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마케팅’ 좋지만…본사는 생색, 피해는 점주 몫?

입력 2019.07.30 (17:07) 수정 2019.07.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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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불매운동 분위기 속에 편의점과 유통업계들이 모레부터 일본 맥주를 할인행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점주들이 맥주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불매운동이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도 있는 만큼, 보다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손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븐일레븐과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본사들이 다음 달부터 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합니다.

기존에는 점주나 고객들이 자체적으로 불매에 동참했다면, 이번에는 본사 측에서 직접적으로 일본 제품과 선 긋기에 나선 셈입니다.

편의점주들은 적게는 수십여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여만 원까지 재고를 떠안게 됐습니다.

[편의점주/음성변조 : "점점 행사가 확대가 돼가지고 행사가 아니면 맥주가 안 나가요. 수입 맥주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팔릴 때까지 다 껴안고 있어야 돼요. 본사에서 보도자료 내버리고 점주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맥주는 4캔에 만 원 판매가 통상적이기 때문에, 할인행사가 없는 제품은 판매가 거의 안 됩니다.

주류는 반품이 되지 않아 손해는 더 큽니다.

점주들은 '애국 마케팅'의 취지는 좋지만, 생색은 본사가 내고 피해는 점주들이 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소상공인들은 사실 힘이 없기 때문에 많은 부담을 지고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국민적 감정으로 이렇게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제 불매운동이 영세 자영업자 등 뜻하지 않은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양국간 지나친 감정 싸움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지혜롭게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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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국 마케팅’ 좋지만…본사는 생색, 피해는 점주 몫?
    • 입력 2019-07-30 17:09:44
    • 수정2019-07-30 17: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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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불매운동 분위기 속에 편의점과 유통업계들이 모레부터 일본 맥주를 할인행사에서 제외하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점주들이 맥주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불매운동이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도 있는 만큼, 보다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손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븐일레븐과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본사들이 다음 달부터 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합니다.

기존에는 점주나 고객들이 자체적으로 불매에 동참했다면, 이번에는 본사 측에서 직접적으로 일본 제품과 선 긋기에 나선 셈입니다.

편의점주들은 적게는 수십여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여만 원까지 재고를 떠안게 됐습니다.

[편의점주/음성변조 : "점점 행사가 확대가 돼가지고 행사가 아니면 맥주가 안 나가요. 수입 맥주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팔릴 때까지 다 껴안고 있어야 돼요. 본사에서 보도자료 내버리고 점주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맥주는 4캔에 만 원 판매가 통상적이기 때문에, 할인행사가 없는 제품은 판매가 거의 안 됩니다.

주류는 반품이 되지 않아 손해는 더 큽니다.

점주들은 '애국 마케팅'의 취지는 좋지만, 생색은 본사가 내고 피해는 점주들이 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소상공인들은 사실 힘이 없기 때문에 많은 부담을 지고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국민적 감정으로 이렇게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제 불매운동이 영세 자영업자 등 뜻하지 않은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양국간 지나친 감정 싸움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지혜롭게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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