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고기 절반이 ‘은퇴 경주마’인데…잔류약물 검사 허술

입력 2019.10.17 (19:22) 수정 2019.10.1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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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치거나 늙어 은퇴한 경주마들은 어떻게 될까요.

상당수가 시중에 도축, 유통되는데요.

평생 수백 차례의 약물을 맞아왔지만 말고기 검사에서는 잔류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말 한 마리가 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우리 토종말과 달리 갈기가 길고, 다리가 발달한 품종입니다.

그런데 말이 향한 곳은 경기장이 아닌 도축장입니다.

[축산업 관계자/음성변조 : "(성적 좋은 말은) 후세가 또 돈이 되거든요. 경주에서 성적이 딱히 좋지 않았던 애들은 도축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말고기의 약 45%가 이런 은퇴 경주마입니다.

식당에서 판매하거나 동물 사료로 쓰입니다.

["두 근 되네. 1kg에 4만 8천 원."]

문제는 경주마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갖가지 약물을 계속 투약해왔단 점입니다.

경주마의 한 달 치 투약 기록을 확인해봤습니다.

날마다 66마리꼴로 주사를 맞았습니다.

많이 발견되는 '페닐부타존'.

항염제로 쓰이는 약물인데 식용 말에는 금지된 성분입니다.

'지속성 PPS' 성분 역시 식용 말에서 검출돼선 안 됩니다.

그런데도 최근 3년 간 도축된 말고기에서 유해 약물이 검출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간 도축량 1,200마리 가운데 약 16%가량만 표본으로 검사하기 때문입니다.

투여하는 약물이 180종이 넘지만, 검사 대상은 이 중 18가지뿐입니다.

[정운천/국회 농해수위원 : "말의 이력제, 또는 말의 유통시스템을 꼭 갖춰야만 먹거리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식품부는 잔류물질 검사를 말 전체로 확대하고, 검사 약물 종류도 더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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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고기 절반이 ‘은퇴 경주마’인데…잔류약물 검사 허술
    • 입력 2019-10-17 19:24:34
    • 수정2019-10-17 22:10:10
    뉴스 7
[앵커]

다치거나 늙어 은퇴한 경주마들은 어떻게 될까요.

상당수가 시중에 도축, 유통되는데요.

평생 수백 차례의 약물을 맞아왔지만 말고기 검사에서는 잔류 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말 한 마리가 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우리 토종말과 달리 갈기가 길고, 다리가 발달한 품종입니다.

그런데 말이 향한 곳은 경기장이 아닌 도축장입니다.

[축산업 관계자/음성변조 : "(성적 좋은 말은) 후세가 또 돈이 되거든요. 경주에서 성적이 딱히 좋지 않았던 애들은 도축하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말고기의 약 45%가 이런 은퇴 경주마입니다.

식당에서 판매하거나 동물 사료로 쓰입니다.

["두 근 되네. 1kg에 4만 8천 원."]

문제는 경주마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갖가지 약물을 계속 투약해왔단 점입니다.

경주마의 한 달 치 투약 기록을 확인해봤습니다.

날마다 66마리꼴로 주사를 맞았습니다.

많이 발견되는 '페닐부타존'.

항염제로 쓰이는 약물인데 식용 말에는 금지된 성분입니다.

'지속성 PPS' 성분 역시 식용 말에서 검출돼선 안 됩니다.

그런데도 최근 3년 간 도축된 말고기에서 유해 약물이 검출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간 도축량 1,200마리 가운데 약 16%가량만 표본으로 검사하기 때문입니다.

투여하는 약물이 180종이 넘지만, 검사 대상은 이 중 18가지뿐입니다.

[정운천/국회 농해수위원 : "말의 이력제, 또는 말의 유통시스템을 꼭 갖춰야만 먹거리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식품부는 잔류물질 검사를 말 전체로 확대하고, 검사 약물 종류도 더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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