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압력’

입력 2019.09.26 (20:32) 수정 2019.09.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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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오늘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전 만해도 '러시아' 스캔들로 곤혹을 치뤘는데요,

이번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의 최대 정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백악관이 당일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지만 두 사람 모두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압력'> 으로 정해봤습니다.

[앵커]

둘다 압력은 없었다는건데... 그럼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기자]

네, 현지시간 25일 공개된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바이든이 아들의 회사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알고 싶어하는데, 미 법무부 장관과 뭔가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다" 라고 말한 내용이 나옵니다.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마침 두 정상은 유엔총회 기간 뉴욕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두 사람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나는 민주적이고 개방된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녹취록을 읽었겠지만 아무도 나를 밀어붙이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압력은 없었습니다."]

[앵커]

어쨌든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의 아들에 대한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내용을 조사를 해달라는 뉘앙스로 보이는데요,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용을 좀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지난 20일 미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요,

당시 통화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임원인 그의 아들을 조사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검찰이 당시 에너지기업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끼어들어 이 조사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사해 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 카드를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에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카드까지 꺼내들었죠?

[기자]

네, 지난 24일 미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펠로시 의장은 지금까지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이 나올 때마다 국론 분열 등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거든요,

그런데 이번 일에 대해서는 달랐습니다.

대통령이 외국 정부를 미 대선에 끌어들이고 국가 안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윕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건데요,

정적인 바이든의 비리를 캐기위해 외국 정상을 압박했고, 지원 자금 집행까지 압박수단으로 사용했으니 이건 권력남용이며 탄핵사유 라는 겁니다.

[낸시 펠로시/미 하원의장 :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대통령 취임 선서 배신, 국가안보 배신, 우리 선거의 진실성에 대한 배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사실을 드러낸 것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된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이해를 돕기위해 미국의 탄핵 절차를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원이 탄핵 조사를 거친 뒤 과반수가 찬성해 상원으로 넘기면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최종 탄핵이 결정됩니다.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35석을 점유하고 있어서 하원에서의 탄핵안 가결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상원으로 올라가면 이야기는 달라지는데요,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공화당이 53석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오더라도 즉시 부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습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제 1년 정도가 남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번 사태로 국정 운영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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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압력’
    • 입력 2019-09-26 20:32:49
    • 수정2019-09-26 21:15:02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오늘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전 만해도 '러시아' 스캔들로 곤혹을 치뤘는데요,

이번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의 최대 정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백악관이 당일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지만 두 사람 모두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는 '압력'> 으로 정해봤습니다.

[앵커]

둘다 압력은 없었다는건데... 그럼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기자]

네, 현지시간 25일 공개된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바이든이 아들의 회사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알고 싶어하는데, 미 법무부 장관과 뭔가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다" 라고 말한 내용이 나옵니다.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마침 두 정상은 유엔총회 기간 뉴욕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두 사람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나는 민주적이고 개방된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녹취록을 읽었겠지만 아무도 나를 밀어붙이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압력은 없었습니다."]

[앵커]

어쨌든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의 아들에 대한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내용을 조사를 해달라는 뉘앙스로 보이는데요,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용을 좀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지난 20일 미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요,

당시 통화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임원인 그의 아들을 조사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검찰이 당시 에너지기업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끼어들어 이 조사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사해 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 카드를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에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카드까지 꺼내들었죠?

[기자]

네, 지난 24일 미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펠로시 의장은 지금까지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론이 나올 때마다 국론 분열 등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거든요,

그런데 이번 일에 대해서는 달랐습니다.

대통령이 외국 정부를 미 대선에 끌어들이고 국가 안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윕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내년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건데요,

정적인 바이든의 비리를 캐기위해 외국 정상을 압박했고, 지원 자금 집행까지 압박수단으로 사용했으니 이건 권력남용이며 탄핵사유 라는 겁니다.

[낸시 펠로시/미 하원의장 :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대통령 취임 선서 배신, 국가안보 배신, 우리 선거의 진실성에 대한 배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사실을 드러낸 것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된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이해를 돕기위해 미국의 탄핵 절차를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원이 탄핵 조사를 거친 뒤 과반수가 찬성해 상원으로 넘기면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최종 탄핵이 결정됩니다.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35석을 점유하고 있어서 하원에서의 탄핵안 가결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상원으로 올라가면 이야기는 달라지는데요,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공화당이 53석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오더라도 즉시 부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습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까지 이제 1년 정도가 남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번 사태로 국정 운영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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