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뿔 꺾인 유니콘

입력 2019.10.01 (20:38) 수정 2019.10.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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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재희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먼저 사진부터 보시죠.

이 두 사람 누군지 아시나요?

왼쪽은 사무실 공유서비스 스타트업 ‘위워크’의 CEO 애덤 뉴먼이고요.

오른쪽은 전자담배 스타트업인 쥴 랩스의 CEO 케빈 번스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 또 뭐가 있을까요?

[앵커]

위워크와 쥴 랩스 모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잘 나가던 기업들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두 사람 모두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우리는 '1조 클럽'이라고 하는 이른바 '유니콘 스타트업'의 CEO였고요.

또 최근 불미스럽게 CEO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오늘의 키워드, '뿔 꺾인 유니콘'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위워크와 쥴 랩스가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먼저 위워크는 '사무실 공유'라는 새로운 임대 서비스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한 기업이 사무실 전체를 독점하는게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회의실이나 휴게실 등 사무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만큼 임대료를 아낄 수 있어서 기업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앵커]

그렇게 촉망받던 회사의 CEO가 왜 물러난거죠?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위워크의 사업 모델에 불신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위워크는 지난 8월 상장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문제는 이때 막대한 손실도 함께 공개돼 사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한때 470억 달러까지 평가됐었는데요.

몇 달 만에 150억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기업 가치가 반토막도 아니고 3분의 1토막이 난 거네요.

[기자]

네, 이 때문에 최대 투자자인 일본 소프트뱅크측이 뉴먼에게 사퇴를 압박하기 시작했고요.

이런 가운데 뉴먼의 마리화나 복용과 잦은 파티 등이 보도되면서 일주일 전 결국 사퇴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뉴먼은 "최근 몇 주간 나를 겨냥한 조사와 검증이 (회사에) 중대한 장애물이 됐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의 리더로서는 매우 신속한 위신의 추락" 이라고까지 보도했습니다.

결국 올해 기업공개 최대 기대주로 꼽혔던 위워크의 상장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앵커]

전자담배업체 쥴 랩스는 어떤가요?

[기자]

쥴 랩스는 전자담배 업계의 애플로 통하는 회사입니다.

전자담배 '쥴'을 출시한지 4년만에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쥴'은 최신 전자기기처럼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워 순식간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쥴을 피운다'는 의미의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앵커]

애플에 비유될 정도로 성공한 회사였는데 CEO는 왜 물러난거죠?

[기자]

바로 유해성 논란때문입니다.

쥴은 미국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는데요

단맛과 여러가지 향이 나는 액상을 선보여 쥴을 피우는 청소년들이 급증했습니다.

[잭 왁스맨/학생 : "요즘 친구들은 '쥴'을 '아이폰' 같은 존재로 여겨요. 자신만의 '쥴'과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에 따라 청소년들을 니코틴 중독에 빠뜨린다고 큰 비판을 받았는데요.

여기에 최근 10명 넘는 사람이 숨진 전자담배 폐질환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미 식품의약국은 쥴의 광고를 규제하고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단맛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이미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자 결국 CEO가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케빈 번스/전 쥴 랩스 CEO : "어린 아이들이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우린 절대 우리 제품을 미성년자가 사용하도록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촉망받던 스타트업의 추락에 시장의 충격도 클 것 같은데요.

[기자]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가 끝나고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업체의 추락으로 스타트업 성공 공식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강점은 창업자의 혁신적인 비전, 그리고 대기업들과는 다른 빠르고 과감한 사업 방식입니다.

위워크과 쥴랩스도 이 같은 강점을 내세워 짧은 기간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요.

하지만 기업이 성장한 뒤에도 덩치에 걸맞는 성숙함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창업자를 제어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책임 의식이 여전히 빈약하다는 겁니다.

통제되지 않은 자본주의의 결과라는 비판과 함께 실리콘밸리 회의론까지 커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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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뿔 꺾인 유니콘
    • 입력 2019-10-01 20:43:37
    • 수정2019-10-01 20:56:02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재희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먼저 사진부터 보시죠.

이 두 사람 누군지 아시나요?

왼쪽은 사무실 공유서비스 스타트업 ‘위워크’의 CEO 애덤 뉴먼이고요.

오른쪽은 전자담배 스타트업인 쥴 랩스의 CEO 케빈 번스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 또 뭐가 있을까요?

[앵커]

위워크와 쥴 랩스 모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잘 나가던 기업들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두 사람 모두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우리는 '1조 클럽'이라고 하는 이른바 '유니콘 스타트업'의 CEO였고요.

또 최근 불미스럽게 CEO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오늘의 키워드, '뿔 꺾인 유니콘'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위워크와 쥴 랩스가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먼저 위워크는 '사무실 공유'라는 새로운 임대 서비스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한 기업이 사무실 전체를 독점하는게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회의실이나 휴게실 등 사무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만큼 임대료를 아낄 수 있어서 기업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앵커]

그렇게 촉망받던 회사의 CEO가 왜 물러난거죠?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위워크의 사업 모델에 불신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위워크는 지난 8월 상장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문제는 이때 막대한 손실도 함께 공개돼 사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한때 470억 달러까지 평가됐었는데요.

몇 달 만에 150억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기업 가치가 반토막도 아니고 3분의 1토막이 난 거네요.

[기자]

네, 이 때문에 최대 투자자인 일본 소프트뱅크측이 뉴먼에게 사퇴를 압박하기 시작했고요.

이런 가운데 뉴먼의 마리화나 복용과 잦은 파티 등이 보도되면서 일주일 전 결국 사퇴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뉴먼은 "최근 몇 주간 나를 겨냥한 조사와 검증이 (회사에) 중대한 장애물이 됐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의 리더로서는 매우 신속한 위신의 추락" 이라고까지 보도했습니다.

결국 올해 기업공개 최대 기대주로 꼽혔던 위워크의 상장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앵커]

전자담배업체 쥴 랩스는 어떤가요?

[기자]

쥴 랩스는 전자담배 업계의 애플로 통하는 회사입니다.

전자담배 '쥴'을 출시한지 4년만에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쥴'은 최신 전자기기처럼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워 순식간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쥴을 피운다'는 의미의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앵커]

애플에 비유될 정도로 성공한 회사였는데 CEO는 왜 물러난거죠?

[기자]

바로 유해성 논란때문입니다.

쥴은 미국 10대 청소년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는데요

단맛과 여러가지 향이 나는 액상을 선보여 쥴을 피우는 청소년들이 급증했습니다.

[잭 왁스맨/학생 : "요즘 친구들은 '쥴'을 '아이폰' 같은 존재로 여겨요. 자신만의 '쥴'과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에 따라 청소년들을 니코틴 중독에 빠뜨린다고 큰 비판을 받았는데요.

여기에 최근 10명 넘는 사람이 숨진 전자담배 폐질환 사태까지 터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미 식품의약국은 쥴의 광고를 규제하고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단맛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이미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자 결국 CEO가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케빈 번스/전 쥴 랩스 CEO : "어린 아이들이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우린 절대 우리 제품을 미성년자가 사용하도록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촉망받던 스타트업의 추락에 시장의 충격도 클 것 같은데요.

[기자]

실리콘밸리의 성공 신화가 끝나고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업체의 추락으로 스타트업 성공 공식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강점은 창업자의 혁신적인 비전, 그리고 대기업들과는 다른 빠르고 과감한 사업 방식입니다.

위워크과 쥴랩스도 이 같은 강점을 내세워 짧은 기간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요.

하지만 기업이 성장한 뒤에도 덩치에 걸맞는 성숙함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창업자를 제어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책임 의식이 여전히 빈약하다는 겁니다.

통제되지 않은 자본주의의 결과라는 비판과 함께 실리콘밸리 회의론까지 커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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