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EU 흔드는 노딜 브렉시트

입력 2019.09.04 (20:33) 수정 2019.09.04 (21: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영국 하원이 현지 시간으로 오늘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 표결을 실시합니다.

이에 대해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보리스 존슨 총리는, 하원이 법안을 가결할 경우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하며 맞대응했는데요,

양민효 특파원, 존슨 총리의 노딜 브렉시트 추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 내용부터 우선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현지시각으로 어제 영국 하원은 이례적으로 심야에 의회를 열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존슨 총리에 맞서서 야당이 긴급 토론을 실시했고요,

치열한 공방 끝에, 의사일정 주도권을 하원이 가져갔습니다.

투표를 했더니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여당 보수당에서도 21명의 이탈표가 나온 건데요,

본격적인 세 대결은 현지시각으로 오늘 오후 예정돼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을 놓고 정식 표결이 이뤄지는 건데요.

법안 내용을 보자면요,

존슨 총리는 다음 달 19일까지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만든다.

만약 합의에 실패하면 원래 예정됐던 탈퇴일인 10월 31일로부터 3개월, 즉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강제로 연기하는 내용입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어떤 협상도 없이 예정대로 EU를 떠난다는 '노딜 브렉시트’방침을 고수해 왔는데, 급제동이 걸리자 이번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습니다.

투표에 진 데다, 이탈표까지 나와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었는데요.

하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는 조기 총선 실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하원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들은 10월 17일 브뤼셀(EU 정상회의)에 누가 이 나라의 대표로 참석할지 결정해야 할 겁니다."]

2016년 6월에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하고 3년이 지났지만, 영국 정치권은 여전히 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10월 31일에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바다 건너 프랑스도 국경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영국은 섬나라지만 영불해저 터널로 프랑스와 연결돼 있죠.

해저, 해상으로 사람들도, 또 물류 이동도 대규모로 이뤄져 왔는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통행과 통관 절차가 강화되는 만큼 프랑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칼레 항구에서 영국을 오가는 길목에서 통관 예행연습을 시작했구요.

브렉시트 이후에 대비해 세관 직원도 7백여 명 충원했습니다.

반면 칼레 일대 난민들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요.

영국과 가장 가까운 이 칼레에 중동이나 아프리카 출신 난민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영국행을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이 일대 난민들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텐트나 침낭 하나에 의존하며 불법으로 영국행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브렉시트가 임박하면서 밀항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프랑스는 국경 경비에 더욱 예민해진 상황입니다.

[프랑크/항공·국경지대 경찰국 : "가장 큰 이유는 브렉시트가 임박했다는 거죠. 이주민의 공포 때문에 국경통제는 더 강화됐어요."]

[앵커]

영국이 더 이상 EU가 합의한 대로 난민을 받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는데요?

[기자]

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난민 합의안을 준수할 이유가 없는 만큼 국경을 걸어 잠글 수 있겠죠.

지난 1일 영국 가디언지는 다른 유럽국가에 있는 난민 아동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만나기 힘들 거란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EU에는 ‘더블린 조약’이 있습니다.

난민이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하도록 한 건데요.

이 더블린 조약에 따라 EU에 체류하게 된 난민 아동도 영국 내 가족과 합류가 허용됐는데, 브렉시트 이후엔 이를 받지 않을 수 있단 입장을 영국 내무부가 밝힌 겁니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가족 재결합 신청을 막는다면 난민 아동, 청소년들이 불법으로 영국행을 시도하다 위험에 노출될 거라고 지적하는데요.

유엔난민기구도 브렉시트 이후의 난민 대비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EU 흔드는 노딜 브렉시트
    • 입력 2019-09-04 20:35:41
    • 수정2019-09-04 21:03:29
    글로벌24
[앵커]

영국 하원이 현지 시간으로 오늘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 표결을 실시합니다.

이에 대해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보리스 존슨 총리는, 하원이 법안을 가결할 경우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하며 맞대응했는데요,

양민효 특파원, 존슨 총리의 노딜 브렉시트 추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 내용부터 우선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현지시각으로 어제 영국 하원은 이례적으로 심야에 의회를 열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존슨 총리에 맞서서 야당이 긴급 토론을 실시했고요,

치열한 공방 끝에, 의사일정 주도권을 하원이 가져갔습니다.

투표를 했더니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여당 보수당에서도 21명의 이탈표가 나온 건데요,

본격적인 세 대결은 현지시각으로 오늘 오후 예정돼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을 놓고 정식 표결이 이뤄지는 건데요.

법안 내용을 보자면요,

존슨 총리는 다음 달 19일까지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만든다.

만약 합의에 실패하면 원래 예정됐던 탈퇴일인 10월 31일로부터 3개월, 즉 내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강제로 연기하는 내용입니다.

존슨 영국 총리는 어떤 협상도 없이 예정대로 EU를 떠난다는 '노딜 브렉시트’방침을 고수해 왔는데, 급제동이 걸리자 이번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습니다.

투표에 진 데다, 이탈표까지 나와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었는데요.

하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는 조기 총선 실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하원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들은 10월 17일 브뤼셀(EU 정상회의)에 누가 이 나라의 대표로 참석할지 결정해야 할 겁니다."]

2016년 6월에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하고 3년이 지났지만, 영국 정치권은 여전히 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10월 31일에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바다 건너 프랑스도 국경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영국은 섬나라지만 영불해저 터널로 프랑스와 연결돼 있죠.

해저, 해상으로 사람들도, 또 물류 이동도 대규모로 이뤄져 왔는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통행과 통관 절차가 강화되는 만큼 프랑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칼레 항구에서 영국을 오가는 길목에서 통관 예행연습을 시작했구요.

브렉시트 이후에 대비해 세관 직원도 7백여 명 충원했습니다.

반면 칼레 일대 난민들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요.

영국과 가장 가까운 이 칼레에 중동이나 아프리카 출신 난민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영국행을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이 일대 난민들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텐트나 침낭 하나에 의존하며 불법으로 영국행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브렉시트가 임박하면서 밀항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프랑스는 국경 경비에 더욱 예민해진 상황입니다.

[프랑크/항공·국경지대 경찰국 : "가장 큰 이유는 브렉시트가 임박했다는 거죠. 이주민의 공포 때문에 국경통제는 더 강화됐어요."]

[앵커]

영국이 더 이상 EU가 합의한 대로 난민을 받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는데요?

[기자]

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난민 합의안을 준수할 이유가 없는 만큼 국경을 걸어 잠글 수 있겠죠.

지난 1일 영국 가디언지는 다른 유럽국가에 있는 난민 아동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만나기 힘들 거란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EU에는 ‘더블린 조약’이 있습니다.

난민이 처음 발을 디딘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하도록 한 건데요.

이 더블린 조약에 따라 EU에 체류하게 된 난민 아동도 영국 내 가족과 합류가 허용됐는데, 브렉시트 이후엔 이를 받지 않을 수 있단 입장을 영국 내무부가 밝힌 겁니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가족 재결합 신청을 막는다면 난민 아동, 청소년들이 불법으로 영국행을 시도하다 위험에 노출될 거라고 지적하는데요.

유엔난민기구도 브렉시트 이후의 난민 대비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