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총파업 불편하지만…일부 ‘파업 지지’

입력 2019.07.03 (21:09) 수정 2019.07.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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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 한편에선 이런 집회도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 학부모단체가 파업으로 교육이 중단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규탄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손수 만든 게시판,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리고 이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쓴 파업 지지와 응원 글이 빼곡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부모와 교사, 학교 측도 이번 파업을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일'이라 여기며 차분하게 대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박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더우니까 양산 챙기고, 휴대용 선풍기 챙기세요.', '밥 못 먹으면 어때요. 옳은 일을 하시는데.'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파업에 나서는 급식소 직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남긴 글입니다.

학교 측도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한 파업에 학부모의 배려와 지지를 요청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창진/인천 남동초등학교장 : "교육적 효과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해주시는 것이 좋겠다, 그런 내용들입니다."]

미리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학교에서 제공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해결했지만 학생들의 불평은 많지 않았습니다.

[김시헌/전남고등학교 1학년 : "학교에서 빵이랑 우유, 과일 주니까 허기질 것 같아서 엄마가 걱정하셔서 아침부터 이렇게 유부초밥 싸주셨어요."]

학부모들도 큰 반발 없이 직접 도시락을 싸는 등 아이들의 점심을 챙겼습니다.

[전월선/경남 창원 남양초등학교 영양교사 : "엄마가 싸 주는 거 한 번 먹어보고 또 우리 학생들에게 내가 직접 싸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교육청 앞에는 비정규직의 파업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내걸리고, 일부 학부모단체는 학교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강미숙/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 "그리고 나의 소소한 불편이 누군가의 권리를 가로막지 않는 관용을 우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어른도 아이들도 대부분 차분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파업을 지지하고 불편까지도 나눠 가진 하루였습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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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총파업 불편하지만…일부 ‘파업 지지’
    • 입력 2019-07-03 21:12:35
    • 수정2019-07-03 21:54:59
    뉴스 9
[앵커]

오늘(3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 한편에선 이런 집회도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 학부모단체가 파업으로 교육이 중단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규탄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손수 만든 게시판,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리고 이 게시판에는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쓴 파업 지지와 응원 글이 빼곡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부모와 교사, 학교 측도 이번 파업을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일'이라 여기며 차분하게 대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박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더우니까 양산 챙기고, 휴대용 선풍기 챙기세요.', '밥 못 먹으면 어때요. 옳은 일을 하시는데.'

인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파업에 나서는 급식소 직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남긴 글입니다.

학교 측도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한 파업에 학부모의 배려와 지지를 요청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창진/인천 남동초등학교장 : "교육적 효과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해주시는 것이 좋겠다, 그런 내용들입니다."]

미리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학교에서 제공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해결했지만 학생들의 불평은 많지 않았습니다.

[김시헌/전남고등학교 1학년 : "학교에서 빵이랑 우유, 과일 주니까 허기질 것 같아서 엄마가 걱정하셔서 아침부터 이렇게 유부초밥 싸주셨어요."]

학부모들도 큰 반발 없이 직접 도시락을 싸는 등 아이들의 점심을 챙겼습니다.

[전월선/경남 창원 남양초등학교 영양교사 : "엄마가 싸 주는 거 한 번 먹어보고 또 우리 학생들에게 내가 직접 싸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교육청 앞에는 비정규직의 파업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내걸리고, 일부 학부모단체는 학교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강미숙/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 "그리고 나의 소소한 불편이 누군가의 권리를 가로막지 않는 관용을 우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어른도 아이들도 대부분 차분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파업을 지지하고 불편까지도 나눠 가진 하루였습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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