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관계 ‘전환’ 모색…‘DMZ 평화지대’ 제안

입력 2019.09.28 (07:50) 수정 2019.09.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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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국제사회에 제안했습니다.

한미 정상은 또 대북 군사행동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하기로 뜻을 모았는데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에 대한 일종의 답이자, 남북미 간에 신뢰를 회복하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북미 모두 실무협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조율의 진통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슈앤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70년 남북 군사 대결의 장소지만, 역설적으로 생태계가 잘 보존된 디엠지.

문 대통령이 이 거대한 녹색 지대를 국제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한층 더 구체화한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9월 24일/유엔총회 기조연설 : "(유엔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판문점과 개성을 이어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하고, 디엠지 안에 유엔 기구 등이 자리 잡는다면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거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디엠지에 매설된 지뢰를 우리 단독으로 제거하는 데는 15년이 걸린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9월 24일/유엔총회 기조연설 :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의 국제평화지대 구상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안전보장이 핵심 과제가 된 상황에서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에 국제사회가 참여하고 공증하는 조건을 만들어서 평화 담보 수준을 높이자는 겁니다.

평화협정이나 제재 완화 등을 급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현실적인 대안을 고심 끝에 내놓은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다만 관건은 북한의 반응. 디엠지 평화지대 구상은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 모색되던 종전선언보다는 낮은 수준의 체제보장 아이디어인 만큼, 북한의 수용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핵화 협상의 진전도 필요한 것이고 또한 북한도 입장 전환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북한 같은 경우에는 북한 지역에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데 DMZ에 평화지대를 하면 개성까지 일정 부분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또 조성해야 되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도 남아있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당장 추진 과제라기보다는 우리 정부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이번 유엔 총회는 북미대화 재개 움직임과 맞물려 열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른바 ‘새로운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데다, 전체적으로 대북 관련 메시지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북한의 안전보장을 의식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9번째 한미 정상회담.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북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확실한 답을 내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에 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과 북한은 전쟁 상태였을 것입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에 대한 유화 메시지는 계속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유엔총회 기조연설 : "이란처럼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북한은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기대하는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나 제재 해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전체적인 대북 관련 발언도 몇 문장에 그쳤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 핵 폐기,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식 해법이 북미 대화 국면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고 비판하며 ‘새로운 방법’을 언급했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 "협상을 앞두고 자기 전략을 미리 밝히는 법은 없죠. 그래서 어떻든 간에 트럼프가 그동안에 선 비핵화 후보상이라는 리비아 방식이 북미대화에 진전을 가져오는 데 차질을 빚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을 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인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을까. 그건 아마 북미 간에 실무협상에나 또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나타날 걸로 봅니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청와대는 한미 정상이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 이전의 싱가포르 선언 합의 정신을 되새겼고,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9월 23일 :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청와대는 이중 ‘전환’이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미 정상이 북한과의 관계를 단순히 개선하는 차원이 아닌, ‘완전히 바꾼다’는 의미에서 전환, 즉 트랜스폼(transform)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계산법’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과도 맞닿은 표현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악화 일로를 걸었던 남북미가 신뢰를 회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올해 시한을 강조한 김정은 위원장이나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모두 협상 결과물이 필요해 비핵화 협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입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 "대북 관계에서 관계 진전이나 개선의 차원을 넘어서 전환, 전환을 기해서 새로운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또 70년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방법 얘기도 했습니다마는 미국도 좀 더 유연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을 하고 또 북한도 비핵화를 위해서 아주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상당히 중요한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까..."]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2~3주 내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무협상에서 결과물이 나오면 연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답방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은재/국회 정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 "국가정보원에선 아마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에 오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방문 당시 북한을 아세안 협의체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국정원이 현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 가능성을 다시 언급한 건 그만큼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 초청을 계기로 김 위원장도 부산 방문을 남북 대화와 북미 정상회담 재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어느 정도 섰다는 분석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국가정보원에서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김정은 위원장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발표를 할 정도면요. 사실은 물밑접촉을 통해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발표라든가 최근 입장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기대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국가정보원이 사실상 준비되어 있는 것을 이야기한 건지 아니면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용을 가볍게 언급한 건지 사실관계 확인도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만약에 후자라면 국가정보원이 조금 경솔했다…."]

오는 11월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다면,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남한 방문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카타르 월드컵 남북 예선전을 예정대로 평양에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번 스포츠 협력을 시작으로 얼어있는 남북 관계에도 다시금 훈풍이 불지 주목됩니다.

카타르 월드컵 축구 남북 예선전이 예정대로 평양에서 열립니다.

예선 경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답이 없던 북한이 최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평양 원정 경기를 위해 선수단의 비자 발급 준비와 함께 평양으로의 응원단 파견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 : "축구협회 그리고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어떻게 진행을 해 나가야 될지 검토를 해 나갈 예정입니다."]

평양에서 남북 남자축구대표팀 경기가 성사된 것은 무려 29년 만입니다.

남북은 지난 1990년 10월 평양 경기를 치른 데 이어 같은 달 남측에서 재경기를 펼쳤고, 이듬해 열린 세계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선 단일팀을 구성해 8강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내년 도쿄올림픽에 남북이 함께 참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희망 의사도 밝히며 IOC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한반도 평화와 이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또한 IOC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협력 사업들엔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대남 비난에 이어 노골적인 무력시위도 감행한 북한.

정치는 막혀도 스포츠는 통한다는 말처럼 스포츠 협력이 냉각기를 맞은 지금의 남북 관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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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관계 ‘전환’ 모색…‘DMZ 평화지대’ 제안
    • 입력 2019-09-28 08:15:27
    • 수정2019-09-28 08:44:59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국제사회에 제안했습니다.

한미 정상은 또 대북 군사행동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하기로 뜻을 모았는데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에 대한 일종의 답이자, 남북미 간에 신뢰를 회복하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북미 모두 실무협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조율의 진통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슈앤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70년 남북 군사 대결의 장소지만, 역설적으로 생태계가 잘 보존된 디엠지.

문 대통령이 이 거대한 녹색 지대를 국제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한층 더 구체화한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9월 24일/유엔총회 기조연설 : "(유엔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판문점과 개성을 이어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하고, 디엠지 안에 유엔 기구 등이 자리 잡는다면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거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디엠지에 매설된 지뢰를 우리 단독으로 제거하는 데는 15년이 걸린다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9월 24일/유엔총회 기조연설 :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입니다."]

문 대통령의 국제평화지대 구상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안전보장이 핵심 과제가 된 상황에서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에 국제사회가 참여하고 공증하는 조건을 만들어서 평화 담보 수준을 높이자는 겁니다.

평화협정이나 제재 완화 등을 급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현실적인 대안을 고심 끝에 내놓은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다만 관건은 북한의 반응. 디엠지 평화지대 구상은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 모색되던 종전선언보다는 낮은 수준의 체제보장 아이디어인 만큼, 북한의 수용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핵화 협상의 진전도 필요한 것이고 또한 북한도 입장 전환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북한 같은 경우에는 북한 지역에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데 DMZ에 평화지대를 하면 개성까지 일정 부분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그런 기반을 또 조성해야 되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도 남아있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당장 추진 과제라기보다는 우리 정부가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이번 유엔 총회는 북미대화 재개 움직임과 맞물려 열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른바 ‘새로운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데다, 전체적으로 대북 관련 메시지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북한의 안전보장을 의식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9번째 한미 정상회담.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북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확실한 답을 내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에 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과 북한은 전쟁 상태였을 것입니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에 대한 유화 메시지는 계속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유엔총회 기조연설 : "이란처럼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북한은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기대하는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나 제재 해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전체적인 대북 관련 발언도 몇 문장에 그쳤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 핵 폐기,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식 해법이 북미 대화 국면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고 비판하며 ‘새로운 방법’을 언급했습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 "협상을 앞두고 자기 전략을 미리 밝히는 법은 없죠. 그래서 어떻든 간에 트럼프가 그동안에 선 비핵화 후보상이라는 리비아 방식이 북미대화에 진전을 가져오는 데 차질을 빚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을 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인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을까. 그건 아마 북미 간에 실무협상에나 또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나타날 걸로 봅니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청와대는 한미 정상이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 이전의 싱가포르 선언 합의 정신을 되새겼고,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9월 23일 :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청와대는 이중 ‘전환’이라는 단어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미 정상이 북한과의 관계를 단순히 개선하는 차원이 아닌, ‘완전히 바꾼다’는 의미에서 전환, 즉 트랜스폼(transform)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계산법’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과도 맞닿은 표현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악화 일로를 걸었던 남북미가 신뢰를 회복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올해 시한을 강조한 김정은 위원장이나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모두 협상 결과물이 필요해 비핵화 협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입니다.

[이관세/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 "대북 관계에서 관계 진전이나 개선의 차원을 넘어서 전환, 전환을 기해서 새로운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또 70년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방법 얘기도 했습니다마는 미국도 좀 더 유연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을 하고 또 북한도 비핵화를 위해서 아주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상당히 중요한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까..."]

이런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2~3주 내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무협상에서 결과물이 나오면 연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답방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은재/국회 정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 "국가정보원에선 아마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에 오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방문 당시 북한을 아세안 협의체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국정원이 현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 가능성을 다시 언급한 건 그만큼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 초청을 계기로 김 위원장도 부산 방문을 남북 대화와 북미 정상회담 재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어느 정도 섰다는 분석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국가정보원에서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김정은 위원장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발표를 할 정도면요. 사실은 물밑접촉을 통해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발표라든가 최근 입장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기대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국가정보원이 사실상 준비되어 있는 것을 이야기한 건지 아니면 지금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용을 가볍게 언급한 건지 사실관계 확인도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만약에 후자라면 국가정보원이 조금 경솔했다…."]

오는 11월 열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다면,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남한 방문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카타르 월드컵 남북 예선전을 예정대로 평양에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번 스포츠 협력을 시작으로 얼어있는 남북 관계에도 다시금 훈풍이 불지 주목됩니다.

카타르 월드컵 축구 남북 예선전이 예정대로 평양에서 열립니다.

예선 경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답이 없던 북한이 최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평양 원정 경기를 위해 선수단의 비자 발급 준비와 함께 평양으로의 응원단 파견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 : "축구협회 그리고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어떻게 진행을 해 나가야 될지 검토를 해 나갈 예정입니다."]

평양에서 남북 남자축구대표팀 경기가 성사된 것은 무려 29년 만입니다.

남북은 지난 1990년 10월 평양 경기를 치른 데 이어 같은 달 남측에서 재경기를 펼쳤고, 이듬해 열린 세계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선 단일팀을 구성해 8강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내년 도쿄올림픽에 남북이 함께 참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희망 의사도 밝히며 IOC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한반도 평화와 이해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또한 IOC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협력 사업들엔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대남 비난에 이어 노골적인 무력시위도 감행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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