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미국의 토사구팽?

입력 2019.10.09 (20:33) 수정 2019.10.09 (20: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외국 시위 영상으로 시작했는데,

누가 시위를 벌이는 건가요?

[기자]

쿠르드족 들어보셨죠?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인데요.

그동안 쿠르드족은 수니파 테러조직 IS 격퇴전에서 선봉에 서 왔습니다.

이 전쟁에서 숨진 쿠르드 병사만 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미군 등 국제 연합군과 함께 IS에 맞서 싸우는 든든한 동맹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제 쿠르드족은 미국이 동맹을 버렸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버림 받은 쿠르드를 향해 터키군이 조금 전 시리아 국경을 넘어 공세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오늘의 키워드 '미국의 토사구팽?'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미국이 어떻게 했길래 동맹을 버렸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지역은 쿠르드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쿠르드족은 우리와 같이 싸웠지만, 그러기 위해 그들에게 엄청난 돈과 장비가 들어갔다"면서 "이제 이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미군은 시리아에 오래 주둔했습니다. IS를 격퇴하기 위한 짧은 작전을 계획했지만 예상보다 길어졌습니다."]

[앵커]

미군 철수와 쿠르드족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거죠?

[기자]

터키 때문입니다.

쿠르드족은 나라가 없는 민족이에요.

그래서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활동지역이 터키 남동부입니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 반군을 테러단체로 여기고 진압하고 있고요.

그런데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북동부가 붙어있죠.

두 지역의 쿠르드족들이 협력하고 있다는게 터키 정부의 주장이거든요.

이 때문에 터키가 시리아 쪽을 호시탐탐 공격하려고 했지만 그동안엔 불가능했습니다.

바로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미군이 철수하면 시리아 쿠르드족은 터키의 침공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미국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쿠르드족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 처지겠네요.

이런 상황인데 미국이 정말 철군을 했나요?

[기자]

네, 시리아와 터키 접경지대에 주둔했던 미군이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미군 장갑차가 줄을 지어 떠나고, 기지도 텅 비었습니다.

일단 완전 철수가 아니라 군사 재배치라는 입장이긴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백악관은 지난 6일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쿠르드족은 미국이 자신들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규탄했습니다.

[톨레단/쿠르드족 병사 : "미군은 또 다른 지역에서 철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또다시 터키의 침공을 받지 않는 겁니다."]

아니나다를까 조금 전 터키군이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시리아 국경을 넘어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앞서 쿠르드 측은 터키의 공세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힌 상태라 충돌이 우려됩니다.

[앵커]

미국이 동맹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올만하네요.

[기자]

네, 일단 미국 내에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IS와의 싸움에서 함께 피를 흘린 전우를 토사구팽했다는 거죠.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중요 파트너인 쿠르드 동맹을 버렸다"면서 "이는 동맹국에도 미국이 더는 신뢰받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큰데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의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상원의원 : 내가 보기에 이 결정이 얼마나 근시안적이며 무책임한지 분명히 하고 싶다."]

[앵커]

쿠르드족의 운명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쿠르드를 버리지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터키를 향해 도를 넘는 행동을 하면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경고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 다시 "터키는 우리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우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습니다.

어찌됐든 시리아 철군 취소 발표는 없었는데요.

이미 국경 근처에서는 터키의 침공을 피하려는 쿠르드족의 대탈출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또 만일 쿠르드와 터키가 전쟁을 벌이면 이 틈을 타 IS가 다시 날뛰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오늘의 픽] 미국의 토사구팽?
    • 입력 2019-10-09 20:37:20
    • 수정2019-10-09 20:50:42
    글로벌24
[앵커]

오늘은 외국 시위 영상으로 시작했는데,

누가 시위를 벌이는 건가요?

[기자]

쿠르드족 들어보셨죠?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인데요.

그동안 쿠르드족은 수니파 테러조직 IS 격퇴전에서 선봉에 서 왔습니다.

이 전쟁에서 숨진 쿠르드 병사만 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미군 등 국제 연합군과 함께 IS에 맞서 싸우는 든든한 동맹이었던 거죠.

하지만 이제 쿠르드족은 미국이 동맹을 버렸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버림 받은 쿠르드를 향해 터키군이 조금 전 시리아 국경을 넘어 공세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오늘의 키워드 '미국의 토사구팽?'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미국이 어떻게 했길래 동맹을 버렸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지역은 쿠르드족이 살고 있는 지역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쿠르드족은 우리와 같이 싸웠지만, 그러기 위해 그들에게 엄청난 돈과 장비가 들어갔다"면서 "이제 이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미군은 시리아에 오래 주둔했습니다. IS를 격퇴하기 위한 짧은 작전을 계획했지만 예상보다 길어졌습니다."]

[앵커]

미군 철수와 쿠르드족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거죠?

[기자]

터키 때문입니다.

쿠르드족은 나라가 없는 민족이에요.

그래서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활동지역이 터키 남동부입니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 반군을 테러단체로 여기고 진압하고 있고요.

그런데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북동부가 붙어있죠.

두 지역의 쿠르드족들이 협력하고 있다는게 터키 정부의 주장이거든요.

이 때문에 터키가 시리아 쪽을 호시탐탐 공격하려고 했지만 그동안엔 불가능했습니다.

바로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미군이 철수하면 시리아 쿠르드족은 터키의 침공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미국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쿠르드족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 처지겠네요.

이런 상황인데 미국이 정말 철군을 했나요?

[기자]

네, 시리아와 터키 접경지대에 주둔했던 미군이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미군 장갑차가 줄을 지어 떠나고, 기지도 텅 비었습니다.

일단 완전 철수가 아니라 군사 재배치라는 입장이긴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백악관은 지난 6일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쿠르드족은 미국이 자신들의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규탄했습니다.

[톨레단/쿠르드족 병사 : "미군은 또 다른 지역에서 철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또다시 터키의 침공을 받지 않는 겁니다."]

아니나다를까 조금 전 터키군이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시리아 국경을 넘어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앞서 쿠르드 측은 터키의 공세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힌 상태라 충돌이 우려됩니다.

[앵커]

미국이 동맹을 버렸다는 비판이 나올만하네요.

[기자]

네, 일단 미국 내에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IS와의 싸움에서 함께 피를 흘린 전우를 토사구팽했다는 거죠.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중요 파트너인 쿠르드 동맹을 버렸다"면서 "이는 동맹국에도 미국이 더는 신뢰받는 파트너가 아니라는 위험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큰데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의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상원의원 : 내가 보기에 이 결정이 얼마나 근시안적이며 무책임한지 분명히 하고 싶다."]

[앵커]

쿠르드족의 운명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쿠르드를 버리지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터키를 향해 도를 넘는 행동을 하면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경고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하루 뒤 다시 "터키는 우리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우면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습니다.

어찌됐든 시리아 철군 취소 발표는 없었는데요.

이미 국경 근처에서는 터키의 침공을 피하려는 쿠르드족의 대탈출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또 만일 쿠르드와 터키가 전쟁을 벌이면 이 틈을 타 IS가 다시 날뛰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