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눈에는 눈

입력 2019.08.13 (20:33) 수정 2019.08.1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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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긴가요?

[기자]

네, 오늘은 갈수록 격화되는 '홍콩 시위 소식' 준비했습니다.

지난 6월에 시작돼 벌써 10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발한 시위대가 어제에 이어 또 다시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하면서 오늘도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눈에는 눈'입니다.

[앵커]

홍콩 국제공항은 여러 노선이 연결되는 허브 국제공항으로 알려져있는데, 이 공항이 폐쇄되는 건 정말 초유의 사태인데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폐쇄됐다죠?

[기자]

시위대가 오늘 오후부터 홍콩국제공항을 다시 점령하면서 어제에 이어 오늘 오후 네시 반부터 홍콩국제공항의 여객 업무가 또 중단됐습니다.

홍콩 공항은 공항 내 안내 방송을 통해 오늘 오후 출국 수속 등을 중단한다고 앞서 밝혔습니다.

공항 관계자는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 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이 곧 중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홍콩은 우리나라보다 시차가 한 시간 느린데요.

현지시간으로 저녁 6~7시, 퇴근을 맞은 직장인들이 공항으로 향하고 있어, 시위대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국제공항의 운항 중단은 어제도 있었는데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몰려 공항 입국장은 물론 출국장에서까지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자 홍콩 당국은 현지시간 어제 오후 5시 반쯤 항공 운항을 전명 중단 시켰습니다.

사실상 공항을 폐쇄한 겁니다.

이에 따라 어제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230건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람샤/파키스탄 여행객 : "아버지가 집에 가야합니다. 그런데 항공편이 취소돼서 굉장히 무섭고 괴롭습니다."]

공항 점거 시위로 홍콩 국제공항이 폐쇄된 건 95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앵커]

사실 시위대의 공항 점거가 어제 처음은 아니었잖아요.

문제는 당국이 위협을 느낄만큼 많은 시위자들이 공항에 몰렸다는 건데, 특별히 이유가 있었나요?

[기자]

시위대는 사실 지난 9일부터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기 시작했는데요.

어제 오후 시위대 수천명이 갑자기 몰린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침사추이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이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 같은 물체에 오른쪽 눈을 맞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여성인데요.

홍콩 언론은 이 여성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에 분노한 시위대들이 일제히 공항으로 몰린 겁니다.

시위대들은 특히 실명한 여성을 기리는 의미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했습니다.

또 공항 곳곳에는 '눈에는 눈'이라는 문구를 남겼습니다.

[시위대 공보담당자 : "시위대는 경찰에 의해 계속해서 바퀴벌레 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 6월 시작된 홍콩 시위는 초기에는 송환법 반대에 집중됐던거 같은데요, 최근엔 양상이 달라진 느낌이에요?

[기자]

네, 송환법은 중국 본토와 타이완,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인데요.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중 인사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안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해왔습니다.

반대 시위가 잇따르자 홍콩 정부는 결국 송환법 추진을 중단했는데요.

이후 캐리람 행정장관 사퇴와 강경 진압 경찰 문책 등 민주화 요구 시위로 확대됐습니다.

최근엔 일부 시위자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중국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는 등 반중 친미 성향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홍콩은 일촉즉발의 상황인데요.

이같은 홍콩의 상황에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가 폭력을 넘어 테러로 격화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양광/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 : "이번 시위는 테러의 징후를 보여 주는 시작입니다. 홍콩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은 폭력적인 불법 행위를 거부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두고 '테러'라는 단어를 꺼내든 것으로 봤을 때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한편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홍콩에서 정당한 우려를 가진 사람들을 매우 신중하고 정중하게 다룰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 말했고요.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매코널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용납할 수 없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 정부 압박했습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홍콩을 바라보는 세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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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3 20:37:23
    • 수정2019-08-13 20: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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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긴가요?

[기자]

네, 오늘은 갈수록 격화되는 '홍콩 시위 소식' 준비했습니다.

지난 6월에 시작돼 벌써 10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발한 시위대가 어제에 이어 또 다시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하면서 오늘도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눈에는 눈'입니다.

[앵커]

홍콩 국제공항은 여러 노선이 연결되는 허브 국제공항으로 알려져있는데, 이 공항이 폐쇄되는 건 정말 초유의 사태인데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폐쇄됐다죠?

[기자]

시위대가 오늘 오후부터 홍콩국제공항을 다시 점령하면서 어제에 이어 오늘 오후 네시 반부터 홍콩국제공항의 여객 업무가 또 중단됐습니다.

홍콩 공항은 공항 내 안내 방송을 통해 오늘 오후 출국 수속 등을 중단한다고 앞서 밝혔습니다.

공항 관계자는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 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이 곧 중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홍콩은 우리나라보다 시차가 한 시간 느린데요.

현지시간으로 저녁 6~7시, 퇴근을 맞은 직장인들이 공항으로 향하고 있어, 시위대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홍콩 국제공항의 운항 중단은 어제도 있었는데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몰려 공항 입국장은 물론 출국장에서까지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자 홍콩 당국은 현지시간 어제 오후 5시 반쯤 항공 운항을 전명 중단 시켰습니다.

사실상 공항을 폐쇄한 겁니다.

이에 따라 어제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230건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람샤/파키스탄 여행객 : "아버지가 집에 가야합니다. 그런데 항공편이 취소돼서 굉장히 무섭고 괴롭습니다."]

공항 점거 시위로 홍콩 국제공항이 폐쇄된 건 95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앵커]

사실 시위대의 공항 점거가 어제 처음은 아니었잖아요.

문제는 당국이 위협을 느낄만큼 많은 시위자들이 공항에 몰렸다는 건데, 특별히 이유가 있었나요?

[기자]

시위대는 사실 지난 9일부터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기 시작했는데요.

어제 오후 시위대 수천명이 갑자기 몰린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침사추이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이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 같은 물체에 오른쪽 눈을 맞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여성인데요.

홍콩 언론은 이 여성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에 분노한 시위대들이 일제히 공항으로 몰린 겁니다.

시위대들은 특히 실명한 여성을 기리는 의미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했습니다.

또 공항 곳곳에는 '눈에는 눈'이라는 문구를 남겼습니다.

[시위대 공보담당자 : "시위대는 경찰에 의해 계속해서 바퀴벌레 같은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 6월 시작된 홍콩 시위는 초기에는 송환법 반대에 집중됐던거 같은데요, 최근엔 양상이 달라진 느낌이에요?

[기자]

네, 송환법은 중국 본토와 타이완,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인데요.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중 인사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안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해왔습니다.

반대 시위가 잇따르자 홍콩 정부는 결국 송환법 추진을 중단했는데요.

이후 캐리람 행정장관 사퇴와 강경 진압 경찰 문책 등 민주화 요구 시위로 확대됐습니다.

최근엔 일부 시위자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중국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는 등 반중 친미 성향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홍콩은 일촉즉발의 상황인데요.

이같은 홍콩의 상황에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가 폭력을 넘어 테러로 격화하고 있다며 강도 높은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양광/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 : "이번 시위는 테러의 징후를 보여 주는 시작입니다. 홍콩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은 폭력적인 불법 행위를 거부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두고 '테러'라는 단어를 꺼내든 것으로 봤을 때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한편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홍콩에서 정당한 우려를 가진 사람들을 매우 신중하고 정중하게 다룰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 말했고요.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매코널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용납할 수 없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 정부 압박했습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홍콩을 바라보는 세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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