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진짜 트뤼도는 누구?

입력 2019.09.23 (20:34) 수정 2019.09.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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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제 옆에 보이는 사진 속 인물 누군지 알아보실까요?

네,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얼굴과 손을 갈색으로 칠한 이 남성은 바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입니다.

정계 입문 전인 지난 2001년 사립학교 교사로 일하던 때 한 파티에서 '알라딘'으로 분장한 겁니다.

북미 사회에서 백인이 유색 인종처럼 분장하는 것은 심각한 인종차별 행위로 금기시되고 있는데요,

평소 그는 유색 인종 등 소수자 입장을 대변해 인기를 누려왔던 만큼 이 사진이 공개되자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진짜 트뤼도는 누구?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사진이 공개되고 난 후 트뤼도 총리는 즉각 사과를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유세 현장으로 가던 트뤼도 총리는 논란이 확산되자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실망했다면서 용서를 구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인종차별이었다는 사실을 더 잘 알았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걸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고교 시절 장기자랑 행사에서 얼굴을 검게 칠하고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진이 추가로 공개됐구요,

지난 19일에는 캐나다 글로벌뉴스가 곱슬머리 가발을 쓰고 얼굴에 흑인 분장을 한 트뤼도 총리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은 트뤼도 총리가 20대 초반이던 1990년대 초에 촬영된 것으로,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불분명하다고 글로벌뉴스는 전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이번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또다시 사과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정체성 때문에 불관용과 차별에 직면해서는 안 되는 이들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깊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몇번이나 이런 분장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알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정치권과 언론은 이 대목을 주목하며 "더 많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행위가 잘못이란 사실을 몰랐다"는 그의 해명에 대해선, 당시 나이가 20대였고 직업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였다는 점에서 애당초 그가 인종주의적 성품을 품고 있었다는 의심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의 사진들 잇따라 공개되면서 트뤼도 총리는 그야말로 정치적 곤욕을 치르고 있겠군요?

[기자]

네,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도 트뤼도 총리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야당 보수당 대표 앤드루 쉬어는 해당 사진이 2001년은 물론이고 지금도 인종차별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보정당인 신민주당 대표 저그미트 싱도 트뤼도 총리의 과거 사진들은 "모욕적"이라며 "대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그미트 싱/신민주당(NDP) 대표 : "이건 장난이 아닙니다. 인종차별은 사람들에게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줍니다."]

영국 BBC 뉴스는 캐나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 들어보시죠.

["(트뤼도 총리의 행동은) 그저 디즈니 영화의 알라딘 캐릭터를 흉내내는 놀이였을 겁니다. 별일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들은 성장합니다. 그건 여러 해 전의 일입니다. 그가 변했다면, 그건 좋은 일일 겁니다."]

["매우 실망했습니다. 백인 중 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였을 인종차별적 행동을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앵커]

다음달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이런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져 트뤼도 총리에게도 큰 타격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트뤼도 총리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캐나다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기로 했는데요,

그동안 그는 남녀 동수로 내각을 꾸리고 이민자와 소수자 포용 정책을 펼치는 등 진보 정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종주의 논란이 불거진 후 즉각 해명하고 사과를 하긴 했지만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트뤼도 총리를 비난했던 신민주당 대표 저그미트 싱은 '진짜 트뤼도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구요,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다양성과 소수자들의 챔피언이었던 트뤼도"에 대해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정계 입문 이후 진보와 관용의 상징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달려왔던 트뤼도 총리, '위선'이라는 악재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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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진짜 트뤼도는 누구?
    • 입력 2019-09-23 20:31:09
    • 수정2019-09-23 21:14:53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제 옆에 보이는 사진 속 인물 누군지 알아보실까요?

네,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얼굴과 손을 갈색으로 칠한 이 남성은 바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입니다.

정계 입문 전인 지난 2001년 사립학교 교사로 일하던 때 한 파티에서 '알라딘'으로 분장한 겁니다.

북미 사회에서 백인이 유색 인종처럼 분장하는 것은 심각한 인종차별 행위로 금기시되고 있는데요,

평소 그는 유색 인종 등 소수자 입장을 대변해 인기를 누려왔던 만큼 이 사진이 공개되자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진짜 트뤼도는 누구?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사진이 공개되고 난 후 트뤼도 총리는 즉각 사과를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유세 현장으로 가던 트뤼도 총리는 논란이 확산되자 비행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실망했다면서 용서를 구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인종차별이었다는 사실을 더 잘 알았어야 했는데 그때는 그걸 몰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고교 시절 장기자랑 행사에서 얼굴을 검게 칠하고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진이 추가로 공개됐구요,

지난 19일에는 캐나다 글로벌뉴스가 곱슬머리 가발을 쓰고 얼굴에 흑인 분장을 한 트뤼도 총리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은 트뤼도 총리가 20대 초반이던 1990년대 초에 촬영된 것으로,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는 불분명하다고 글로벌뉴스는 전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이번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또다시 사과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캐나다 총리 : "정체성 때문에 불관용과 차별에 직면해서는 안 되는 이들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깊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몇번이나 이런 분장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알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정치권과 언론은 이 대목을 주목하며 "더 많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행위가 잘못이란 사실을 몰랐다"는 그의 해명에 대해선, 당시 나이가 20대였고 직업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였다는 점에서 애당초 그가 인종주의적 성품을 품고 있었다는 의심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의 사진들 잇따라 공개되면서 트뤼도 총리는 그야말로 정치적 곤욕을 치르고 있겠군요?

[기자]

네,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도 트뤼도 총리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야당 보수당 대표 앤드루 쉬어는 해당 사진이 2001년은 물론이고 지금도 인종차별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보정당인 신민주당 대표 저그미트 싱도 트뤼도 총리의 과거 사진들은 "모욕적"이라며 "대답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그미트 싱/신민주당(NDP) 대표 : "이건 장난이 아닙니다. 인종차별은 사람들에게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줍니다."]

영국 BBC 뉴스는 캐나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 들어보시죠.

["(트뤼도 총리의 행동은) 그저 디즈니 영화의 알라딘 캐릭터를 흉내내는 놀이였을 겁니다. 별일 아니라고 봅니다."]

["사람들은 성장합니다. 그건 여러 해 전의 일입니다. 그가 변했다면, 그건 좋은 일일 겁니다."]

["매우 실망했습니다. 백인 중 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였을 인종차별적 행동을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앵커]

다음달 캐나다 총선을 앞두고 이런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져 트뤼도 총리에게도 큰 타격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트뤼도 총리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캐나다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기로 했는데요,

그동안 그는 남녀 동수로 내각을 꾸리고 이민자와 소수자 포용 정책을 펼치는 등 진보 정치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종주의 논란이 불거진 후 즉각 해명하고 사과를 하긴 했지만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트뤼도 총리를 비난했던 신민주당 대표 저그미트 싱은 '진짜 트뤼도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구요,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다양성과 소수자들의 챔피언이었던 트뤼도"에 대해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정계 입문 이후 진보와 관용의 상징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달려왔던 트뤼도 총리, '위선'이라는 악재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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