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동성 커플에 체외수정 허용”…들끓는 프랑스

입력 2019.10.08 (20:41) 수정 2019.10.08 (20: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 파리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마크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출산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였는데요,

거리로 쏟아져 나온 프랑스 시민들의 구호는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였습니다.

어떤 뜻인지 궁금한데요.

파리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주말에 있었던 시위,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정부가 미혼여성이나 여성 동성애자 커플도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데요.

종교계와 보수진영 시민들이 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선 겁니다.

지난 일요일 파리 도심에는 프랑스 경찰 추산 최대 2만 명 인파가 모였습니다.

‘아빠는 어디에 있니?’ 라고 적힌 팻말이 눈에 띄었고요,

시위 슬로건은 '자유, 평등, 부성애’였는데 프랑스의 국가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를 변형한 겁니다.

마크롱 정부는 미혼 여성과, 레즈비언 커플에게 체외수정으로 출산을 허용하고 공공의료보험 혜택도 주는 내용을 골자로 ‘생명윤리법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모두를 위한' 인공 수정법으로도 불리는데요,

지난달 하원을 통과했고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입니다.

보수우파 진영은, 이 법안이 전통적인 가족구조를 해체하고 아버지의 자리를 빼앗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엘리자베스/시위 참가자 : "(아버지 없이) 의학의 도움을 받는 체외수정은 ‘아이의 상업화’를 의미합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앵커]

프랑스 정부가 법안을 개정하는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프랑스 현행법으로는 결혼을 했거나, 2년 이상 동거한 ‘이성’ 커플에게만 체외수정이 허용됩니다.

마크롱 정부는 여성의 출산할 권리를 폭넓게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개정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현재 유럽연합 28개 회원국 가운데 미혼 여성이나, 동성 커플에게도 체외수정 시술을 허용한 나라는 이미 절반이 넘는 영국, 스페인, 벨기에 등 18곳입니다.

프랑스 여성들이 현행법 때문에 이웃 나라로 건너가서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현실도 고려됐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법안 내용은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시 공약이기도 한데요.

프랑스 정부가 이미 2013년에 '모두를 위한 결혼' 즉 동성결혼을 합법화했기 때문에 이들의 체외수정과, 또 의료보험 적용도 막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럽 다른 나라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만큼 시대변화에 따라 규정도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은데 법안 통과가 순조로울까요?

[기자]

동성 결혼 합법화 당시와 마찬가지로 찬반 여론이 대립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법안에 찬성하는 분위깁니다.

지난달 한 여론 조사를 보면, 미혼 여성과, 동성 커플의 체외수정 시술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60%를 넘었습니다.

혼인 여부나 성적 정체성에 따라 여성의 출산할 권리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이런 취지에서 개정 법안이 마련됐지만, 마크롱 정부에게는 보수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큽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동성 커플에 체외수정 허용”…들끓는 프랑스
    • 입력 2019-10-08 20:43:01
    • 수정2019-10-08 20:58:32
    글로벌24
[앵커]

지난 주말 파리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마크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출산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였는데요,

거리로 쏟아져 나온 프랑스 시민들의 구호는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였습니다.

어떤 뜻인지 궁금한데요.

파리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양민효 특파원! 주말에 있었던 시위,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정부가 미혼여성이나 여성 동성애자 커플도 체외수정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데요.

종교계와 보수진영 시민들이 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선 겁니다.

지난 일요일 파리 도심에는 프랑스 경찰 추산 최대 2만 명 인파가 모였습니다.

‘아빠는 어디에 있니?’ 라고 적힌 팻말이 눈에 띄었고요,

시위 슬로건은 '자유, 평등, 부성애’였는데 프랑스의 국가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를 변형한 겁니다.

마크롱 정부는 미혼 여성과, 레즈비언 커플에게 체외수정으로 출산을 허용하고 공공의료보험 혜택도 주는 내용을 골자로 ‘생명윤리법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모두를 위한' 인공 수정법으로도 불리는데요,

지난달 하원을 통과했고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입니다.

보수우파 진영은, 이 법안이 전통적인 가족구조를 해체하고 아버지의 자리를 빼앗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엘리자베스/시위 참가자 : "(아버지 없이) 의학의 도움을 받는 체외수정은 ‘아이의 상업화’를 의미합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앵커]

프랑스 정부가 법안을 개정하는 배경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프랑스 현행법으로는 결혼을 했거나, 2년 이상 동거한 ‘이성’ 커플에게만 체외수정이 허용됩니다.

마크롱 정부는 여성의 출산할 권리를 폭넓게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개정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현재 유럽연합 28개 회원국 가운데 미혼 여성이나, 동성 커플에게도 체외수정 시술을 허용한 나라는 이미 절반이 넘는 영국, 스페인, 벨기에 등 18곳입니다.

프랑스 여성들이 현행법 때문에 이웃 나라로 건너가서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현실도 고려됐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법안 내용은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시 공약이기도 한데요.

프랑스 정부가 이미 2013년에 '모두를 위한 결혼' 즉 동성결혼을 합법화했기 때문에 이들의 체외수정과, 또 의료보험 적용도 막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럽 다른 나라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만큼 시대변화에 따라 규정도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은데 법안 통과가 순조로울까요?

[기자]

동성 결혼 합법화 당시와 마찬가지로 찬반 여론이 대립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법안에 찬성하는 분위깁니다.

지난달 한 여론 조사를 보면, 미혼 여성과, 동성 커플의 체외수정 시술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60%를 넘었습니다.

혼인 여부나 성적 정체성에 따라 여성의 출산할 권리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이런 취지에서 개정 법안이 마련됐지만, 마크롱 정부에게는 보수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큽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