있었던 일인데…."]

이 같은 번호는 수시로 건물을 드나들어야 하는 택배 기사와 배달업체 직원 등이 적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얘기입니다.

[택배 기사/음성변조 : "보통 배송기사들이 적어 놓고, 저뿐만이 아니라..."]

집주인은 비밀번호 노출 사실을 모르거나 방치하는게 대부분이지만 책임을 묻기도 힘듭니다.

[이창훈/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 "집주인이 직접 쓰지 않은 비밀번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책임을 묻긴 어려울 것으로…."]

업무 편의와 집주인의 무관심 때문에 세입자들은 지금도 범죄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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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룸 현관 비밀번호 노출…범죄 표적 우려
    • 입력 2019-07-03 07:37:33
    • 수정2019-07-03 08: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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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과 광주,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여성이 사는 원룸에 괴한이 침입하려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잠금장치 주변에 비밀번호가 적혀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서 또다른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수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여성의 뒤를 쫓아 방으로 들어가려 시도하더니, 굳게 닫힌 문을 열고자 도어락을 만집니다.

애초에 건물 입구 도어락이 잠겨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젊은 여성이 다수 거주하는 대전 주택단지입니다.

출입문 도어락 바로 옆이나 벽면 틈새에 작은 글씨로 숫자들이 쓰여있습니다.

대학가 한 원룸 건물입니다. 도어락 옆에 적혀있는 번호를 눌러보겠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현관문이 활짝 열립니다.

취재진이 직접 이 마을 한 개 블록을 조사한 결과 80% 가량의 건물 도어락 옆에 버젓이 비밀번호가 적혀있습니다.

여성들은 잇따른 원룸 침입 시도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자신의 집에서도 발생할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박소원/대전시 학하동 : "자취했을 때는 불안함 때문에 혼자 잘 못 잤거든요. 저한테도 어쨌든 생길 수 있었던 일인데…."]

이 같은 번호는 수시로 건물을 드나들어야 하는 택배 기사와 배달업체 직원 등이 적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얘기입니다.

[택배 기사/음성변조 : "보통 배송기사들이 적어 놓고, 저뿐만이 아니라..."]

집주인은 비밀번호 노출 사실을 모르거나 방치하는게 대부분이지만 책임을 묻기도 힘듭니다.

[이창훈/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 "집주인이 직접 쓰지 않은 비밀번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책임을 묻긴 어려울 것으로…."]

업무 편의와 집주인의 무관심 때문에 세입자들은 지금도 범죄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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