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불타는 바르셀로나 제2의 홍콩 사태?

입력 2019.10.17 (20:32) 수정 2019.10.17 (20: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 시위가 무척 격렬한데요.

이재희 기자 어디에서 벌어진 시위인가요?

[기자]

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습입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북동쪽 카탈루냐주에 있는데요.

카탈루냐는 오래전부터 스페인에서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다른 스페인 지역과 역사·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또 별개 언어까지 있어 독립적인 정체성을 지닌 곳이 바로 카탈루냐 주거든요.

2017년에는 실제로 독립 선포를 했다가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격한 분리독립 움직임이 다시 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불타는 바르셀로나 제2의 홍콩 사태?'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홍콩과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네, 과거 홍콩 우산 혁명 주역들에게 얼마 전 징역형이 내려졌잖아요.

카탈루냐도 비슷합니다.

2017년 독립 선포를 이끌었던 지도부에게 중형이 선고됐어요.

지금 나오는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 등 독립 지도부 12명이 있는데요.

이들은 지난 2017년 카탈루냐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투표율 42%에 독립 찬성 90%가 나와 분리 독립을 선포했거든요.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불법 투표라고 인정하지 않고 지도부를 체포했습니다.

그 뒤 선동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기소된 훈케라스 등에게 최대 13년의 징역이 지난 14일 선고된 겁니다.

[앵커]

독립을 지지하는 카탈루냐 주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겠네요.

[기자]

네, 판결 직후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왔는데요.

사람들은 지도부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카탈루냐의 양대 민족주의 단체가 함께 대규모 장외집회를 조직했고요.

시민들도 쏟아져나와 바르셀로나 도심과 도로, 철로를 점거했습니다.

[훌리아/카탈루냐 시위 참가자 :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이번 판결은 정말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거리 곳곳에서 화염이 피어올랐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지금까지 2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 충돌 여파로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국제공항에서 항공편 100여 편이 취소되는 등 극심한 혼잡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의 배경엔 경제적 불평등이 커졌다는 이유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카탈루냐는 어떤가요?

[기자]

정확한 분석입니다.

카탈루냐의 과격한 독립운동의 배경에도 경제적 문제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요.

카탈루냐는 스페인 영토의 6%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구는 스페인 전체의 16%, GDP는 무려 20%에 이르는 부유한 지역입니다.

그만큼 세금도 많이 내 스페인 전 지역 중 개인별 세 부담 1위입니다.

하지만 이 세금이 자신들이 아닌 마드리드 중앙정부나 가난한 남부지역에 많이 쓰여 카탈루냐 주민들은 큰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카탈루냐인 : "독립에 호응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많은 카탈루냐 친구들이 이 상황이 공평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기적인 독립운동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스페인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스페인 정부의 태도는 강경합니다.

부유한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스페인이 입을 타격도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결코 분리 독립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2017년 독립선포 때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의회를 해산시켰어요.

자치권을 아예 박탈해버리는 초강경책을 펼친거죠.

그리고 그 뒤에 다시 선거를 해 새 자치정부를 구성했습니다.

독립운동 지도부에 중형을 선고한 이번 판결도 그렇고, 타협을 모르는 스페인 정부가 불타는 카탈루냐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페드로 산체스/스페인 총리 : "카탈루냐 정부 수반은 이번 폭력 시위에 대해 핑계나 임시 방편이 아니라 최대한 확실하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불타는 카탈루냐,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이번 시위를 계기로 분리독립 운동이 재점화할 기세입니다.

카탈루냐 지방의 노동단체들은 18일 총파업을 예고했고요.

대규모 장외 집회를 추가로 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은 축구 인기가 높잖아요.

그런데 시위 여파로 다음 주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축구 시즌 첫 경기 장소가 바뀔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또 스페인은 다음 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단 모든 카탈루냐 주민들이 독립에 찬성하는 건 아닌데요.

지난 7월 한 여론조사에서는 카탈루냐 주민 48.3%가 분리독립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여론도 갈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오늘의 픽] 불타는 바르셀로나 제2의 홍콩 사태?
    • 입력 2019-10-17 20:38:45
    • 수정2019-10-17 20:52:07
    글로벌24
[앵커]

영상을 보니 시위가 무척 격렬한데요.

이재희 기자 어디에서 벌어진 시위인가요?

[기자]

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습입니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북동쪽 카탈루냐주에 있는데요.

카탈루냐는 오래전부터 스페인에서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다른 스페인 지역과 역사·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또 별개 언어까지 있어 독립적인 정체성을 지닌 곳이 바로 카탈루냐 주거든요.

2017년에는 실제로 독립 선포를 했다가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격한 분리독립 움직임이 다시 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불타는 바르셀로나 제2의 홍콩 사태?'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홍콩과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네, 과거 홍콩 우산 혁명 주역들에게 얼마 전 징역형이 내려졌잖아요.

카탈루냐도 비슷합니다.

2017년 독립 선포를 이끌었던 지도부에게 중형이 선고됐어요.

지금 나오는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 등 독립 지도부 12명이 있는데요.

이들은 지난 2017년 카탈루냐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투표율 42%에 독립 찬성 90%가 나와 분리 독립을 선포했거든요.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불법 투표라고 인정하지 않고 지도부를 체포했습니다.

그 뒤 선동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기소된 훈케라스 등에게 최대 13년의 징역이 지난 14일 선고된 겁니다.

[앵커]

독립을 지지하는 카탈루냐 주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겠네요.

[기자]

네, 판결 직후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왔는데요.

사람들은 지도부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카탈루냐의 양대 민족주의 단체가 함께 대규모 장외집회를 조직했고요.

시민들도 쏟아져나와 바르셀로나 도심과 도로, 철로를 점거했습니다.

[훌리아/카탈루냐 시위 참가자 :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이번 판결은 정말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거리 곳곳에서 화염이 피어올랐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지금까지 2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 충돌 여파로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국제공항에서 항공편 100여 편이 취소되는 등 극심한 혼잡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의 배경엔 경제적 불평등이 커졌다는 이유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카탈루냐는 어떤가요?

[기자]

정확한 분석입니다.

카탈루냐의 과격한 독립운동의 배경에도 경제적 문제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요.

카탈루냐는 스페인 영토의 6%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구는 스페인 전체의 16%, GDP는 무려 20%에 이르는 부유한 지역입니다.

그만큼 세금도 많이 내 스페인 전 지역 중 개인별 세 부담 1위입니다.

하지만 이 세금이 자신들이 아닌 마드리드 중앙정부나 가난한 남부지역에 많이 쓰여 카탈루냐 주민들은 큰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카탈루냐인 : "독립에 호응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많은 카탈루냐 친구들이 이 상황이 공평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기적인 독립운동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스페인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스페인 정부의 태도는 강경합니다.

부유한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스페인이 입을 타격도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결코 분리 독립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2017년 독립선포 때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의회를 해산시켰어요.

자치권을 아예 박탈해버리는 초강경책을 펼친거죠.

그리고 그 뒤에 다시 선거를 해 새 자치정부를 구성했습니다.

독립운동 지도부에 중형을 선고한 이번 판결도 그렇고, 타협을 모르는 스페인 정부가 불타는 카탈루냐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페드로 산체스/스페인 총리 : "카탈루냐 정부 수반은 이번 폭력 시위에 대해 핑계나 임시 방편이 아니라 최대한 확실하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불타는 카탈루냐,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이번 시위를 계기로 분리독립 운동이 재점화할 기세입니다.

카탈루냐 지방의 노동단체들은 18일 총파업을 예고했고요.

대규모 장외 집회를 추가로 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은 축구 인기가 높잖아요.

그런데 시위 여파로 다음 주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축구 시즌 첫 경기 장소가 바뀔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또 스페인은 다음 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단 모든 카탈루냐 주민들이 독립에 찬성하는 건 아닌데요.

지난 7월 한 여론조사에서는 카탈루냐 주민 48.3%가 분리독립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여론도 갈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