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육’ 취지 벗어난 ‘입시 위주’ 안 봐줬다

입력 2019.07.09 (21:21) 수정 2019.07.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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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사고 폐지는 우리 고교 교육의 큰 전환, 변화를 수반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교육분야 취재하는 박예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기자]

하나고는 얼마 전 탈락 판정을 받은 전북의 상산고처럼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입니다.

입학 경쟁률도 가장 높죠.

하지만 동시에 감사 지적으로 인한 감점이 13개 자사고 가운데 가장 많아서 '탈락 1순위'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냐 없냐에 관심이 컸는데 결국,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앵커]

하나고는 감사 지적 때문에 12점이 깎이고도 살아남았는데, 그럼, 다른 8개 학교는 얼마나 더 문제가 있었길래 탈락한 거죠?

[기자]

바로 교육과정의 다양성입니다.

자사고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죠.

이번 평가에서 교육청은 입시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하는지 점검하는 데 100점 만점 중 30점이나 배정했습니다.

비교적 다양하고 차별화된 과목들을 개설한 하나고는 이 부분에서 점수가 많이 깎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나머지 학교는 점수를 잃었죠.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은 자사고가 비판받아 온 원인이자 논란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앵커]

자사고가 본래 취재에서 벗어나 입시 학원이 됐다는 비판 말이죠?

그런 주장의 근거가 있나요?

[기자]

자사고들이 국영수 위주로 수업을 꾸려왔다는 점이 근거로 꼽힙니다.

교육부 고시가 개정돼 규제를 받기 전인 2015년까지 자사고는 국영수 과목만 평균 55%, 최대 67%까지 편성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다양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죠.

자사고 학생과 학부모들조차 입시에 치중한 학교 분위기를 부인하지 않는데요.

한 연구 논문을 보면 조사대상 자사고 학생의 43%, 학부모 중 37%가 학교의 실제 교육 중점을 "학업 성취도 제고"라고 꼽았습니다.

자사고에 진학하는 이유도 첫번째가 우수한 학생들과 공부 두번째는 높은 수능성적 획득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이런 점을 들며 자사고 폐지 목소리를 높여왔고, 진보 교육감들도 올해 이 부분을 엄격히 평가했습니다.

[앵커]

내년에도 평가를 받는 자사고들이 있죠?

남은 1년 동안 교육 과정을 다양하게 보충하고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네요?

어떻게 예상합니까?

[기자]

아무래도 그런 노력을 하겠지만, 그런다고 해도 평가 결과를 자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전국 42개 자사고 중에 올해 24곳이 평가를 받았고 내년에는 16개 자사고가 평가를 받습니다.

전국 서른 개 외국어 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 여섯 곳도 내년에 평가 대상입니다.

현 정부, 그리고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가치를 놓고 보면 '입시 위주 교육'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올해의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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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교육’ 취지 벗어난 ‘입시 위주’ 안 봐줬다
    • 입력 2019-07-09 21:23:56
    • 수정2019-07-09 21: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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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사고 폐지는 우리 고교 교육의 큰 전환, 변화를 수반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교육분야 취재하는 박예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기자]

하나고는 얼마 전 탈락 판정을 받은 전북의 상산고처럼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입니다.

입학 경쟁률도 가장 높죠.

하지만 동시에 감사 지적으로 인한 감점이 13개 자사고 가운데 가장 많아서 '탈락 1순위'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냐 없냐에 관심이 컸는데 결국,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앵커]

하나고는 감사 지적 때문에 12점이 깎이고도 살아남았는데, 그럼, 다른 8개 학교는 얼마나 더 문제가 있었길래 탈락한 거죠?

[기자]

바로 교육과정의 다양성입니다.

자사고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죠.

이번 평가에서 교육청은 입시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하는지 점검하는 데 100점 만점 중 30점이나 배정했습니다.

비교적 다양하고 차별화된 과목들을 개설한 하나고는 이 부분에서 점수가 많이 깎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나머지 학교는 점수를 잃었죠.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은 자사고가 비판받아 온 원인이자 논란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앵커]

자사고가 본래 취재에서 벗어나 입시 학원이 됐다는 비판 말이죠?

그런 주장의 근거가 있나요?

[기자]

자사고들이 국영수 위주로 수업을 꾸려왔다는 점이 근거로 꼽힙니다.

교육부 고시가 개정돼 규제를 받기 전인 2015년까지 자사고는 국영수 과목만 평균 55%, 최대 67%까지 편성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다양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죠.

자사고 학생과 학부모들조차 입시에 치중한 학교 분위기를 부인하지 않는데요.

한 연구 논문을 보면 조사대상 자사고 학생의 43%, 학부모 중 37%가 학교의 실제 교육 중점을 "학업 성취도 제고"라고 꼽았습니다.

자사고에 진학하는 이유도 첫번째가 우수한 학생들과 공부 두번째는 높은 수능성적 획득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이런 점을 들며 자사고 폐지 목소리를 높여왔고, 진보 교육감들도 올해 이 부분을 엄격히 평가했습니다.

[앵커]

내년에도 평가를 받는 자사고들이 있죠?

남은 1년 동안 교육 과정을 다양하게 보충하고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네요?

어떻게 예상합니까?

[기자]

아무래도 그런 노력을 하겠지만, 그런다고 해도 평가 결과를 자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전국 42개 자사고 중에 올해 24곳이 평가를 받았고 내년에는 16개 자사고가 평가를 받습니다.

전국 서른 개 외국어 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 여섯 곳도 내년에 평가 대상입니다.

현 정부, 그리고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가치를 놓고 보면 '입시 위주 교육'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올해의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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