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위기의 천산갑

입력 2019.10.08 (20:36) 수정 2019.10.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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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김지원 앵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동물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앵커]

상아 때문에 코끼리 아닌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금 보시는 이 동물, 바로 천산갑입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희귀 포유류인데요,

산을 뚫는 갑옷이라는 의미로 등 껍질에 있는 갑옷 같은 비늘이 특징입니다.

주로 개미나 애벌레 등을 먹고살고, 위협을 받았을 때 몸을 둥글게 말아 자신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이 천산갑 밀매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서 최근 외신들이 천산갑 밀매 현장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위기의 천산갑'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천산갑이란 동물은 처음 알았는데요,

천산갑 주로 어디서 서식하나요?

[기자]

네,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보면 나이지리아에서 천산갑 밀매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 남서부 온두주의 한 숲 속입니다.

깜깜한 밤, 밀렵꾼들이 천산갑 사냥에 나섰는데요,

이 지역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천산갑을 사냥해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요즘엔 사냥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술레 야인라/천산갑 사냥꾼 : "우리는 여기서 천산갑을 사냥해오곤 했습니다. 이 숲속엔 많은 동물이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거의 없습니다. 한번도 겨우 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등 아시아에서 천산갑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는데요,

때문에 나이지리아는 범죄조직들의 천산갑 밀매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시아 지역에서는 왜 천산갑을 사들이는 건가요?

[기자]

예상 가능한 이유일 텐데요, 바로 자양강장 효능 때문입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천산갑 고기와 비늘이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때문에 고급 식재료나 한약재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천산갑 비늘은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종기나 월경불순, 지혈 등에 효과적이라는 미신이 있구요,

류머티즘이나 심장질환, 심지어 암 치료에도 좋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 이른바 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천산갑에 대한 무분별한 사냥과 밀매가 이어져 온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천산갑 밀매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지난달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올해만 나이지리아산 천산갑을 실은 배 3척이 홍콩과 싱가포르 당국에 의해 적발됐는데요,

무게가 약 34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시세로 따지면 1억 달러 이상의 가치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천산갑 밀매는 나이지리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케냐도 천산갑 비늘 밀매의 중심지입니다.

[버나드 아그완다/케냐 국립박물관 포유류 전문가 : "한 달이면 3~4건의 천산갑 거래를 제안받습니다. 10년 전엔 일 년에 2~3건에 불과했었는데 말이죠. 매우 많은 사람들이 천산갑 거래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천산갑 비늘은 케냐 암시장에서 킬로그램 당 600달러에 팔리는데요,

아시아 시장에선 최대 4배까지 값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2004년에서 2014년까지 십 년 사이 백만 마리 이상의 천산갑이 중국과 베트남으로 밀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콜먼 오크리오다인/세계야생동물기금 야생동물 거래 전문가 : "비늘은 가장 가치있는 상품이죠. 대량 출하하기 훨씬 수월한데다 단위 중량에 대한 가치도 더 높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렇게 천산갑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천산갑 개체 수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멸종 위기를 우려할 정도로 줄어들었다죠?

[기자]

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지난 2014년 천산갑 8종 전부를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그리고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습니다.

천산갑의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는 이유에섭니다.

지난 2017년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천산갑의 상업적 거래가 전면 금지됐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국제적인 단속에도 근거 없는 미신과 오해 때문에 천산갑 밀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산갑이라는 이름도 들어보기 전에 천산갑은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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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위기의 천산갑
    • 입력 2019-10-08 20:36:55
    • 수정2019-10-08 20:58:32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김지원 앵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동물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앵커]

상아 때문에 코끼리 아닌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금 보시는 이 동물, 바로 천산갑입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희귀 포유류인데요,

산을 뚫는 갑옷이라는 의미로 등 껍질에 있는 갑옷 같은 비늘이 특징입니다.

주로 개미나 애벌레 등을 먹고살고, 위협을 받았을 때 몸을 둥글게 말아 자신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이 천산갑 밀매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서 최근 외신들이 천산갑 밀매 현장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위기의 천산갑'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천산갑이란 동물은 처음 알았는데요,

천산갑 주로 어디서 서식하나요?

[기자]

네,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보면 나이지리아에서 천산갑 밀매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 남서부 온두주의 한 숲 속입니다.

깜깜한 밤, 밀렵꾼들이 천산갑 사냥에 나섰는데요,

이 지역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천산갑을 사냥해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요즘엔 사냥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술레 야인라/천산갑 사냥꾼 : "우리는 여기서 천산갑을 사냥해오곤 했습니다. 이 숲속엔 많은 동물이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거의 없습니다. 한번도 겨우 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등 아시아에서 천산갑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고 있다는데요,

때문에 나이지리아는 범죄조직들의 천산갑 밀매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시아 지역에서는 왜 천산갑을 사들이는 건가요?

[기자]

예상 가능한 이유일 텐데요, 바로 자양강장 효능 때문입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천산갑 고기와 비늘이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때문에 고급 식재료나 한약재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천산갑 비늘은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종기나 월경불순, 지혈 등에 효과적이라는 미신이 있구요,

류머티즘이나 심장질환, 심지어 암 치료에도 좋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 이른바 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천산갑에 대한 무분별한 사냥과 밀매가 이어져 온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천산갑 밀매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지난달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올해만 나이지리아산 천산갑을 실은 배 3척이 홍콩과 싱가포르 당국에 의해 적발됐는데요,

무게가 약 34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시세로 따지면 1억 달러 이상의 가치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천산갑 밀매는 나이지리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케냐도 천산갑 비늘 밀매의 중심지입니다.

[버나드 아그완다/케냐 국립박물관 포유류 전문가 : "한 달이면 3~4건의 천산갑 거래를 제안받습니다. 10년 전엔 일 년에 2~3건에 불과했었는데 말이죠. 매우 많은 사람들이 천산갑 거래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천산갑 비늘은 케냐 암시장에서 킬로그램 당 600달러에 팔리는데요,

아시아 시장에선 최대 4배까지 값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2004년에서 2014년까지 십 년 사이 백만 마리 이상의 천산갑이 중국과 베트남으로 밀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콜먼 오크리오다인/세계야생동물기금 야생동물 거래 전문가 : "비늘은 가장 가치있는 상품이죠. 대량 출하하기 훨씬 수월한데다 단위 중량에 대한 가치도 더 높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렇게 천산갑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천산갑 개체 수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멸종 위기를 우려할 정도로 줄어들었다죠?

[기자]

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지난 2014년 천산갑 8종 전부를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그리고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습니다.

천산갑의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는 이유에섭니다.

지난 2017년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도 천산갑의 상업적 거래가 전면 금지됐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국제적인 단속에도 근거 없는 미신과 오해 때문에 천산갑 밀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산갑이라는 이름도 들어보기 전에 천산갑은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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